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시대 韓 ·日 게임전쟁… ①일본의 역습: 새로운 시작
☞ 스마트시대 韓 ·日 게임전쟁… ②일본의 역습: 몰려드는 TCG
☞ 스마트시대 韓 ·日 게임전쟁… ③일본의 역습: 흔들리는 한국
☞ 스마트시대 韓 ·日 게임전쟁… ④일본의 역습: 반격의 조건은
온라인게임으로 세계 온라인문화의 중심이 된 한국. 하지만 온라인게임 성장세가 둔화되고 모바일게임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일본이 빠르게 국내 게임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과거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경험했던 문화침공이 모바일게임에서 재현되는 양상이다.
일본 최대의 모바일게임사 디앤에이(DeNA)와 그리(GREE)는 이미 지난 2011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국내 모바일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 왔다. 또 일본 3위 모바일게임사 게임팟도 2012년 6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연말부터 국내 시장에 게임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일본 메이저 모바일게임사가 한국에 눈독을 들인 것.
여기에 '퍼즐앤드래곤'으로 일본 최대 모바일게임사 디앤에이를 누르고 급부상한 일본 겅호(Gungho) 역시 한국 시장에 안착했다.
◆ 일본, 국내 진출 왜?…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치열한 내수 경쟁 원인
이렇게 일본이 국내 시장을 비집고 들어오는 데는 자국 내 독특한 시장 상황이 한몫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 피처폰 시절부터 카드배틀과 빠칭코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던 일본은 고만고만한 게임들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모바일게임 부흥이 일기 전 한국은 일본에게 미개척시장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본이 한국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국내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 일본 게임을 국내에 보급하는 것 보다는 온라인게임 개발력으로 알려진 우수한 한국의 게임을 발굴해 일본과 해외에 공급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당시 일본은 2G, 피처폰을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유행하고 있었지만 낮은 스마트폰 보급률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앱) 형태의 게임과 브라우징 기반 게임이 적었다. 영어권 국가에 먹힐 게임 개발력이 낮았던 것.
2012년 우리가 스마트폰 보급 비율이 80%를 넘겼을 때 일본은 스마트폰보다 피쳐폰 비율이 높았다. 2011년도 국내 스마트폰 보급 1500만대를 넘겼을 때도 일본은 1000만대에 불과했다. 인구 비율로는 20%에 미치지 못했다.
일본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지금도 스마트폰과 피처폰 비율이 비슷할 정도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다"며 "하지만 북미·유럽 등 세계 시장을 볼 때 스마트 폰의 보급률은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초 일본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게 된 것은 자국 내 게임의 한국 공급이 아니었다"며 "일본은 앱 형태의 게임과 브라우징 기반 게임이 적어 실력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사와 제휴해 세계 시장을 노크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디앤에이는 서울 사무소를 설립한 이유를 한국 공략보다는 발전된 스마트폰게임을 발굴해 해외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 바하무트-확밀아, 일본산 카드배틀게임 물꼬 열어
하지만 2012년 7월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모바일게임이 크게 성공하면서 일본 게임사들의 행보도 달라졌다. 일본에 비해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미미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탐나는 시장으로 변한 게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바하무트'와 '확산성밀리언아서'의 성공은 마니아 게임으로 치부되던 카드배틀게임을 대중화로 이끌어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CG, CCG로 불리는 카드배틀게임은 생소한 UI 때문에 마니아 게임으로 불리며 적극적인 퍼블리싱 고려 대상이 아니었지만 '바하무트'가 카드배틀게임의 물꼬를 열었다"며 "이후 '확산성밀리언아서'의 대성공은 카드배틀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캐주얼로 유입된 라이트유저들에게 카드배틀게임 장르는 쉬운 조작과 몰입도 높은 게임성을 갖춰을 뿐 아니라 낮은 진입장벽으로 안착하기 쉬웠다. 퍼즐, 슈팅 다음 장르로 카드배틀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또 카드배틀게임은 수집하는 재미가 뛰어나 업체로서는 지속적인 카드 공급과 콘텐츠 업데이트 만으로 게임을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물론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유치할 수 있어 이미 콘텐츠를 쌓아 놓은 일본 게임사로서는 한국시장 공략이 더 수월했다.
디앤에이는 다음모바게에 '판타지카' '블러드브라더스' '라그나브레이크' '오더오브유니온' '바하무트' 등 일본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한 카드배틀게임을 국내에 선보였다.
스퀘어에닉스는 액토즈소프트를 통해 '확산성밀리언아서', 구미는 '트리니티소울즈', 게임팟코리아는 '드래곤길드'를 국내에 서비스했다. 그리는 지난해 10월 한국어 포함 14개 언어를 지원하는 '그리플랫폼'을 열고 카드배틀 장르를 포함한 MMORPG, FPS 등 다양한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일본 카드배틀게임은 한 단계 진화하면서 제2 도약을 앞두고 있다.
'바하무트' '확산성밀리언아서' 등 혼자서 싸우는 카드배틀게임에서 '드래곤길드' '운명의클랜배틀'과 같은 대규모 길드전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하무트, 확밀아는 혼자 싸우는 1세대 카드배틀게임이라면 드래곤길드, 클랜배틀은 20대20으로 싸우는 대규모 길드전이 강조된 2세대 카드배틀게임"이라며 "한국에서 2세대 카드배틀게임은 시작단계이므로 이와 유사한 게임장르가 다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승진 기자 Loui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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