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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봄날 선물 같은 다정한 마법, '리리의 세계' 개발진이 일상을 환상으로 바꾸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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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 피로가 짙게 깔린 어느 깊은 밤, '릴리란디아 게임즈'의 '리리의 세계' 작업실에서는 기묘한 공상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든다면, 이 삭막한 사무실 책상도 근사한 모험의 무대가 되지 않을까?"
 
누군가에겐 업무의 전장이자 치워야 할 잡동사니의 집합소인 책상이, 그들의 상상력 속에서는 찻잔의 파도가 치고 단추 보물이 숨겨진 ‘미시적 유토피아’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리리의 세계'는 그렇게 탄생했다.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을 넘어, 현대인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작게' 축소하여 그 실체 없는 불안을 정화하고자 하는 이들의 야심 찬 시도다. 입체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3D 연출 위에 동화책의 따뜻한 질감을 덧칠한 이 세계는, 지쳐있는 우리의 영혼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정신적 아지트를 자처한다.

경쟁과 효율이 지배하는 거대한 세상의 논리를 잠시 뒤로하고, 햇살을 모으며 작고 귀엽고 낙천적인 리리들과 동행하는 삶을 꿈꾸는 이들. 0.01초의 타이밍보다 찻잔 속의 고요함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개발진의 다정하고도 고집스러운 세계관을 들여다보았다.
 
'리리의 세계' 개발사 오피스 내부 모습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게임 '리리의 세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리리의 세계'는 하나의 꿈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입니다. 어느 날 우리가 줄어들어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는데, 그 순간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보던 일상의 물건들이 모두 거대하게 느껴졌습니다.
 
'만약 우리가 줄어든 상태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까?' 라는 생각에서 '리리의 세계'의 초기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리리의 세계'는 힐링 감성을 담은 '소인국' 콘셉트의 생활 시뮬레이션 신작입니다.
 
플레이어는 '줄어든 자신' 을 주인공으로, 익숙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지닌 소인국 세계에서 모험을 펼치게 됩니다. 이 세계에서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소인국을 자유롭게 만들어 나가고, 다양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만나 동료가 되며,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인국의 이야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리리의 세계' 관련 아기자기한 소품들
 
Q. 작아진 내가 책상 위 세계를 탐험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따뜻한 기분이 들게 하는 상상입니다. 이러한 세계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이 아이디어는 야근 후 팀원들과 나눈 한밤중의 대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줄어든다면, 지금의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죠. 저희에게 ‘작다’는 것은 부드럽고 가볍고, 공격성이 없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일상 속의 작은 행복과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갈등이나 편견 없이 ‘함께하는 삶’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인 세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일상을 축소한 세계이며, 플레이어가 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경험입니다.
 
책상은 누구에게나 가장 개인적이고 익숙한 공간입니다. 동시에 따뜻하고 공감하기 쉬운 장소이기도 하죠. 물론 게임 속 세계는 책상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거실, 창가, 공원, 편의점 진열대, 비가 온 뒤의 골목 등 다양한 일상 공간이 등장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테마와 분위기를 가진 지역을 계속 확장해 나가며 이 축소된 세계를 더욱 넓혀갈 계획입니다.
 
Q. 정확히, '리리'들은 어떤 존재이고, 또, 얼마나 다양한 '리리'를 만나볼 수 있나요? 
 
'리리'는 플레이어가 살아가는 리리타운의 이웃이자 동료입니다. 단순한 기능적 NPC가 아니라 플레이어와 동등한 친구이며, 이야기와 생활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핵심 존재입니다. 마을에는 스타리, 보보리, 인솔리, 위카리 등 네 가지 주요 종족이 존재하며, 각 종족마다 다양한 아종이 있어 풍부한 리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리리'는 저마다의 성격과 취향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와 함께한 순간들을 기억합니다.
 
상황과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하죠. 이러한 행동은 미리 정해진 스크립트라기보다는 작은 생명체처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마다 리리와의 관계와 경험이 모두 다르게 펼쳐집니다.
Q. '리리의 세계'가 가진 핵심 주제는 무엇일까요?
 
