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크레이 저택 사건 이후 수십년이 지나도록 생체병기 B.O.W.의 위협이 끝나지 않은 바이오하자드 세계관에서 최고의 겁쟁이와 시리즈 최고의 터프가이가 만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넘버링 시리즈 9편이자 최신작인 '바이오하자드 레퀴엠(RE9UIEM)'이 26년 2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캡콤 아시아와 캡콤 게임의 한국 공식 유통사 게임피아는 17일 미디어를 초청해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15분 내외의 간단한 체험판 빌드 플레이가 가능했으며 이후 프로듀서 '쿠마자와 마사토'의 게임 소개 및 시연이 이어졌다.
쿠마자와 프로듀서는 본작의 특징에 대해 역대 주인공 중 가장 겁쟁이인 FBI 수사관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와 역대 주인공 중 가장 터프한 DSO 요원 '레온 스콧 케네디'가 등장하여 '호러와 액션의 융합으로 감정을 뒤흔드는 이야기'로 요약했으며 이전작의 플레이 체험을 기반으로 하여 더욱 발전한 게임성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십수년 만에 다시 게임의 배경이 된 라쿤 시티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게임조선에서는 현장에서 진행한 쿠마자와 프로듀서의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해봤다.

Q
정식 넘버링 시리즈에서는 새로운 주인공인 '그레이스 애쉬크로프트'가 등장하게 됐지만 실은 성씨를 보면 외전작인 '바이오하자드 아웃브레이크'에 등장했던 '알리사 애쉬크로프트'와의 연결점이 존재한다.
앞으로 넘버링 시리즈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스핀오프 작품들에서 가지치기 식으로 세계관이 확장되고 등장인물들이 출연하는 것인가?
A
말씀해주신 대로 '바이오하자드 아웃브레이크'의 알리사처럼 다른 스핀오프작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본작은 그레이스와 레온을 중심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레이스와 레온이 품고 있는 비밀이 라쿤 시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가 본작의 핵심 포인트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Q
타이틀 이름에 들어가는 '레퀴엠(RE9UIEM)'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A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레이스의 입장에서는 어머니인 알리사의 과거를 마주하는 진혼, 라쿤 시티의 입장에서는 도시에 살아있었고 죽어간 모든 존재에게 바치는 진혼을 의미하며, 레온이 가지는 진혼의 의미는 게임 내에서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Q
레온은 세계관의 시열대를 기준으로 하면 굉장히 오랜만에 재출연하는 셈이다.
본작을 통해 입문하는 이들은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A
본작은 처음 즐기는 사람들도 온전히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각본을 구성했다. 물론 과거작을 해봤고 사전 지식이 있다면 200% 즐길 수 있겠지만 굳이 레온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2편에 해당하는 R.P.D. 시절 라쿤 시티에서 벌어진 사건 정도다.
해당 내용 정도만 알고 있다면 본작을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며 실제로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 전게에서 충분한 묘사와 설명이 곁을여질 예정이다.

Q
레온의 캐릭터성이 워낙 강하여 그레이스가 묻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레이스를 돋보이게 할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A
그레이스는 시리즈 내에서 가장 겁이 많은 캐릭터다. 실제로 인트로 파트를 보면 겁쟁이 캐릭터임을 강조하기 위해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고 얼굴에 식은 땀이 맺혀 있도록 묘사한 장면들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세심한 라이팅 기법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숨을 고르는 소리처럼 음향적인 부분에도 디테일을 챙겼다.
그녀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플레이어들에게 아마 큰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더블 주인공 체제인데 둘의 플레이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는지, 비중 분배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도 궁금하다.
A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둘의 비중은 반반에 가깝다. 비슷하게 더블 주인공 체제를 사용했던 '바이오하자드 2'와 리메이크작인 '바이오하자드 RE:2'의 경우 주인공별로 이야기가 나뉘어 전개됐는데, 이번에는 하나의 서사 내에서 그레이스와 레온을 오가며 게임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Q
그렇다면 4편처럼 두 주인공이 동행하는 파트도 있는 것인가?
A
이 부분은 너무 자세히 답변드리면 즐거움을 빼앗는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긴 하지만, 우선 무조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두 주인공은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며 서로의 행동이 다른 주인공의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상황도 존재할 것이다.

