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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겜츄라이] 에이지 오브 원더 4, 문명+HOMM=시간이 사라지는 마술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4-05-26 12:00:49 (수정 2024-05-26 12: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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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
 
[편집자 주]

이런 분께 추천!​: 세력을 키우면서 영웅적인 지도자로 활약도 하고 싶다
이런 분은 비추!: 알아야 할게 왜 이렇게 많아?! 내 턴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중 '4X'라고 불리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탐험(explore)과 확장(expand), 개발(exploit), 말살(exterminate) 4가지 요소를 갖춘 게임을 의미하죠. 가장 유명한 4X 게임으론 한때 '막장 제조 게임'으로 불린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가 있습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외에도 엔드리스 시리즈로 유명한 앰플리튜드 스튜디오의 '엔드리스 스페이스'와 '엔드리스 레전드', 각종 시뮬레이션 게임을 제작한 파라독스 인터랙티브의 '스텔라리스' 등 역사와 SF, 판타지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4X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 지역을 시작으로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병력을 생산해 주변을 탐험하면서 때론 전쟁도 불사하며 개발과 확장을 반복하는 4X 게임은 많은 게이머가 밤을 새우며 "한 턴만 더!"라고 외치게 만들고 있죠. 일부 게이머는 시작부터 알아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게임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느낌이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하지만, 취향만 맞으면 그야말로 미래로 가는 일방통행 타임머신이 되는 게임들입니다.

​트라이엄프 스튜디오가 개발한 '에이지 오브 원더 시리즈'는 판타지 기반의 4X 게임입니다. 3편 이후 SF 작품도 내기는 했지만, 최근 넘버링 시리즈인 '에이지 오브 원더 4'는 다시 중세 판타지 세계로 돌아왔죠. 이렇게 SF와 판타지를 잠시 오갔지만, 에이지 오브 원더 시리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4X 게임의 기본 요소뿐만 아니라 마치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처럼 자신의 지도자와 영웅들을 키우고, 적과 턴제 전투를 펼치며 성장하는 RPG 요소를 넣은 것입니다. 게다가 게이머가 이끄는 종족을 외형부터 특성까지 자유롭게 고를 수 있어 나만의 세력을 만드는 재미가 있죠. 영웅과 유닛을 마음대로 설정하고 육성하면서 세력을 키우는 방식은 많은 팬을 만들었습니다.


판타지 4X 에이지 오브 원더가 4편으로 돌아왔다


팬들이라면 반가울 그 엘프 누나도 등장

게임을 본격적으로 살펴볼까요? 게임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스토리 세계와 게이머가 직접 세계를 만들어 플레이하는 커스텀 세계 2가지 방식이 제공됩니다. 스토리 세계는 말 그대로 에이지 오브 원더 시리즈의 최신 스토리를 다룬 세계입니다. 전쟁 끝에 평화를 이뤄낸 3편 이후 고대 마법사 왕들이 귀환하면서 세계에 다시 한번 위험이 찾아오고, 필멸자들 중 일부 투사들이 마법을 터득하면서 맞서 싸우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과정에서 전작의 주인공인 선드렌 이니옥이 게이머의 아군, 혹은 적군으로 등장하며, 1편과 2편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팬들을 기쁘게 만듭니다.

물론 전작을 몰라도 스토리 세계를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투사와 마법사 왕들의 대결, 그리고 마법사들 내에서도 평화를 추구하는 '커버넌트'와 세계 정복의 야심을 품은 '샤드라이' 두 세력의 대결 등 스토리가 이번 작품 안에서 시작되고 완결되기 때문이죠. 특이하게도 게이머는 항상 평화를 추구하는 커버넌트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샤드라이의 일원으로 세계를 정복해야 할 때도 있고, 자신을 돕는 커버넌트 마법사를 배신하고 해당 세계를 혼자 집어삼킬 수도 있습니다. 스토리 세계는 특정 승리 조건을 제시하지만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상대 위치와 지형이 바뀌고, 승리 조건은 스토리에서 제시하는 조건 외에도 적 전멸 시키기, 연구 단계인 마법서를 끝까지 연구하고 특정 건물을 지키기,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유지하기, 특정 턴 시점에 점수 1위를 달성하기 등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스토리 세계도 매번 새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커스텀 세계에선 세계 크기부터 플레이 인원, 세계 특성, 난이도까지 게이머 마음대로 세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세계 특성은 산으로 뒤덮인 고산지, 식물이 우거진 과성장한 세계, 드래곤이 잔뜩 등장하는 드래곤의 영역, 특정 마법사 왕이 다스리는 세계, 특수 승리 조건까지 독특한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장치입니다. 스토리 세계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게이머들은 이러한 장치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거나 컨트롤과 운영 실력을 시험해 볼 수 있죠.


