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찢어질 듯한 미소'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블레스' 미디어 간담회 이후 약 열흘 만에 부산 '지스타2012' 현장에서 다시 만난 한재갑 블레스 총괄PD는 대화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장에서 보여줬던 긴장감이 역력하던 표정은 찾으려야 찾을 수 없었다.
"'블레스' 데뷔무대는 아주 성공적입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첫번째 자체개발 MMORPG라는 점에서 부담도 컸었는데, 이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네요.(웃음)"
◆ '원조 RPG'+'최신기술' 접목…성공적 데뷔무대
'블레스'는 네오위즈게임즈의 개발 자회사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에서 약 4년여간의 담금질 끝에 내놓은 대작 MMORPG로 최근 폐막한 지스타2012를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언리얼엔진3를 기반으로 한 미려한 그래픽과 RPG 본연에 충실한 액션, 퀘스트 등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에도 성공했다. 한마디로 '최신 기술'에 '기본'을 접목시킨 다소 허무한(?) 전략이 흥행의 열쇠가 된 것.
"타게팅 방식이나 연계기, 콤보 등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운을 뗀 한재갑 PD는 "어떤 핵심 시스템을 도입하느냐보다 이용자들의 꿈과 로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지 여부가 더욱 중요했다"며 "최근 MMORPG들의 최종 목표가 PVP(유저간대결)라면 '블레스'는 RPG(롤플레잉게임)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고전적인 재미, 바로 클래식 MMORPG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은 '고전'과 '명작'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고전은 RPG의 근원적인 재미를 다시 잘 만들어보자는 뜻이고, 명작은 말 그대로 다수의 RPG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에 동석한 이정현 '블레스' 기획팀장은 초기 RPG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게임 속 즐거움을 재현해 내기 위해 현실적인 환경요소와 스토리를 통한 상호작용 등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현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지만 게임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주기 위해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 어느 하나 허투루 배치하지 않았다는 것.
이 팀장은 "'블레스 속 월드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전제를 기본으로 두고 사건 스토리의 개연성과 그에 따른 현실감, 몰입감을 주기 위해 월드 뿐 아니라 인물과 사건간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뒀다"며 "몰입이라는 요소를 깨드리지 않는 것이 블레스 기획의 최대 철칙이었다"고 말했다.
또 "NPC들 역시 단순히 퀘스트를 주는 '자판기'가 되지 않도록 했다"며 "이용자들의 게임이용 방식에 따라 NPC와의 정서적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얘기를 듣고 있던 한 PD는 "블레스는 이용자와 게임 속 사건간의 상호작용에 동적으로 대응하는 '인물' 중심의 게임"이라고 첨언하며 웃어 보였다.
◆ 여성이용자까지 사로 잡은 화려한 그래픽 '일품'
'블레스'가 성공적인 무대를 치러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웅장하면서도 깔끔한 그래픽이 있다.
화려한 액션과 정교한 배경은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블레스'는 MMORPG 장르의 주요 타겟인 남성 뿐 아니라 여성 이용자들까지 네오위즈게임즈 부스 앞에 발길을 머물고 게임영상을 지켜봤다. 이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화려한 영상 때문.
블레스팀의 송민규 AD는 "생명력이 긴 MMORPG 장르의 특성상 트렌디함을 강조하기 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그래픽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또한 판타지 배경의 세계관을 현실감 있게 연출하기 위해 해외답사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송민규 AD 등 개발자 일부는 중세 양식들을 잘 보존하고 있는 스페인으로 출장을 떠나 현지 문화 및 건물양식, 토양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몸으로 익히고 카메라 속에 담아 왔다. 이를 토대로 게임 속 배경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는 설명이다.
송 AD는 "단순히 예쁘다고 해서 모두 넣은 것은 아니"라며 "중세 유럽지방에 특정 양식의 건물이 지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과연 이러한 것들이 블레스라는 월드 속에서는 어떻게 구현될까 등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적용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유저들은 '블레스'를 통해 더욱 세부화된 '3세대 커스터마이징'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단순한 코스튬 교체 수준에서 벗어나 이용자 설정에 따라 옷의 주름 표현까지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왼쪽부터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의 송민규 AD, 이정현 기획팀장, 한재갑 PD
한재갑 PD도 거들었다.
한 PD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커스터마이징 1세대라면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이 2세대, '블레스'가 3세대"라고 말하며 "코스튬이나 캐릭터 얼굴, 체형 등 기존의 커스터마이징 범위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까지 수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커스터마이징은 개발초기부터 중요하게 꼽았던 부분으로 이미 1~2년 전에 절반 이상의 개발을 마친 상태"라며 "블레스의 커스터마이징이 세상에 공개되면 많은 이들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블레스의 '3세대 커스터마이징', 실생활 범위까지 영역 넓혀
물론 이들의 염원이 담긴 '블레스'의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여전하다. '크로스파이어', '피파온라인3'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미래를 책임져야한다는 중압감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
"회사에 처음 입사를 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였습니다. 지금의 네오위즈게임즈는 도전을 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세월이 지난 뒤 지인들과 함께 모여 '그때 그 시절 블레스를 했었는데'라고 회상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편, 네오위즈게임즈의 첫번째 자체개발 MMORPG '블레스'는 내년 상반기 1차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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