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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아틀라스 '페르소나 5 택티카', 새롭지만 한없이 가벼운 SRPG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4-01-03 02:42:32 (수정 2024-01-02 23: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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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스팀덱 환경에서 플레이 및 촬영 후 작성되었습니다.

페르소나 5의 새로운 외전이 하나 추가됐다. 기존 외전들과 마찬가지로 원작과 전혀 다른 장르를 택한 게임, SRPG로 돌아온 '페르소나 5 택티카'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은 JRPG다. 그중에서도 페르소나 5는 페르소나 연출과 독특한 아트 스타일, 약 100시간 분량의 콘텐츠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뛰어난 발전을 보여주며 시리즈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페르소나 5는 리듬 게임인 '페르소나 5 댄싱 스타 나이트'와 액션 RPG인 '페르소나 5 스크램블 더 팬텀 스트라이커즈', 던전 RPG인 '페르소나 Q2 뉴 시네마 래버린스' 등 다양한 장르의 외전으로 파생되었고, 최신작인 SRPG 페르소나 5 택티카에 이르렀다.

페르소나 5 택티카의 이야기는 세상의 악인들을 개심시키는 마음의 괴도단이 어느 겨울 르블랑에 나타난 이상한 문을 통해 이세계로 날아가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지배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이세계 '킹덤'에서 자유를 갈구하는 혁명가 '엘'을 만나고, 현실 세계에서 행방불명된 국회의원 '카스카베 토시로'와 함께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혁명에 동참한다.

스토리의 큰 틀은 불의에 맞서 반역하고 자유를 꾀하는 페르소나 5와 유사하다. 새로운 캐릭터 엘과 카스카베 토시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주변의 억압과 과거의 비극으로 인한 무력함을 극복하고,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주제로 삼았다. 마음의 괴도단은 이번 작품에서 스토리를 이끄는 주인공이라기 보단 두 캐릭터의 조력자에 가깝지만, 각자 과거 사건에서 얻은 교훈을 얘기하고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함께 성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페르소나 5 택티카는 원작을 모르는 게이머도 아는 팬도 무난한 캐릭터 성장의 이야기로 즐길 수 있다.


반역의 다음 이야기는 혁명 = 게임조선 촬영


원작을 모르더라도 게임 내 대화와 설정집 등을 통해 큰 어려움 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전투전투는 아군 턴과 적군 턴을 번갈아가며 진행하면서 캐릭터의 이동 범위와 사거리에 따라 공격하는 기본적인 SRPG 방식에 '엑스컴' 시리즈나 '전장의 발큐리아' 시리즈처럼 엄폐의 개념을 더한 방식이다. 거리나 엄폐에 따른 명중률 보정 없이 일반 공격은 100% 명중하지만, 엄폐 중이거나 고지대에 위치한 캐릭터는 피해를 적게 입고, 캐릭터를 가릴 정도로 커다란 엄폐물 뒤에 있을 경우 일반 공격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는다.

엄폐 중인 캐릭터는 스킬로 자세를 무너뜨리거나 근접 공격과 위치 이동 스킬로 엄폐를 해제시킬 수 있다. 엄폐 중이 아닌 캐릭터를 공격하면 크리티컬 판정과 함께 한 번 더 행동할 수 있는 1MORE 상태가 된다. 이렇게 1MORE가 된 적을 중심으로 아군 캐릭터 셋이 삼각형 모양으로 둘러싸면 원작의 총공격에 해당하는 전체 공격, '트라이뱅글'을 사용할 수 있다.