재미와 추억을 동시에 만족시킨 스토리 세계


스토리 세계로 만족할 수 없는 마법사 왕께선 커스텀 세계로 가십시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인 세력은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세력과 게이머가 직접 만드는 커스텀 세력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식 세력은 기본적으로 각 스토리 세계와 깊은 연관을 가진 세력들이 제공되며, 스토리를 하나씩 완료할 때마다 해당 스토리에 등장했던 세력이 '만신전'이란 곳에 추가됩니다. 이렇게 만신전에 등록된 세력은 커스텀 세계에서 게임을 할 때 무작위로 등장하거나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게이머가 해당 세력의 지도자를 자신의 영웅으로 고용할 수도 있습니다.

커스텀 세력은 세력의 종족, 문화, 사회 특성, 마법서, 지도자 종류, 지도자 및 유닛들의 외모 등 다양한 부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종족은 인간, 엘프, 오크, 드워프, 하플링, 고블린 같이 판타지 작품에 흔히 등장하는 것부터 고양이 종족 티그란, 쥐 종족 랫, 두꺼비 종족 토드, 두더지 종족 몰까지 독특한 수인이 등장하며, DLC를 통해 염소 종족 고트킨, 늑대 종족 뤼팽, 새 종족 조인, 도마뱀 종족 리자드까지 더 많은 종족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같은 종족이라도 영웅의 뿔 모양을 바꾸거나 수염을 없애 독특한 모습의 종족을 만들 수 있고, 문화에 따라 신비 오크나 원시 엘프, 봉건 조인 등 다른 판타지 작품에서 보기 힘든 종족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세력 커스텀 선택지가 풍부한 덕분에 본격적인 게임을 하지 않고 영웅과 유닛, 세력 커스터마이징에 심취해 자신이 생각하는 최강 세력, 혹은 가장 이상적인 판타지 세력을 만드는 것을 즐기는 게이머도 있습니다.

세력을 이끄는 영웅이자 게이머의 분신인 지도자는 본편에선 투사와 마법사 왕, 그리고 드래곤 던 DLC에서 추가된 드래곤 군주 3가지 종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필멸자의 몸으로 마법의 힘을 익힌 투사는 도시의 수입과 안정도, 징집력, 비영웅 유닛 경험치 보너스, 자유 도시 우호도 상승 등 세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반면 막대한 힘을 가진 마법사의 왕은 마법에 사용하는 자원인 마나와 시전 점수 보너스, 그리고 전투 시 마법 위력을 높여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한편 드래곤 군주의 경우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형 영웅이 착용하는 대부분의 아이템을 착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많은 판타지 작품에서 탐욕스럽게 그려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드래곤의 무기고에 있는 영웅 아이템에서 추가 금화 수입을 얻죠. 이렇게 3가지 지도자와 커스텀 세력을 조합하면 웬만한 RPG에서도 만들기 어려운 독특한 영웅을 만들고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화약을 터뜨리는 새종족, 캬 이거 못참지


내가 생각한 판타지 세력을 직접 만드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외형 커스터마이징 폭은 웬만한 RPG 저리가라 수준

인게임 플레이는 크게 내정과 전투로 나누어서 살펴보겠습니다. 내정의 경우 도시 주변 구역에서 생산되는 자원을 바탕으로 건물을 건설하고, 유닛을 생산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에이지 오브 원더 4의 도시는 건물과 유닛 생산이 구분되어 있어 갑자기 전쟁이 일어났을 때 짓던 건물을 취소하고 유닛을 생산해야 하는 불쾌감이 적지만, 그만큼 도시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보너스 자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다른 4X 게임과 마찬가지로 주변 상황을 고려해 평화로운 발전과 급격한 확장 전쟁 양쪽 모두 고민하며 운영해야 합니다.

