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두 분 소개 부탁드립니다.

썬플로 : 솔루님과 함께 '오딜'을 개발 중인 장세희입니다. 주로 '썬플로'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어요.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관두고 인디 게임 개발자가 되어 혼자 '앨리스의 탈출게임', '라라바이 데이즈' 등을 출시하다가 현재에 이르렀어요.
솔루테나 : '솔루테나'로 활동 중인 권혁진입니다.
대형 게임회사인 P사에서 기획자로 근무하다가, 지금은 인디 게임 개발을 하고 있어요. 아트로 시작해서 기획을 거쳐갔지만 요즘엔 주변 지인들의 TA(Technical Artist) 업무를 도와주거나 하면서 TA나 프로그래머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스타일이 다른 두 분이 함께 개발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양사가 협업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썬플로 : 개발하다가 제가 셰이더 관련 문제를 SNS에 올린 걸 솔루님이 우연히 보고 도와주신 계기로 친해졌는데, 꾸준히 교류하다가 생각이 잘 맞아서 협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첫 협업은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해 보고자 오딜을 개발하던 게 계획보단 일이 커졌네요.

참고로 정식 출시때는 무녀를 따라가는 신전 루트, 사냥꾼을 따라가는 선술집 루트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오딜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를 쌓아갈 예정
액션 어드벤처 장르는 선택했다기보단 어쩌다 보니 현재의 근본을 알기 힘든 벨트 스크롤 액션이 되었어요.


액션 하니 생각이 나는데 개인적으로는 엘드렛과의 보스전이 꽤 어려웠습니다. 기자처럼 실력이 없으면서 인내심도 없는 사람을 위한 보완 계획이 있을까요?
썬플로 : 보스전은 저도 어려워요. 그래서 얼리 엑세스 버전에선 난이도를 하향 조정할 예정입니다만 여전히 쉽지는 않을 테지요. 하하..
엔딩 씬에 나오는 노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썬플로 : 감사합니다! 오딜의 모든 음악은 제가 직접 작곡했답니다.
엔딩곡은 예쁜 성악 발성의 우타이테 아이리스님을 섭외하여 녹음한 보컬곡이에요.
이후 따로 출시될 OST에는 저와 솔루님이 듀엣으로 부른 버전을 시크릿 트랙으로 넣을 예정이랍니다.
두 분에게, 또 작품을 기다리는 게이머 분들에게 오딜은 어떤 게임으로 기억될까요?
썬플로 : 저에게는 솔루님과 무사히 합을 맞춰본 첫 협업 작품이라는 의미가 가장 크겠지요. 똑똑한 솔루님에게 배운 것도 많고, 팀 개발은 1인 개발과 다르다는 것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유저분들에게는 말랑한 로판(로맨틱 판타지) 분위기인데 피지컬을 요구하는 게임성이 특이하다고 기억되지 않을까요? 여러모로 오딜은 실험작이네요.
솔루테나 : 플로님과 협업을 계획할 때, 처음부터 큰 게임을 만드는 건 위험 요소가 있을 것 같아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예상보다 커져버렸어요. 같이 여러 전시에도 참여하고, 개발하며 고생했던 시간들이 분명히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그 과정이 게임에 녹아서 유저분들께도 잘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서 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솔루테나 : 오딜 첫 스테이지에서 쿠키를 받아먹는 미니게임이 어려운 편인데, 두 분이 같이 오신 경우에 플레이하는 유저분이 쿠키를 계속 못 먹어서 게임오버되면 구경하시던 일행분은 항상 '왜 오리를 굶겨 죽였냐'라며 질책하며 같이 즐거워하시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라 오리라는 것에 놀라는 유저분들도 재미있었고, 주로 남성 유저분들이 프롤로그에서 '오딜은 부모가 없는 것 같다'는 동물들의 대사를 재밌어하시던 것도 기억납니다.

모르고 시작하면 꽤 헤매게 되는 쿠키 받아먹기 미니 게임
이렇듯 즐겁게 개발하시는 두 분을 개발자의 길로 인도한 인생 게임이 궁금합니다.
썬플로 : 어릴 적 포가튼사가나 디아블로 등을 좋아했고, 비교적 최신 게임 중에는 다키스트 던전과 슬레이 더 스파이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 외에도 갓겜들이 참 많지만, 취향을 정조준한 게임은 찾기 어려워서 직접 개발을 하고 있긴 합니다.
솔루테나 : 어릴 때 개발을 시작해서 개발자로 인도한 게임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지금의 개발 철학을 만들어준 인생 게임들은 많아요. 포탈, 다크소울, 세키로, 슬더스, 위트니스... 끝도 없이 나오네요! 저는 스토리 위주의 게임보단, 플레잉 위주의 게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xD
두 분의 개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양사의 추천 게임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썬플로 : 전작인 '라라바이 데이즈'는 꽤나 진심 펀치였습니다.
그때의 저는 그래픽보단 무조건 게임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믿었고, 게임의 세세한 퀄리티에 집착하기보다 어설퍼도 완성해서 내놓아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답니다. 지금은 그래픽은 내 생각보단 중요했구나-라고 바뀐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게임은 완성을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여기고있어요.
솔루테나 : 그동안 계속 회사에서 근무해왔고, 인디 게임 개발에 뛰어들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이에요.
첫 결과물이 '블러디룬'인데, 아직 제 개발 철학을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이 커요. 저도 언젠가 플로님처럼 본인의 개발 철학이 담긴 게임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썬플로랩스의 '라라바이 데이즈'

같이 인디 개발씬에 있는 동료들, 또,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썬플로 : 게임 개발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세상에 안 힘든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렇지만 재밌는 일은 적으니까 같이 힘내서 개발합시다.
솔루테나 : 오늘도 열심히 게임을 만들고 있는 친구들과 지인들 모두 좋은 성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게임을 잘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서로 도와주고 받는 일이 필요한데, 저는 그 과정이 꽤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도 이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이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을 거라 믿어요.
'오딜: 검은 오리 이야기'의 출시 일정 및 출시 이후 양사의 향후 계획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썬플로 : 오딜의 얼리 엑세스는 6월 6일 새벽이고, 정식 출시는 3달 이후쯤으로 예상합니다.
오딜은 사실 개발하던 '캔디드 러브에이크(캔디럽)'라는 게임을 잠시 멈추고 기분전환을 겸해서 시작했던 프로젝트예요. 따라서 오딜이 끝나면 다시 캔디럽의 개발을 재개하려고 합니다.
쁘띠고어 학원물 육성 어드벤처라는 느낌으로 만들어왔는데, 어떻게 완성될지는 저도 아직 모르겠어요. 캔디럽 이후에는 서로 일정이 허락한다면 또 솔루님과 함께 프로젝트를 해도 좋겠네요. 물론 각자 1인 개발을 하는 중에도 서로 도울 테지만요.
솔루테나 : 저도 플로님처럼 본인의 개발 철학을 담은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게 꿈이에요.
출시 이후에 다른 계획이 있어서 바로 만들 수는 없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제 개발 철학을 잘 녹여낸 게임을 만나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동시에, 플로님과 제 장점을 모두 살린 게임도 계획 중이랍니다.

이 아이들의 운명은 플레이어의 손에 달려 있다.
마지막으로 '오딜: 검은 오리 이야기'를 기다리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솔루테나 : 오딜이 좀 특이한 게임인 것 같아서 유저분들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플레이하시면서 즐겁고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