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의 기부금 지출액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게임조선이 NHN과 넥슨코리아,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4N'이라 불리는 국내 메이저 게임사의 2011년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게임사 기부금 납부 실태'에 따르면 작년 이들이 낸 기부금은 모두 404억7000만원으로 지난 2010년에 비해 119.5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신작부재로 4N 중 유일하게 매출 감소폭을 보였던 엔씨소프트는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규모를 2010년 15억2000만원에서 101억원으로 올려 눈길을 모았다.

반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어난 1천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000만원 줄어든 16억7000만원의 기부금 지출로 아쉬움을 남겼다.

◆ 양대산맥 엔씨와 넥슨의 비교되는 성적

▲국내 4대 게임사들의 2011년 매출과 항목별 지출내역

지난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지출한 이른바 '기부왕'은 한게임을 운영중인 NHN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조1천474억원을 벌어들인 NHN은 2010년의 두 배 수준인 268억원을 기부금으로 사용했으나 이는 게임사업 외에도 포털사업을 함께 영위한 데 따른 특수요인 때문으로, 기부금 전액을 게임 관련 사회공헌에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NHN에 이은 2위에는 게임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가 이름을 올렸다.

작년 6천89억원의 매출을 올린 엔씨소프트는 매출의 1.66%에 해당하는 101억원을 기부하면서, 4N 가운데 매출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업체로 기록됐다.

게임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를 달성한 넥슨은 4개 업체 가운데 하위권인 3위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법인 넥슨코리아는 매출(8881억원)의 0.21%인 19억원을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다. 이는 작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0 국내 기업·기업재단의 사회공헌실태조사'에서 국내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평균 기부율(0.24%)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4대 게임사들의 기부금 지출 내역

게임업계 상위 4개 회사 중 기부금 꼴찌는 지난해 게임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른 네오위즈게임즈가 차지했다. 기부금으로 16억7천만원을 사용한 네오위즈게임즈는 매출대비 기부율(0.25%) 면에서는 체면치레 했지만, 낮은 기부율과 대조적으로 광고비에는 많은 금액을 사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기부금 급증 왜? 게임업계에 사회공헌이란...

게임업계에선 국내 메이저 게임사가 최근 게임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기부금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메이저 게임사 관계자는 최근 게임조선과의 만남에서 "실제 기부금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은 한국게임문화재단으로 흘러 들어 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게임문화재단은 '건전한 게임문화 기반 조성'이란 사업을 위해 2008년 설린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현재 중앙대학교병원을 통해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를 운영중이다.

다른 경우지만 넥슨코리아는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BCC) 내 '더 놀자'란 이름의 놀이시설을 마련하고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문제는 넥슨코리아가 풀어야 할 큰 과제로 보인다. 넥슨코리아 측에 따르면 '더 놀자'는 올해 넥슨의 사회공헌 주요 추진 내용 중 한가지로, 아동들의 교육프로그램 보급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넥슨코리아는 아직까지도 '더 놀자'의 효율적인 운영방안에 대해 고민중에 있다.

▲부산에 마련된 넥슨의 어린이 놀이시설 '더 놀자'

'더 놀자'는 작년 11월 부산광역시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BCC 1층과 2층에 마련된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스포츠와 예술, 놀이문화를 디지털로 꾸며놓은 게 일반 어린이 놀이시설과 차별된 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형성이 당초 예상보다는 빨라질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게 부산시 입장이다. 그러나 넥슨과 부산시가 이 같은 놀이시설 유지를 위해 과연 얼마나 지속적인 정책과 배려를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이 와중에도 넥슨코리아는 '더 놀자'의 과금 정책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다. 넥슨코리아 측은 "두어달 운영해 본 뒤 유료냐 무료냐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게임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부산영상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관련 업체에게 건물을 무상 임대하고, 전기세, 수도세 등 일정 관리비를 지원하는 건 부산시가 국가적 차원에서 감당해야 할 부분이지만, 인건비와 시스템 유지보수 등 '더 놀자'를 실제 운영하기 위한 지원은 넥슨의 사회적 공헌의 의지로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같은 운영을 위해 '더 놀자'가 이용객에게 돈을 받겠다는 내용은 당초 부산시와는 논의된바 없는 상황이며, 만약 과금이 이뤄질 것이라면 반드시 부산시와 신중하게 논의되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사들의 기부금 지출과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2010년 말 게임업계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각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사회공헌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움직임들이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4N의 광고비는 NHN 942억원, 네오위즈게임즈 217억원, 넥슨코리아 194억원, 엔씨소프트 159억원을 기록, 매출대비 광고비율이 각각 4.38%, 3.24%, 2.21%, 2.61%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취재팀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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