도시가 성장하며 구역이 넓어지고, 유닛들이 저 멀리까지 정찰을 다니게 되면 상대 세력이나 자유 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자유 도시는 '속삭이는 돌'이라는 아이템을 제공해 친밀도를 높이거나 그들이 요구하는 퀘스트를 수행해 봉신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전쟁으로 한 입에 꿀꺽 삼킬 수도 있죠. 이렇게 봉신으로 만든 자유 도시에선 해당 자유 도시 종족의 영웅과 유닛을 징발하거나 자원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에이지 오브 원더 4의 외교는 직관적입니다. 각 세력의 행동에 따라 증감하는 명분을 그래프와 수치로 보여줘 현재 외교 대상과 어떤 사이인지 시각적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외교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적지만, 외교 AI가 정교한 편이 아니라서 4X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건물 생산과 유닛 생산의 이원화


주변 자유 도시는 통합해 자신의 도시로 만들거나 봉신으로 자원만 흡수하거나


외교에선 직관적인 명분 증감이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투사와 마법사 왕의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세력은 마법서를 통해 성장합니다. 다른 4X 게임의 연구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마법서는 성향에 따라 자연, 질서, 영체, 그림자, 혼돈, 마테리움 6가지로 나누어지며 최대 5등급 마법서까지 개방할 수 있습니다. 마법서를 개방하면 영웅이 사용하는 마법부터 도시 주변을 사막이나 설원처럼 내가 원하는 환경으로 만드는 테라포밍 마법, 종족 자체를 바꾸는 종족 변신 마법,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 주문까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죠.

또 마법서를 개방하면 해당 마법서가 가지고 있는 성향만큼 제국 개발도도 경험치를 얻어 제국 스킬을 하나씩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 성향 마법서를 많이 개방하면 농장 식량 수입이 증가하는 스킬을 배울 수 있으며, 혼돈 성향 마법서를 많이 개방하면 전투에서 유리한 효과를 주는 스킬을 배울 수 있습니다.


세력 발전의 척도 마법


혼돈 악 성향의 악마가 되어버린 하플링


세력의 성향, 개방된 마법서에 따라 제국도 발전한다

전투는 아군과 적군이 턴을 주고받는 턴 방식입니다. 최대 7명으로 구성할 수 있는 파티 3개씩, 아군과 적군 합쳐 총 6개 파티 42명의 유닛이 전투를 할 수 있죠. 아군 파티나 상대 파티가 공격을 시도하면 별도의 맵이 생성되고, 그곳에서 모든 유닛이 각각 자신의 턴에 행동하게 됩니다. 지형과 위치, 시야가 명중률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일반적으로 한 캐릭터가 공격을 시도하면 다시 공격을 할 수 없고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에 승리하기 위해선 파티 육성과 전술 판단 능력, 운까지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기존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과 비슷하지만, 에이지 오브 원더의 무궁무진한 세력 커스터마이징 덕분에 전투 자체의 매력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같은 오크라도 '무리의 서' 마법서로 소규모 종족 변신을 사용하면 작아지는 대신 유닛 수가 많아진 물량 오크가 되고, '신앙의 서' 마법서로 군종 사제를 해금하면 회복으로 더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신성 오크가 됩니다. 종족, 마법서, 성향에 따라 전투 양상이 달라지니 다채로운 전투를 즐길 수 있죠.


영웅이 아니더라도 7개 유닛을 한 파티로 만들수도 있다


전투가 발생하변 최대 3개 파티까지, 총 6개 파티가 별도 맵에서 전투를 진행한다

에이지 오브 원더 4는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이 게임의 장르가 4X라는 것은 기억하셔야 합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과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의 특징을 버무린 듯한 게임인 만큼 진입 장벽도 비슷합니다. 4X 게임을 자주 하는 게이머에겐 다른 게임과 비슷한 느낌의 게임일 수 있어도 이 장르가 처음인 게이머에겐 알아야 할 내용이 너무 많은 게임처럼 느껴지죠. 게다가 내정과 전투 양쪽 모두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누군가에겐 지루한 게임이 될 것입니다. 4X 게임치곤 단순하고 직관적인 편이지만,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에이지 오브 원더스 4는 차근차근 세력을 키우면서 자신만의 영웅담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게이머, 특히 전략 시뮬레이션과 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새로운 미래 일방통행 타임머신이 되어줄 것입니다. 반대로 빠른 템포, 혹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이 취향인 게이머라면 마치 시험공부나 숙제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4X 특유의 고봉밥 같은 진입 장벽은 여전


턴제 RPG를 한다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만족도는 높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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