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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넥슨 '네코제'로 문화품다…서브컬처에서 대중문화로

이관우 기자

기사등록 2018-04-05 15:39:23 (수정 2018-04-05 15: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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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을 네코제처럼 생산적 덕후로 유도하는 방법을 콘텐츠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때…"

 

이 말은 이승윤 건국대학교 교수가 했던 말로 게임 회사 넥슨(대표 이정헌)이 지난 2015년부터 진행해온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를 가장 쉽게 설명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 네코제는 일본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네코(ねこ)'를 활용한  고양이 그림이 자주 사용된다= 넥슨 제공

 

네코제는 게임 이용자들이 넥슨의 게임콘텐츠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창작물을 직접 판매하는 프로모션으로 시작됐다. 이용자들은 이 교수의 말대로 생산적 덕후*가 돼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부터 반지, 목걸이와 같은 액세서리, 지갑이나 메모와 같은 생활 소품, 개인이 직접 뽑아낸 향수,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로 만든 사탕, 슬리퍼, 양말, 손거울, 인형 등의 창작물을 판매한다.

 

*덕후 : 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처음에는 비호감을 상징하는 표현이었으나 현재는 특정 분야에 대해 전문가라는 긍정적 의미로 발전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첫 회 넥슨아레나에서 2015년 12월에 개최된 네코제는 57개 부스가 입점해 이틀간 사전 티켓을 구매한 1000명이 다녀갔다. 해당 티켓은 2분 만에 매진되며 해당 행사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면 네코제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행사는 첫 네코제 한 달전 지스타 넥슨 부스에서 열린 '넥슨 팬파크'로 2차 창작물 판매부스가 여기에서도 등장했다. 물론 던파페스티벌과 같은 단일 게임 행사에서도 이용자들이 창작물을 판매하는 자리는 있었다. 이러한 흐름을 지켜보던 넥슨이 게임을 모으고 자리를 마련한 것이 네코제라고 볼 수 있겠다.

 

넥슨의 관계자는 "2014년 자사가 개최했던 마비노기 판타지 파티 컨셉을 착안해서 기획됐다. 게임회사가 자사 IP를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자유롭게 창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행사는 국내에서는 네코제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 네코제 행사장 모습= 게임조선 DB

 

두 번째 네코제는 2016년 5월 개최됐다. 이번엔 세종문화회관과 협업했다.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시장이라는 모토로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소소와 협업해 '네코제X세종예술시장 소소'라는 이름의 행사로 거듭났다.

 

여기에는 넥슨 아티스트(참가 이용자의 명칭이 아티스트로 변화)와 소소의 예술작가 90여 팀이 참가해 창작물 판매를 비롯해 대중예술 작품전시 등의 문화행사로 확장됐다. 관람객은 1회 때보다 10배가 늘어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영웅전' 굿즈로 네코제에 참가한 한 아티스트는 개발팀에 자신이 제작한 캐릭터 쿠션을 선물 하기도도 했다.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어준 개발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개발자는 해당 선물에 뿌듯함을 느꼈을 법하다. 바로 네코제를 통해 새로운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는 느낌이다.

 

3회 네코제는 같은 해 11월 지스타 넥슨부스에서 열렸다. 총 81팀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창작물 판매와 전시회를 진행했다. 네코제의 밤이란 이름으로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또 해당 콘서트 티켓 판매금 전액은 넥슨의 사회공헌 활동 가운데 하나인 넥슨어린이재활병원 미숙아 집중치료프로그램에 기부됐다.

 

사실 넥슨이 네코제를 통해 수익 측면의 이득은 없다. 발생 매출은 기부되고 2차 창작물 판매 수익은 모두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방식이다.

 

△ 네코제와 함께 열리는 콘서트 네코제의 밤 사진 = 게임조선 DB

 

 

3회 행사는 전시회에만 나흘 동안 총 2만여 명이 방문했고 네코제 둘러보기와 네코제의 밤 콘서트는 트위터에 실시간 중계돼 생방송 시청자 수만 각각 1만 6000여 명, 3만여 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한 지스타가 부산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을 감안해 진행된 온라인네코제에서는 참여 아티스트 가운데 90%가 목표 금액을 달성하는 판매고를 보이기도 했다.

 

2017년부터는 네코제에 변화가 생겼다. 바로 '네코장'이 생긴 것. 이는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 주문형 굿즈 생산 및 판매 플랫폼으로 7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세 번째 금요일부터 2주간 카카오 스토리펀드를 통해 진행됐다.

 

여기에 창작 지원 연구소인 '네코랩'도 생겼다. 이는 아티스트들에게 특강과 개인별 피드백, 컨설팅 등이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확장은 서브컬처(하위문화)에 머물렀던 영역도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넥슨의 분석에 따른다. 이용자들이 직접 새로운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하며 네코제는 확장된 것이다.

 

△ 네코제 이미지 = 출처 게임조선 DB


4회 네코제는 2017년 12월에 열렸다. 행사는 사전등록 티켓 판매 형태로 바뀌었고 85개 부스가 마련됐다. '게임으로 놀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주제도 마련됐고 3회부터 함께 진행된 네코제의 밤도 이어졌다.

 

넥슨이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행사의 확장을 확인할 수 있다. 참여 아티스트는 1회 66팀 115명에서 4회에 이르면 162팀 248명으로 늘었고 판매된 창작물도 1회 7559개에서 4회 1만 7177개로, 활용된 IP도 1회 10종에서 4회 18종*으로 증가했다.

 

* 활용 IP :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사이퍼즈, 던전앤파이터, 클로저스,엘소드, 마영전, 테일즈위버, 하이퍼유니버스,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2, TOS , 아르피엘, 버블파이터, 바람의나라, 영웅의군단, AXE 등 18종

 

올해는 5회 네코제가 준비 중이다. 참여 아티스트 모집이 지난 4월 2일 마감됐고 오는 7일에는 네코제 참여 아티스트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며 온라인마켓 네코장은 3월에 이어 6월, 9월, 12월 3회 더 진행될 예정이다.

 

넥슨이 이와 같은 문화축제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해 넥슨 관계자는 "게임이 이제 덕후들만의 문화를 넘어서 일반 대중에게도 인기를 끌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발돋움했다. 넥슨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팬들이 게임의 캐릭터나 음악, 스토리 등을 활용한 2차 창작물을 만들고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바람직한 게임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동 관계자는 "나아가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게임 수명을 늘리는 동시에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 네코제에서 게임 캐릭터 코스프레는 큰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부문이다 = 출처 게임조선 DB

 

게임은 자칫 소비하는 문화로만 끝날 수 있다. 소비가 다시 새로운 행위의 생산이 돼 이 생산을 통해 게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고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새로운 축제의 장(場)이 마련되는 것은 게임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네코제는 그런 가능성을 품은 채 다섯 번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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