요즘은 세상의 진화 속도가 시간을 압도하는 느낌입니다. 이제는 유행이란 말조차 무색하게 자고 일어나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만하면 새로운 유행이 앞서 손짓하는 시대입니다.휴대전화가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쯤, 더 편리하고 확장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이제는 시계가 스마트 영역을 넘보는 시대입니다. 이런 급변은 게임업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변방이라 불리던 모바일게임은 현재 국내 게임산업의 핵심에 위치해 있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민게임은 다음 세대 게임에 자리를 내주고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 변화를 완벽하게 꿰뚫는 방법을 찾긴 어렵지만 지난 행적을 살피며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볼 수는 있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은 창간 15주년을 맞아 'RPG' '캐주얼' '모바일' 'AOS' 등 대표 게임 장르별로 흐름을 정리하고 진단해봤습니다.
[편집자 주]
2014년 국내 게임 시장에서 AOS 장르는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AOS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110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AOS는 실시간 전략게임(RTS)을 기반으로 대전액션과 캐릭터 육성이 가미된 복합장르로, 하나의 캐릭터를 운영해 상대방 진영의 중요 건물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시작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기 시작한 AOS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해 밸브의 '도타2'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블리자드의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당분간 전세계의 게임 시장은 'AOS 홀릭'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 AOS 태동기, 스타1 유즈맵에서 워크3의 도타까지
아이온 오브 스트라이퍼(Aeon Of Strife)의 줄임말인 AOS는 스타크래프트1의 유즈맵의 이름이다.
초창기 AOS는 4명의 유저가 각각 하나의 영웅을 조작해 4개의 통로에서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는 방식의 게임이었다. 후에 버전이 업데이트되며 2대2로 대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는데 이것이 AOS 장르라 불리는 게임들의 뿌리가 됐다.
아이온 오브 스트라이퍼에서 시작된 AOS는 워크래프트3의 모드게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와 비슷한 게임들 중 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것은 바로 '도타(Defence Of The Ancients)'였다.
도타는 수많은 유저들에 의해 여러 버전으로 배포됐고, 그 중 '도타올스타즈'는 도타 시리즈 중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에서는 '초고수'라는 개발자가 만든 '도타 카오스'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도타의 아류라는 비난이 들끓자 맵의 좌우 반전과 카오스 만의 독창적인 요소들을 추가해 '카오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 AOS 암흑기,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다
수많은 도타류 맵들 중에서 결국 살아남은 것은 '도타올스타즈'와 '카오스'였다. 이들이 원작 게임(워크래프트3) 이상으로 큰 인기를 끌자 많은 개발사들은 AOS 장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AOS 독립 초기 '다크니스앤라이트(DAL)' '삼국통일:대륙의별' '듀얼게이트' '아발론' '로코' 등이 개발돼 온라인게임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못해 절망적이었다. 대다수의 게임이 원작 '카오스'보다 못한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결국 6개월 이상 서비스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런 AOS 장르의 실패에는 여러 요소가 존재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에겐 상대 캐릭터의 모든 스킬과 특성을 알아야 게임을 즐길 수있다는 것이 '진입장벽'으로 다가왔다. 또 대전이 주를 이루다보니 캐릭터 간 밸런스는 항상 문제의 중심에 있었다.
◆ AOS 부흥기, 리그오브레전드의 등장
AOS 장르의 부진을 딛고 한 게임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오브레전드는 '도타류'라고 불리는 AOS 장르를 보다 캐주얼하게 변형시켜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낮췄고, 독자적인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인 캐릭터 밸런싱으로 유저들을 사로잡아가기 시작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국내 유저들은 한국 지역에 독자적인 라이브서버가 열리지 않은 시점에 북미서버를 통해 수만명이 게임을 즐겼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한국시장에 입성한 리그오브레전드의 초기는 비교적 조용했다. 하지만 '낮은 진입장벽' '비교적 낮은 요구 사양' '친구-동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강점은 이내 게임시장을 강타했고 리그오브레전드를 정상에 올려놓는다.
◆ AOS 전성기, 도타2에 이어 히어로즈 출격 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리그오브레전드는 지난해 5월 금단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PC방 점유율' 40%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현재까지도 상승세는 여전해 110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리그오브레전드는 최고 동시접속자 수 750만명(올해 1월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AOS 전성기를 입증하듯 리그오브레전드 외에 다른 AOS 게임들의 출시도 이어지는 추세다. 앞서 말했던 '도타'의 적자 임을 내세운 밸브의 '도타2'는 현재 해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블리자드의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담금질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MORPG들과 다르게 AOS는 30분~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대전, 공성, 성장, 아이템 구매 등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으로 게임시장을 휘어잡고 있다"며 "블리자드의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 출시될 예정인 만큼 당분간은 AOS 장르가 게임시장을 주름잡을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한 사실"이라며 AOS 장르가 전성기를 이루고 있음을 강조했다.
AOS 장르의 이러한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구들 또는 지인들과 함께 짧은 시간동안 즐길 수 있다는 점과 MMORPG들의 장점을 집약해놓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게임성은 AOS를 최고 인기 장르로 유지시킬 것이다.
[최희욱 기자 chu1829@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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