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 백악관은 온라인해적행위금지법(Stop Online Piracy Act, SOPA)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반면, 게임업계는 내부적인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에서 "SOPA를 통해 인터넷 구성을 방해하거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온라인 해적과 싸우는 것이 합법적인 온라인 감시가 되거나 새로운 혁신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기존 영화와 음악, 영상 콘텐츠 제작업체는 SOPA에 적극 찬성했고, 북미 게임소프트웨어협회(ESA)도 이 법안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허나, 최근 소니와 닌텐도, EA 등을 포함한 다수의 게임업체들이 해당 법안 지원을 철회하고 나서며, ESA와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SOPA는 어떤 내용인가?"

지난해 10월, 온라인 상에서 불법 저작물에 대한 유통을 막기위해 발의된 SOPA는 저작권자의 권리 강화를 위해 고안된 것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업체가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발견 시 도메인과 IP는 물론 온라인결제까지 법으로 차단할 수 있는 내용이다.

온라인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는 점에서는 모두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순기능 외 개인정보 침해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역효과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SOPA가 국내외 해적사이트에 이용자들의 접근을 막기위해 개인의 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이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OPA가 국내에 도입되면 DPI라는 방화벽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며 "이를 통해 이용자의 패킷을 분석하고 특정 서비스에 대한 필터링과 차단, 감청 등을 할 수 있으며, 개인의 사생활 노출은 피할 수 없게 된다"고 전했다.

이에 구글과 야후, 이베이, AOL, 페이스북, 트위터, 징가 등의 기업은 지난해 반대 성명서를 의회에 제출한 바 있고, 미국의 뉴스 커뮤니티 '레딧'과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미국 상·하원의 SOPA청문회가 진행되는 18일 오전 8시부터 블랙아웃(사이트 일시 폐쇄)을 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의견충돌 불가피"

SOPA를 찬성하는 쪽은 영상, 음악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가 주를 이룬다.

이는 현재 온라인 상에서 이들 업체들의 저작권 침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으로, 게임업계 역시 SOPA의 순기능에 초점을 맞춰 적극 찬성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ESA는 "게임 불법 다운로드와 관련해 지속적인 방지책을 강구해 왔다"며 "이같은 노력에 SOPA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최근 사생활 침해와 이중 감시라는 의견에 대해 이용자들의 우려가 나타나자 소니와 닌텐도, EA는 법안 지원을 철회했다. 또, '리그오브레전드'를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와 '헤일로'의 개발사 번지소프트, '리프트'를 서비스 중인 트라이온월드 등도 SOPA에 대해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법안이다"며 "이번 법안은 저작권 침해를 중지시키는 효율적인 선택이 아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게임업계에 화두로 떠오른 SOPA는 오는 18일 미국 상·하원 청문회 안건으로 채택됐으며, 이날 SOPA와 함께 PIPA(Protect IP Act, IP보호법)에 대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우순 기자 soyul@chosun.com] [gamechosun.co.kr]

◆ 청소년·게임업계 꼼짝 마!…선택적 셧다운제까지 ″풀가동″
◆ 디아블로3, 40일만에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결정″
◆ 프로리그 인터넷 방송이 금지된다고?
◆ 엑스박스 라이브 셧다운제 적용…2월1일부터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