저희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잠시 속도를 늦추고 다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며, 가장 순수하게 즐겁게 놀던 순간의 감각을 되찾길 바랍니다. 게임이 또 하나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Q. '리리의 세계'의 가장 큰 장점은 동화같은 일상의 구현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원칙이 있으실까요?
 
개발 과정에서 저희가 꾸준히 지켜온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플레이어를 ‘퀘스트 목록’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과 매력으로 자연스럽게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둘째, 단순히 사물을 축소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인국 세계에 맞는 논리와 생활감을 충분히 구현하는 것입니다.
 
셋째, 플레이어와 리리는 항상 동등한 친구이자 동반자라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어에게 충분한 자유를 주되, 길을 잃지 않도록 부드럽게 안내하는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저희 아트 스타일은 ‘생활감이 있는 스타일라이즈드 카툰’입니다. 입체감과 생동감이 느껴지는 애니메이션풍 표현에 동화책 같은 따뜻한 감성을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형태와 질감에서는 깔끔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을 유지하면서도 실제 사물의 사용 흔적이나 부드러운 광택 같은 디테일을 더해 현실감을 살렸습니다. 동시에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이야기성이 느껴지는 텍스처를 사용해, 전체 세계가 따뜻하고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데 신경 썼습니다.
 
Q. 세계의 표현 뿐만 아니라 날씨나 시간에 의한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까요?
 
향후 게임 내에는 낮과 밤의 변화, 다양한 날씨, 유성, 오로라 등 여러 환경 변화 요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단순한 분위기 연출을 넘어 일상 속 작은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또한 이러한 자연 현상은 플레이어가 수집하여 자신의 집을 꾸미는 소재로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Q. 가벼운 액션이나 탐험 콘텐츠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구현됐을까요? 힐링 어드벤처 장르를 즐기는 유저층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겠단 걱정도 됩니다.
 
게임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전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축소된 시점’에서의 미시적인 탐험입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콜라 캔은 거대한 장애물이 되고, 피아노 내부는 탐험 가능한 미로가 됩니다. 이러한 탐험은 건설과 힐링 경험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탐험을 통해 재료와 영감을 얻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구조이기 때문에 힐링 게임을 선호하는 플레이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Q. 공개된 콘셉트상으로는 마냥 행복할 것 같은 기대가 있습니다만 치유나 극복에 의한 서사도 자주 다뤄지는 소재이기도 하죠. 혹시 슬픔이나 상실을 다루는 장치도 존재할까요?
 
물론 있습니다. 치유는 단순한 행복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겪는 슬픔이나 상실 같은 감정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게임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어둠별’ 이라는 요소로 표현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어둠별 깊은 우물’ 을 탐험하며 ‘마음의 에너지’를 통해 이를 정화하고, 그 과정에서 치유와 성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Q. 이러한 감성 게임에서 소셜 요소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친구와 함께 즐기거나, 게임 내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리리의 세계의 멀티플레이 요소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지향하는 멀티플레이는 강요되지 않는 부드러운 소셜 경험입니다.
 
혼자서도 모든 콘텐츠와 보상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원한다면 친구의 집을 방문하거나 함께 탐험하고 퍼즐을 해결하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용 공간에서는 서로 다른 플레이어가 같은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아이템을 공유하며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경쟁 요소나 등급 제한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함께 즐길 수 있는 구조입니다.
Q. 메인 스토리 스토리 볼륨은 어느 정도일까요?
 
