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재밌는 게임도 많지만 괜히 돈만 버린 듯한 아쉬운 게임도 많죠. 어떤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고 어떤 게임이 아쉬운 게임인지 직접 해보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합니다.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 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편집자 주]
이런 분께 추천!: 신박한 리듬 게임을 원하는 리듬 게이머
이런 분께 비추!: 박치
브레이스 유어셀프 게임즈의 '크립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는 독특한 로그라이크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캐릭터의 능력과 운, 그리고 게이머의 운영 능력에 의존해 던전을 돌파하는 로그라이크 본연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면서 모든 행동을 리듬에 맞춰야 하는 콘셉트로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리듬 게임에 턴제 전투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 겜츄라이에서 소개해 드릴 게임, 크립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의 후속작 '리프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는 리듬 게임입니다. 물론 전작에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 만큼 이번에도 신선한 요소를 도입합니다. 바로 '몬스터'죠. 리프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에서 리듬에 맞춰 없애야 할 노트는 모두 전작에 등장한 몬스터 모양이며, 게이머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몬스터 대군을 모두 물리쳐야 합니다.
노트가 그냥 몬스터 모양이면 재미 없겠죠? 새롭지도 않고요. 당연히 게임 속 몬스터들은 여러분께 생각 이상의 고난을 선사합니다. 어떻게? '움직이면서!'
전작을 해보신 게이머라면 몬스터마다 패턴을 가졌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초록 슬라임은 그 자리에서 점프만 하지만, 파란 박쥐는 두 박자마다 이리저리 움직이고, 노란 스켈레톤은 목이 분리되어 공격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식으로 말이죠. 리프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의 몬스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초록 슬라임은 한 박자마다 정직하게 앞으로 이동하지만, 파란 박쥐는 공격을 받으면 바라보는 방향으로 한 번 더 이동하고, 심지어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반대편 벽에서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아르마딜로처럼 한 박자에 세 번 공격해야 하는 몬스터와 박쥐가 동시에 나오면, 그것도 정박과 엇박 번갈아 움직이면 어느 박자에 어느 몬스터를 공격해야 할지 머릿 속이 복잡해지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게임에는 몬스터를 강화시켜 주거나 이리저리 이동시키는 함정이 등장하죠. 만약 초록 슬라임이 불 장판 위를 지나가면 갑자기 박자가 빨라져 평소보다 더 빠르게 공격해야 해치울 수 있습니다. 또 순간 이동 문을 통과한 몬스터는 원래 자기가 움직이는 선이 아닌 다른 선 위의 문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고요. 리프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에서 몬스터가 움직이는 라인은 3곳 뿐이지만, 여러 몬스터와 함정 덕분에 모든 손을 다 쓰는 9키 리듬 게임 못지 않게 높은 난도를 자랑합니다.
콘텐츠는 케이던스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모드', 전작의 명곡을 모아놓은 기본 '플레이', 여러 제약을 통해 도전 요소를 제공하는 '일일 도전', 그리고 다른 게이머가 만든 악곡을 연주할 수 있는 '커스텀 음악' 등이 있습니다.
출시 시점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악곡은 전작의 OST와 슈퍼 미트 보이 컬래버레이션 OST입니다. 크립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의 대표곡 'DISCO DISASTER'을 비롯해 듣고만 있어도 어깨가 들썩거리는 곡들로 가득하고, 여기에 '상점 모드'로 우렁찬 목소리로 게이머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상점 주인의 음색을 다시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전작을 몰라도 신나게 몬스터를 때려잡을 수 있고, 전작 팬이라면 2배로 즐거운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토리 모드는 핵심 캐릭터들이 이상 사건을 조사하는 스토리 파트와 OST를 연주하는 연주 파트, 리듬에 맞춰 요가, 햄버거 만들기, 포즈 취하기 같은 미니 게임, 적의 공격을 피하고 공격하는 1:1 대결 보스전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중에서 미니 게임은 리듬 세상, 보스전은 프로젝트 디바와 비슷한 방식이라 리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반갑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리프트 오브 더 네크로댄서는 리듬 게임에 몬스터 전투를 넣어 이번에도 신선한 게임 방식을 선사했지만, 사실 자신있게 추천하기엔 망설여지는 게임입니다. 물론 게임 자체는 훌륭하지만, 리듬 게임이라는 장르 특성 상 게이머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데 여기에 몬스터들의 패턴과 엇박, 함정이 합쳐져 초보자는 물론 리듬 게임 숙련자에게도 꽤나 까다롭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만약 리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구매 전에 꼭 체험판을 먼저 플레이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네크로댄서 시리즈의 팬, 그리고 독특한 리듬 게임에 목마른 게이머라면 라이브러리의 즐겨찾기 항목을 채워줄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팬이라면 케이던스의 귀여운 모습과 네크로댄서의 코믹한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꼭 한 번 플레이해 보시길 바랍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