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명 대단한 항해임에는 분명한데, 그 시작은 어쩌면 괴짜의 무모한 도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크래프톤에게 있어 2025년은 가장 대담하고도 정교한 항해였다.
2025년의 크래프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지평의 확장'이다. 우리는 흔히 이들을 '배틀그라운드'라는 거대한 영토에 머무는 집단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 한 해 크래프톤이 보여준 행보는 그 비옥한 항구를 떠나 더 먼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쉼 없는 항해였다.
크래프톤 연합의 독립된 함선들이 각자의 돛을 올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모습은, 크래프톤이 단순히 하나의 성공에 박제되지 않고 글로벌 트렌드라는 파도의 가장 높은 지점을 넘고 있음을 증명했다.
크래프톤의 2025년은 '펍지'라는 거대한 모선 옆에 늘어선 실험의 선단으로, ‘성공의 관성을 새로운 동력으로 치환하는 유연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펍지'와 같은 강력한 엔진을 보유한 기업은 그 무게 때문에 경로를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그 엔진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오히려 수많은 실험적 함대에 나눠 실어 각기 다른 해역으로 파견했다.
'인조이(inZOI)'라는 함선으로 인생 시뮬레이션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점령하고, '마이 리틀 퍼피'로 감성을 건드려 보고, '어센드 투 제로'처럼 가벼운 스텝도 선보였다. 무엇보다 '마법소녀 루루핑'으로 시작해 '미메시스'처럼 올해 가장 핫한 트렌드였던 AI와 유쾌한 상상력을 결합해 신선하고도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모습은 이 함대가 얼마나 '트렌디한 감각'을 기민하게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행보는 단순히 선단을 늘리는 작업이 아니었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지금 어느 해역에서 설레고 있는지를 포착하고, 연합사들이 가진 독립적인 항해술을 빌려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신대륙을 발견해가는 과정이었다.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크래프톤 연합 함대의 파상공세는, 한국 게임사가 글로벌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어떻게 '트렌드 세터'로서 자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례와도 같았다.

당연히 2026년 다음의 항로는 더욱 선명해졌다.
몇몇 떠오르는 신예와 같은 신작들이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쳤지만 사실 크래프톤의 차기 행보는 여전히 전략적인 안갯속에 가려진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 안개는 오히려 거대한 해일과 같은 변화를 예고하는 징조라고도 볼 수 있다.
2026년은 그간 주창해온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의 질적인 열매와 더불어 AI First로의 기업 전환을 선언한 크래프톤이 마주할 진짜 승부처다. 2025년이 연합사들의 개성을 확인하며 항로를 점검하는 '탐색전'이었다면, 2026년은 그 함대들이 글로벌 시장이라는 중심 해전에서 얼마나 압도적인 위용을 뽐낼지 확인하는 해가 될 터다.
글로벌의 바다는 늘 익숙한 항로보다는 낯선 설렘에 반응하며, 크래프톤은 그 설렘을 기술력과 자본력이라는 견고한 장갑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략 함대다. 2026년은 '펍지'라는 강력한 기초 체력을 가진 크래프톤이 지금의 이 ‘지치지 않는 모험심’을 유감 없이 발휘할 차례다.
크래프톤은 ‘항해’ 그 자체를 즐기는 집단이다. 이는, 게임이 결국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가장 세련된 방식의 ‘놀이’라는 점에서 신기하게도 닿아 있다.
2025년의 크래프톤은 그 탐험의 경로가 얼마나 다채로울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앞으로 우리가 예상치 못한 장르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항해술을 들고나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술은 선체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배에 어떤 ‘경험’을 싣고 파도를 넘느냐다. 크래프톤이 가진 글로벌 감각, 연합군의 시너지가 2026년이라는 광활한 대양에 어떤 항로를 그려 나갈지, 그 흥미진진한 여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게이머의 가슴은 이미 뛰고 있다.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