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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게임스컴 첫 진출 한국 게임은 뭘까? 재미로 보는 게임스컴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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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은 독일 쾰른 지방에서 매년 8월 경 개최되는 세계 최대 게임쇼다. 지금은 E3가 폐지돼 그 의미가 다소 바뀌었지만 2010년대 '세계 3대 게임쇼'라 하면 'E3', '도쿄게임쇼'와 함께 반드시 '게임스컴'이 언급될 정도로 현재까지도 가장 큰 국제 게임 축제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이다.

2024년 게임스컴 역시 여느 때와 같이 오는 8월 21일부터 5일간 독일 쾰른의 라인메세에서 개최된다. 2020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사태로 한때 취소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온라인으로 전환해 2년을 버틴 끝에 2022년부터 온/오프라인 동시 행사로 더 규모를 확대해 이전보다 더 큰 위상을 떨치고 있는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재미없는 국가라는 오명이 있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 축제 게임스컴은 어떤 행사일까? 

◆ 역사는 짧다. 하지만 제일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게임스컴의 위상은 전세계 어떤 게임쇼보다 위상이 높지만 그 역사는 16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실제 게임스컴은 2002년부터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게임컨벤션이 전신이지만 지역과 성격이 달라 이름과 지역을 바꾸고 개최된 2009년 행사를 첫 회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가장 유명한 '3대 게임쇼'의 다른 주인공 'E3'는 1995년 시작해 2021년까지 26년, '도쿄 게임쇼'는 1996년부터 올해까지 29년 째인 것과 비교하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참고로 한국의 지스타가 2005년부터, 타이베이(대만) 게임쇼가 2003년부터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더 체감이 쉽다.

하지만 현재 게임스컴의 위상은 다른 모든 게임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사는 짧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는 의미다.

그 배경에는 전략과 운이 숨어있다. 7억 넘는 유럽인과 4억 넘는 중동인들이 모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 개최 시기를 6월 E3와 9월 도쿄 게임쇼 사이인 8월로 결정한 절묘한 기간 선점, 지리 특성상 비교적 선선한 기후와 쾰른 대성당이라는 랜드마크가 인근에 있어 관광을 겸할 수 있다는 여러 조건들이 겹치며 게임스컴은 불과 수 년만에 방문자 30만 명을 넘기는 최고 게임쇼로 거듭나게 된다.


게임스컴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게임쇼 중 하나다

◆ 게임스컴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게임쇼였다?

게임스컴의 한때 세계에서 가장 '넓은' 지역에서 펼쳐지는 국제 게임쇼'였다'. 독일 쾰른에 위치한 쾰른메세의 면적은 실내외 합쳐 약 200,000㎡에 육박한다. 평수로 계산하면 무려 605,000평, 축구장 면적으로 비교하면 약 28개를 합친 크기다.

참고로 한국의 지스타가 개최되는 벡스코의 경우 1전시관 기준 26,500㎡로 약 7.5배, 도쿄게임쇼가 열리는 마쿠하리멧세가 1,2관 합쳐 약 72,000㎡에 불과하니 거의 3배의 크기를 자랑하는 셈이다. 

수용 면적이 넓다보니 매년 관람객이 북적거려도 다른 게임쇼에 비해 다소 쾌적한 편이다. 물론 그 해 인기 게임 전시가 예정됐거나 경품 행사를 진행하는 부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다른 게임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쾌적하다. 또, 넓은 부지를 활용해 여기저기 휴식 공간도 잘 갖춰져 있어 매년 다시 찾는 관람객도 많다.

참고로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대륙의 기상, 뭐든지 거대한 중국의 차이나조이가 그 위상을 뺏어갔기 때문이다. 차이나조이가 개최되는 상하이국제엑스포센터는 실내 전시 면적만 200,000㎡를 넘는다.