언뜻 보면 1MORE를 이용한 연속 행동과 총공격 등 전투 방식이 원작과 유사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속성과 내성이다. 여신전생 시리즈와 페르소나 시리즈는 각 캐릭터의 내성과 무효, 반사에 해당하는 속성을 파악하고, 약한 속성으로 공격해 유리한 전투를 만드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페르소나 5 택티카엔 속성이 화상, 빙결, 감전 등 상태 이상으로 대체되었고, 서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 독립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속성을 신경쓰지 않아도 엄폐만 해결하면 계속 공격을 이어갈 수 있어 이 게임의 전투는 시작부터 끝까지 1MORE를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고 트라이뱅글로 적을 소탕하는 일관된 흐름으로 진행된다. 행동을 종료하기 전까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1MORE로 추가된 이동력 만큼 캐릭터들을 멀리 이동시켜 트라이뱅글을 크게 만들면 1~2턴 만으로 막대한 광역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 스킬이 있긴 하지만 무조건 적 하나를 지정해 그 주변에만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적들은 뿔뿔이 흩어져 있어 효율이 나쁘다. 캐릭터의 이동과 지형을 이용한 전투는 분명 SRPG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지만, 속성과 내성의 영향이 적고 어떤 맵을 플레이해도 비슷한 전투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약점을 찌르고 턴 이득을 보는 페르소나 전투 방식은 SRPG에 맞춰 변경 = 게임조선 촬영


총 공격은 세 캐릭터를 잇는 삼각형 안의 적을 모두 공격하는 트라이뱅글이 됐다 = 게임조선 촬영


보스전은 기믹 파훼로 변주 = 게임조선 촬영

속성과 내성이 바뀌었기 때문에 캐릭터 육성도 크게 바뀌었다. 각 캐릭터는 레벨업과 퀘스트를 통해 스킬 포인트를 얻고, 이를 공격 마법과 특수 능력에 분배해 강해진다. 또한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마음의 괴도단 캐릭터들도 다른 페르소나를 장착할 수 있다. 즉, 페르소나를 통한 스킬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단, 모든 캐릭터가 페르소나를 착용할 수 있어도 모두 원작 주인공처럼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의 페르소나들은 자신의 고유 기술과 계승 기술 단 두 가지 기술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시브 스킬과 액티브 스킬을 합쳐 8개, 여기에 특성으로 다양한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었던 원작과 비교하면 다양성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회전설법이나 죽어줄래? 같은 고유 기술도 대거 삭제되어 페르소나 육성의 즐거움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페르소나를 사용해 각종 상태 이상이 붙은 무기를 만들 수 있는데 고난도에서도 상태 이상을 사용하지 않아도 1MORE와 트라이뱅글만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적다.


각 캐릭터는 기본적인 페르소나 스킬과 특화 스킬로 육성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솔직히 죽어줄래? 없는 앨리스가 앨리스인가? = 게임조선 촬영


무기도 부가 효과보단 피해량과 사거리 중에 보는 경우가 많다 = 게임조선 촬영

전반적으로 스토리와 컷신, 연출의 완성도는 페르소나 5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전투와 육성 부분에선 주로 페르소나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길 요소들이 눈에 띄었다. 페르소나를 SRPG라는 장르에 맞게 바꾼 부분은 신선했지만, 플레이할 수록 깊이감은 얕은 느낌을 받았다. 특히 전투는 페르소나 팬들에겐 이질적이고, SRPG 게이머에겐 심심한 다소 어중간하게 느껴질 것이다. 호평받는 스토리조차 원작의 팰리스 하나 분량 수준이라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끝나는 아쉬움을 맛봐야 한다.

페르소나 5 택티카는 페르소나 5의 외전으로서 가치가 충분하지만, 페르소나 시리즈의 한 작품, 혹은 SRPG의 한 작품으로서 가치는 아직까지 높게 평가하기 어려울 듯 싶다. 팬 서비스 측면에선 그 소임을 훌륭히 다했지만, 독립적인 작품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더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페르소나 시리즈답게 스토리와 컷신, 연출은 만족스러운 편 = 게임조선 촬영


특히 합체 실패 라벤차는 이 게임을 하는 이유 = 게임조선 촬영


새롭되 얕은 아쉬움은 남긴 작품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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