Q
본작의 호러 파트는 어느 정도로 무섭게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A
공포의 레벨은 사실 개인차에 따라 느껴지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시리즈에서 가장 무섭다고 평가받는 7편 '바이오하자드 레지던트 이블'은 너무 무섭다는 피드백들이 있었기 때문에 본작은 그것보다는 조금 덜 무서운 '바이오하자드 RE:2'정도의 공포 레벨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 도입부에서 1인칭과 3인칭을 고를 수 있고 게임플레이 도중에도 메뉴를 통해 2개의 시점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것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너무 무서워서 플레이어가 움직이지조차 못하는 상황은 피하고자 했지만, 그 와중에 서바이벌 호러 게임으로서 지금까지 시리즈를 접하며 느껴봤을 모든 공포는 전부 담아보고 싶었다.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복도를 걷고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공포와 죽음을 대면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전투처럼 다양한 요소가 조화롭게 섞여 있기 때문에 다각적으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호러와 액션의 융합이라는 방향성을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시리즈가 장기화되면서 팬들에게 어떤 플레이 체험을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실제로 멀티 플레이 기반의 온라인 게임을 출시하는 것처럼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며 최근에 선보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바이오하자드 RE:4'는 액션에 주력한 시리즈였기 때문에 본작에서는 호러에 조금 더 비중을 주는 융합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사우나에 있다가 찬물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은 것처럼 호러와 액션의 교차를 통해 공포와 쾌감을 모두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그대로 본작의 방향성이 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Q
하지만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특성상 후반부에 가면 무기와 탄약 보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그레이스도 말미에 가면 무섭다고 소리지르면서 적들을 다 쏴죽이는 괴리감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기조는 제한된 자원을 관리하며 살아남는 것이 관건인 서바이벌 호러다.
우려하신대로 그레이스가 소리를 지르면서 실제로 적을 다 쏴죽이는 플레이는 나오지 않을 것이지만 레온의 경우 충분한 액션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 대비를 즐겨주셨으면 한다.
Q
답변한 내용과 별개로 시리즈의 전통에 따라 클리어 특전을 통해 무한탄창 로켓 런처나 톰슨 기관단총과 같은 강력한 무기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 그런 무기가 있다면 그레이스도 무쌍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A
해당 내용을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분명 이전작에 지지 않을만큼 재미있는 요소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Q
더 게임 어워드에서 공개된 신규 트레일러를 보면 레온이 4편에서 본인을 괴롭혔던 '빵봉투' 닥터 살바도르를 연상케 하는 전기톱을 들고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본작과 관련하여 꼭 한번 눈여겨봤으면 하는 특별한 무기가 있을까?
A
본작을 상징하는 무기는 디럭스 스틸북 에디션에 등장하는 'RSh-12'다.
등장인물들이 해당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추후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낼 기회가 있을 것이며 지속적으로 트레일러에 노출될 예정이므로 주목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2026년은 프랜차이즈 3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레퀴엠이라는 제목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일각에서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내에서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짐작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A
30주년에 맞춰 게임이 출시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다.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아서 다소 늦어진 것이며 앞으로 시리즈가 어떻게 전개될지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본작의 경우 자체 완결작이다. 8편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경우에도 사실 후속작을 고려하고 7편 '바이오하자드 레지던트 이블'을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7편을 제작하면서 애착이 남은 제작진이 그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개발이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본작도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을 것 같다.

Q
시리즈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과 이유가 궁금하다.
A
초등학생 때 플레이한 오리지널 2편, 정확히는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이다.
당시 플레이한 게임의 프로듀서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웃음)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작품이라서 본작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 작품에 지지 않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Q
동시 발매 플랫폼 중에 '닌텐도 스위치 2(NS2)'도 포함되어 있다.
퍼포먼스와 관련하여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는가?
A
멀티 플랫폼 시대라서 처음부터 PC와 NS2를 고려사항에 넣고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에 NS2에서도 충분히 쾌적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조이콘 2'의 마우스 조작은 대응하지 않을 예정이다. 만약 조이콘 2 한개를 마우스로 활용할 경우 PC의 키보드-마우스 조합과는 달리 남은 한개의 조이콘 2로는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크게 줄어들게 되어 오히려 조작감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방향성을 정했다.
Q
최근 캡콤 게임들은 자사의 IP를 활용한 내부 콜라보가 활발하지만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그런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본작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생각인가?
A
아직 내부적으로 자사 콜라보가 결정된 부분은 없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굉장히 유혈이 낭자한 하드한 게임이라서 잘 허용해주지 않는 것 같다.(웃음)
그래도 다크한 세계관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포르쉐와 협업을 하면서 레온이 탑승한 자동차의 브랜드가 포르쉐로 나오는 등의 외부 콜라보는 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