독일의 젖줄 라인강 옆에 위치한 쾰른메세의 위용

◆ 위기를 기회로... 팬더믹이 가져온 포맷 확장

게임스컴은 코로나 팬더믹 사태를 가장 현명하게 대처한 게임쇼이기도 하다. 2020년 코로나 사태 때 오프라인을 고집하다 결국 취조된 E3, 온라인 전환은 성공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도쿄 게임쇼와 달리 빠르게 온라인 개최를 선택하고 오프닝쇼와 시간대별로 끊김없이 제공되는 게임사별 섹션까지 마련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덕분에 게임스컴은 그 해 가장 성공한 게임쇼, 가장 신뢰받는 게임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이 명성은 팬더믹 사태가 길어지며 더욱 빛을 발했다. 2020년 온라인 전환에 성공하자 2021년에도 온라인 개최를 했음에도 참가사 수와 실시간 온라인 관람객이 더욱 늘어나게 된 것. 팬데믹이 끝나 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해진 2022년엔 이 노하우를 살려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로 이어졌고 다른 세계 다른 게임쇼들도 동일한 포맷으로 개최되면서 온/오프라인 게임쇼의 기준을 확립하기도 했다.


재빠른 온라인 전환으로 게임스컴이 운영 능력이 돋보였던 2020년

◆ 한국 게임사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쇼?

게임스컴은 이런 역사를 거치며 현재 '가장 세계적인 게임쇼'로 거듭나며 가장 기대하는 게임쇼로 불리게 됐다. 2021년 즈음부터 한국 게임사들도 세계화를 외치며 콘솔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만큼 한국 게임사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게임쇼가 됐다.

한국 게임의 게임스컴 데뷔는 놀랍게도 첫 회인 2009년에 엔씨소프트가 끊었다. 당시 한국 내 최고 인기였던 '아이온'이 유럽 진출을 선언, 출시 한 달여를 남기고 게임스컴에 출전한 것. 그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다음해 2011년에 '길드워2'로도 출전한 바 있다. 그리고 크래프톤도 전신인 블루홀 시절 당시 자사 최고 히트작 '테라'를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전세계 게이머의 관심을 받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 사실이다.


게임스컴 첫 진출은 놀랍게도 2009년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다

본격적인 진출은 온라인 개최 2회 째인 2021년이다. 접근성이 쉬운 온라인 특성을 살려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썸에이지 등의 게임사가 대거 참여했다. 다만, 첫 진출이었고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을 제외하면 큰 기대를 받을만큼 어필할 게임이 아니다보니 대체로 적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022년부터 한국 게임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넥슨의 '더 파이널스', 네오위즈의 'P의 거짓',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출전해 세계 게임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퀄리티를 선보이며 높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중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다음해 9월 출시해 100만 장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 게임 중 게임스컴 덕을 가징 크게 본 게임은 역시 'P의 거짓'이 아닐까?

◆ 2024년도 볼거리 보장, 한국 게임사 건투 기대돼

짧은 역사를 거쳐 세계 최고 게임쇼가 된 게임스컴 개최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현지 시각으로 8월 21일~25일까지 총 5일간, 625개의 파트너사가 참여해 총 135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쇼에 좀처럼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닌텐도를 제외하면 신작이 예정된 거의 대부분의 게임사가 참가하는 수준이다.

출전 게임사와 게임에 대한 기본 정보는 게임스컴 공식 홈페이지(https://www.gamescom.global/en)를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으니 자신이 원하는 신작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도 기다림의 재미를 높이는 방법이다. 


출전 게임 한 켠을 당당히 차지한 넥슨의 '더 퍼스트 버서커: 카잔'

한국 게임사들도 자사의 대표작으로 야심차게 대기 중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3인칭 액션 소울라이크 장르인 '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크래프톤은 자사 최고 히트작 '배틀 그라운드'와 함께 인스트럭션 장르인 '다크앤다커 모바일',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인조이'까지 3종의 게임을 준비 중이다.

'붉은사막'을 단일 타이틀로 3번 째 출전하는 펄어비스는 최초로 관람객 대상 시연 가능한 버전으로 참전한다. 그 외에도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서비스 예정인 하드코어 액션RPG '패스 오브 액자일2'과 B2B(Business to Business)로 공개 예정인 하이브IM의 인스트럭션 장르 '던전 스토커즈'도 지스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마음으로 전세계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길 기대해본다.


크래프톤은 블루홀 시절부터 가장 많이 게임스컴에 참가한 한국 게임사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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