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게임일수록 관리는 더욱 어려운 법이다. 게임 타이틀이 인기를 얻은 순간부터 핵, 매크로 등의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의 표적이 된다.
엔씨의 신작 MMORPG '아이온2'에도 역시나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의 마수가 뻗쳤다. 아이온2는 정식 출시 이후 일간 활성 이용자 수 15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일주일만에 생성 캐릭터 수가 250만 개를 돌파하는 등 대세 MMORPG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용자 수의 급증으로 게임 내 경제는 활기를 띠게 되었고 게임 내 재화의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작업장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온2는 이용자 편의성을 위해 인게임 재화를 통한 거래 및 이용자 간 1:1 거래 등 높은 자유도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작업장이 활동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환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출시 초기에 수많은 작업장이 유입되면서 이용자들은 게임 플레이에 방해를 받았으며, 주요 채집 아이템인 '오드'는 구경조차 어려웠다.

누가 봐도 수상한 네임을 가진 캐릭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부 이용자 커뮤니티에서는 공속 핵 및 채집 핵 등이 등장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핵과 관련된 이슈의 경우에는 해당 현상에 대한 코드 리뷰 및 아이템 로그 전수 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거짓으로 결론났다.
이용자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공속 핵 및 채집 핵 이용 영상은 클라이언트 패킷을 조작해 촬영한 것이며, 이를 미끼로 하는 금전 갈취가 목적인 허위 영상이었던 것이다. 아이온2 개발진은 허위 핵 프로그램 구매로 금전적 피해 및 해킹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엔씨는 작업장과 불법 프로그램 이슈를 중대 사안으로 인식,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서비스 초반에는 작업장의 패턴 분석에 집중하고 운영팀의 모니터링 강화에 힘썼다. 아울러 매크로 대응 전담 인력을 대폭 충원했으며, 제재 수위를 상향하면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에 대한 영구 정지 조치가 이뤄질 것임을 경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법적 대응까지 나선 것. 지난 12일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한 이용자 5인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지속적으로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에 대한 강경 대응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16일 업데이트 프리뷰 방송에서는 매크로 악용 이용자 8명에 대한 2차 고소도 준비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엔씨 김해마중 법무총괄이 아이온2 개발진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마우스 매크로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이면서 마우스 매크로 계정에 대해서는 콘텐츠 이용 방해 행위로 판단, 30일 제재 조치를 진행하며, 매크로 등의 불법 프로그램으로 획득한 모든 아이템 및 인게임 재화에 대해서는 전면 회수가 이뤄지는 등 후속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단순 계정 정지에 그치지 않고,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축적된 이익을 원천적으로 무효화함으로써 작업장의 재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아이온2는 12월 30일까지 43차에 걸쳐 작업장 및 비인가 프로그램 이용 등 게임 운영 방해 계정에 대한 제재 조치를 진행했다. 제재가 이뤄진 계정 수는 305,116개 달하며, 캐릭터 수로 따지면 120만 개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17일 업데이트에서 매크로 신고 기능이 추가되면서 운영팀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를 보완했으며, 이에 따라 제재가 가해지는 계정 수가 훨씬 증가했다.

추가로 채집 매크로를 방지하고자 캡챠(CAPTCHA)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계획으로, 캡챠는 컴퓨터는 인식할 수 없는 변형된 텍스트, 혹은 이미지 퍼즐 등 팝업으로 노출해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한 이용인지, 혹은 실제 사람이 이용인지를 검증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엔씨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즉각적인 실행으로 옮기면서 일반 이용자들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환경을 조성하고, 불법 프로그램 사용 근절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불법 프로그램과 작업장을 완전히 근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분명하다. 작업장은 제재가 이뤄질 때마다 새로운 계정과 변형된 패턴으로 다시 유입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제재가 반복될수록 수법 역시 고도화되는 구조적 한계는 온라인 게임 전반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다.
이에 따라 게임사 역시 단발성 조치가 아닌, 지속적인 후속 대응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작업장 패턴이 포착되면 이를 분석해 대응 로직을 보완하고, 다시 제재로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된다. 불법 행위와의 싸움이 ‘끝내는 문제’가 아니라 ‘관리해야 할 영역’인 셈이다.
즉 아이온2의 대응은 장기 서비스를 염두에 둔 방향성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제재 수치 공개와 법적 대응, 경제 시스템 보완을 병행하며 불법 행위의 진입 장벽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작업장 대응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흥행의 그늘로 불리는 작업장 이슈를 방치하지 않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는 점이며, 일반 이용자 중심의 플레이 환경을 구축해 나가면서 신뢰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