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느낌이다"
엔도어즈의 김태곤 상무는 약 3년간의 노고 끝에 출시된 MMORPG '삼국지를 품다(이하 삼품)'를 두고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담담한 느낌이란 신작 게임에 대한 엔도어즈의 자신감을 반영한 한마디로, 시험 당일 벼락치기가 아닌 충분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학생의 기분이라고 김 상무는 설명했다. 그만큼 게임을 충분히 준비했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삼품'은 총 개발기간 3년, 개발인원 100여 명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지난 25일 공개서비스(OBT)를 통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에 게임조선은 25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엔도어즈 본사에서 김태곤 상무를 만나 신작 게임 '삼품'에 담긴 자신감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 하이브리드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다
'삼품'은 '임진록' '거상' '아틀란티카' 등의 게임을 개발한 김태곤 상무의 다년간 노하우를 담아 탄생한 웹 기반의 MMORPG로 기획 초기 단계부터 PC 및 모바일 기기 간의 연동을 추구해 플랫폼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김 상무는 "PC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가지 기능을 모바일에서도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계획이었고 실제로 구현했다"며 "삼품을 통해 미래의 게임이 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혁명'을 겪고 있는 현 게임 시장에서 PC와 스마트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게임'을 새로운 대안으로 내세웠다.

김 상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필요에 따라 기름과 전기로 달릴 수 있다"면서 "하이브리드 게임 역시 PC와 스마트폰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대로 PC 버전과 동일한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면 게임 시장의 새로운 방향과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모바일은 단말기의 성능과 통신 속도에서 PC보다 월등히 떨어지기 때문에 불안감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상무는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엔진 개발사인 유니티의 협조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며 "게임 패킷량이 크지 않아 통신 부하가 적은 편이고 중국, 호주 등의 해외에서도 한국 서버에 접속해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스마트폰은 게임을 즐기기 위한 단말기일 뿐"이라며, "게임은 서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네트워크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안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게임을 통해 소설 삼국지의 감동을 느끼다
사실 그동안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너무나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정작 성공하거나 기억에 남는 삼국지 게임은 그리 많지 않다.
아시아인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봤을 소설 삼국지이기 때문에 게임 역시 관심은 가지만, 상당수의 삼국지 게임들이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어 신선함을 전달하지 못했다.
이 같은 레드오션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를 묻자 김태곤 상무는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삼국지 게임들은 정통성을 그대로 담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삼국지 게임이 중국에서 들어온 웹 게임이었고, 시대와 인물을 차용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작 '삼국지연의'에 충실한 삼국지 게임을 만들어 삼국지의 감동과 교훈을 게임을 통해서도 전달하고 싶었다"며 "삼품은 온라인게임이지만 삼국지의 내용을 최대한 녹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OBT에서는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도원결의'부터 '동탁 사망'까지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여러 권으로 이뤄진 삼국지 단행본 가운데 제1권을 선보이는 셈이다. 그래서 이름도 1막으로 지었다고 한다.
◆ 20년 간 고수해온 원칙과 노하우 공개
올해로 게임 개발 20년을 맞은 김태곤 상무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그는 1992년 대학교 재학 당시 뜻이 통하는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게임 개발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게임을 함께 만든 친구들이 현재의 엔도어즈를 키우고 삼품을 탄생시켰다.
김 상무는 "엔도어즈는 오랫동안 함께 근무한 직원들이 많아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없다"며 "장기 근무자들이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공감대가 쉽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라고 회사의 장점을 설명했다.

20년이란 긴 세월을 절친들과 함께, 그것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 상무가 고수하고 있는 몇 가지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모든 게임에 역사와 인물을 차용할 것을 강조했다.
"판타지를 다루더라도 인류, 역사, 인물들의 일대기를 녹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게임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거상'을 통해 경제시스템, '군주'에서 정치 시스템, '아틀란티카'에서는 턴제전략 시스템을 확립시켰다. 이 같은 이유로 김 상무에게는 '역사와 전략을 주제로 게임을 개발한 인물'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김태곤 상무가 내세운 또 다른 개발 원칙은 전작의 기능과 장점을 신작에서도 이어간다는 점이다. 삼품 역시 전작 아틀란티카의 턴방식 전투를 비롯한 수많은 기능들이 적절히 적용됐다고 김태곤 상무는 언급했다.
"MMORPG는 한 가지 특징이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세상이 담겨있다. 그러므로 전체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 가장 최신작에 지금까지 만든 모든 게임의 장점과 특성이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끝으로 그는 "삼품은 미래의 게임 방식과 고전의 향기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아날로그 게임"이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게임을 마음껏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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