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기자 스스로도 '컴투스'를 너무 익숙한 ‘게임 개발사’의 프레임으로만 가두어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2025년의 컴투스는 고요했다. 하지만 때로는 요란한 신작의 함성보다 더 무서운 것이 축적된 시간이 갖는 힘이다. 하여 이들의 고요함은 멈춤이 아니라 거대한 무대의 막간을 구축하는 무대 설계자의 움직임에 가까웠다.
지난 한 해 이들이 보여준 행보는 단일 신작의 흥행 여부를 넘어, 자신들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거대한 ‘판’ 위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올리고, 선보일지 고민하는 글로벌 큐레이터로서의 담금질이었다.
컴투스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자사의 장기 IP를 대하는 꾸준함, 성실함이다. '컴투스프로야구'로 대표되어 야구를 대하는 이들의 참된 무기는 현실의 우리 곁에서 살아 움직이는 거대 리그의 방대한 데이터를 매일같이 게임의 리듬으로 치환해내는 능력으로 대표된다. 그것은 단순한 개발력을 넘어, 현실의 서사를 가상의 유희로 연결하는 가장 정교한 라이브 아카이브, 플랫폼의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10년을 버틴 국내 대표 장기 IP '서머너즈 워'가 여전히 SWC라는 글로벌 축제의 장을 여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도, 결국 컴투스가 게임을 제품이 아닌 지속 가능 플랫폼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견고한 라인업을 구축해낸 자신감은 MMORPG라는 메이저 장르에 묵직한 서사를 담은 '더 스타라이트'로 대작급 문법을 시도하며 걸출한 항해까지 이루어냈다.
이 정중동의 움직임 속 컴투스만이 가진 독보적인 연속성이란 무기를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2026년에는 콘솔 시장의 벽까지 두드리며 외부의 강력한 서사를 흡수하려는 '영리한 설계자', '글로벌 연출가'로 진화한다.
컴투스가 자신있게 지목한 '도원암귀 : 크림슨 인페르노'와 '가치아쿠타'와 같은 글로벌 인기 IP 기반의 신작들은 컴투스의 다음 행보가 어디를 향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서구권과 아시아를 아우르며 10년 넘게 쌓아온 글로벌 운영 감각, 즉, 글로벌 시장에서 '무엇이 어떻게 팔리는지'를 가장 잘 아는 컴투스가, 일본의 글로벌 IP를 자신들의 엔진에 이식해 전 세계로 쏘아 올리는 재해석의 과정에 가깝다.
강력한 승부수다. 원작의 팬덤을 컴투스가 닦아놓은 글로벌 기류 위로 태우는 이 전략은, 개발사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주인공을 발탁해 탈바꿈시켜 나가는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렇듯 컴투스는 2026년 자신들이 설계한 영토의 지평을 한 단계 더 넓히려 하고 있다.
컴투스가 택한 이 설계자로서의 역량에서 우리가 기대할 부분은 다소 포인트가 다르다. 스스로 빛나는 스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넘어 전 세계의 매력적인 IP들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글로벌 진출의 관문'이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컴투스가 점유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게임은 그 자체로도 국경을 넘나드는 훌륭한 플랫폼이다. 2025년, 컴투스는 자신들의 구축해 놓은 플랫폼이 얼마나 단단한지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2026년, 이들이 정교하게 설계한 무대 위에서 글로벌 인기 IP '도원암귀'와 '가치아쿠타'를 재료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그리고 그 무대가 얼마나 더 광활해질지 지켜보는 것은 2026년 게임 시장을 바라보는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