게임에는 강하게 플레이어를 끌고 가는 단일한 메인 스토리 대신, 일상적인 이야기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지역별로 진행되는 이야기 챕터가 있으며, 예를 들어 ‘거대 우바 숲’이나 ‘벨 에포크’ 같은 지역마다 고유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또한 '리리'들과 함께 서서히 풀어가는 작은 이야기와 ‘마음의 바다’ 같은 신비로운 공간에 숨겨진 단편적인 이야기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Q.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이 초반에는 이것저것 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게임 시스템을 파악하고 나면 효율에 치중한 반복 작업이 되기도 합니다. '리리의 세계'는 이런 중후반부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저희는 처음부터 ‘게임이 점점 일처럼 느껴지는 문제’를 피하고자 했습니다. 게임에는 강제 출석이나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없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속도에 맞게 원하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생활 테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크리에이터와 함께하는 콘텐츠 확장 계획도 준비 중입니다. 또한 생활 콘텐츠 역시 부담이 되지 않도록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Q. 이번 CBT에서 유저 분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기대하시나요?
 
이번 CBT를 통해 플레이어가 소인국 세계 속 다양한 ‘생활의 순간’을 직접 경험하길 바랍니다. 탐험, 재배, 요리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이 세계가 가진 감정과 분위기를 느끼고, 리리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 세계에 녹아들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플레이어가 경험한 순간들을 자유롭게 공유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플레이어의 가장 솔직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듣고 싶습니다. 세계의 생활 경험, 핵심 콘텐츠, 리리와의 상호작용, 멀티플레이 경험 등 다양한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버그, 성능 문제, 그래픽, 기기 호환성 등 기술적인 피드백도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의견은 향후 게임을 더욱 완성도 높게 다듬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것입니다.
 
저희는 이 게임이 ‘잠시 속도를 늦추고 나 자신으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힐링 게임’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삶의 작은 아름다움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계, 외롭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부담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정신적 유토피아가 되었으면 합니다.
 
 
Q. 한국에서의 오프라인 이벤트나 굿즈, 팝업 행사 등을 기대해도 될까요? 혹시 준비 중인 협업 이벤트가 있다면 소개 바랍니다.
 
저희도 현실 세계와의 연결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아트토이 시장과의 협업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으며, 게임 캐릭터를 실제 피규어나 굿즈로 제작하는 계획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IP와 협업해 소인국 시점에서 친숙한 사물을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도 구상 중입니다. 한국 오프라인 관련 계획은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Q. 개발팀 개개인에게도 '리리의 세계'를 구현하면서 게임에 꼭 구현하고 싶었던 소중한 개인적 소품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해줄 수 있으실까요?
 
실제로 많은 요소가 팀원들의 일상에서 출발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NPC '도리’는 초창기 개발팀의 모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것을 잘하고 싶지만 때때로 서툰 모습이 담겨 있죠.
 
또 많은 사랑을 받는 ‘우바’는 길고양이와 같은 작은 동물들에 대한 관심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세계관 자체도 야근 후 나눈 팀의 대화에서 시작된 아이디어였습니다.
 
 
 
Q. 마지막으로 '리리의 세계'를 기다리는 유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은 마을 리리 타운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에서는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를 따라잡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자신답게 머물며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일상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발견하길 바랍니다. 이 세계를 찾은 모든 분들이 따뜻한 동행 속에서 편안한 삶을 느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는 힐링을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 말하지만, '리리의 세계' 개발진이 정의하는 치유는 조금 더 입체적이다. 그들은 마음속의 슬픔을 '어둠별'이라 부르고, 이를 우물에서 정화하는 과정을 통해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보듬는 방식을 택했다. 진정한 유토피아는 그림자가 없는 곳이 아니라, 그림자마저 빛으로 바꿀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곳임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문득 나의 좁은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마감에 쫓기며 신경질적으로 두드렸던 키보드와 식어버린 커피잔이, 어쩌면 리리들에게는 거대한 산맥이자 끝을 알 수 없는 호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묘한 위로를 받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단 몇 도만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증명하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이들의 인사는, 속도전이 일상이 된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정성껏 빚어낸 리리타운의 문이 열리는 날, 우리는 비대해진 고민들을 문 앞에 내려놓은 채 비로소 가장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신만의 작은 숲을 거닐게 될 것이다. 당신의 책상 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작은 기적들이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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