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도형 성우
유니크한 미성의 목소리로 KBS 공채 최연소 성우로 시작한 성우 남도형은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하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제이스'와 던전앤파이터의 '남자 마법사'를 연기한 주인공이 바로 그다. 그 밖에도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도타2 등에서도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연기하며 게이머를 만나왔다.
남도형 성우는 스스로 게이머를 자처한다. 평소 스타크래프트2와 도타2 등의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특히 콘솔게임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GTA5와 포켓몬, 보더랜드 등을 즐기고 있다.
던전앤파이터의 남자 마법사는 그가 첫 연기한 게임 캐릭터다. 남도형 성우는 "게임은 애니메이션의 액기스라고 할 만큼 캐릭터의 연기가 함축되어 있다" 며 "또한 한 대사를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매력적이다"고 전했다.
게임 외에도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올해 9년 차 베터랑 성우인 남도형을 게임조선에서 만났다.
- 남도형 성우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83년생 KBS 공채 성우 32기 성우 남도형입니다. 지금은 경력 9년 차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하고 있고요.
23살에 입사해 KBS 공채 성우 중 최연소로 입사했습니다. 동기들이 대부분 72~73년생이니깐 이른 나이에 성우가 된 것이죠. 당시 저는 실력보다는 미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발탁된 것 같습니다. 실제 입사 후 저의 목소리가 신기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많이 배워야 한다는 말도 같이 많이 들었어요.
- 성우가 된 계기는?
첫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이정구 선배의 목소리였습니다. 2003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생활을 했는데요. 병실에서 우연히 영화 클리프행어와 다이하드4를 연달아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주연 배우의 더빙 목소리가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봤는데 '보이스엑터'라는 카페를 발견했어요. 알고보니 그곳은 성우 지망생들이 활동하는 카페였습니다.
게시글을 한참 보다가 다음날이 보이스엑터 오프라인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모임에 호기심으로 참석하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성우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그 날 어머니가 제가 다리를 다친 것 때문에 처음으로 제 사주를 봤다고 하셨는데 "말을 하면 사람이 모인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성우'라는 말이 뭔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성우 세계에 첫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지망생 시절에는 강수진 선배의 팬이었어요.
- 강수진 성우도 알고 있나?
성우 활동 중 녹음을 같이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그때는 같은 직업의 동료, 선후배가 아닌 팬으로 행복했습니다. 녹음 작업 후 회식 자리에서 팬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강수진 선배가 고맙다면서 "이제 (남)도형이도 성우가 되었으니 팬이 아닌 성우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죠.

- 지난해 성우 지망생이 2000명을 넘어섰다. 성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개인적으로 성우라는 직업의 만족도는 0순위입니다. 그런데 성우를 지망하는 후배분들은 단순한 성우에 대한 환상을 멀리하고 입문했으면 합니다.
성우 세계에서 핑크빛 미래나 대박을 노리는 시기는 지난 것 같습니다. 90년대와 2000년도 초반까지는 그런 분위기가 없진 않았지만 지금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성우는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성우란 캐릭터를 대표하는 것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잘하는 연기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성우는 연기자다'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일본 성우들과 자주 비교되곤 하는데
일본은 국내에 비해 성우로 활동하기 환경이 많이 다르고 부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출시되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수가 많다는 점이 장점이고 두터운 팬층과 성우 활동 영역이 다양하다는 점도 부럽습니다.
한국은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더빙에서 나레이션과 광고 등으로 활약했고 쵝느에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대신 한국은 활동 중인 성우가 약 300여 명인데 일본은 수 천명에 달하기 때문에 개개인 모두 경쟁력을 갖춘다기 보단 그 중 일부만 주목받는 점도 있습니다.
저는 게임을 다양하게 즐기고 특히 콘솔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성우 지망생 시절 반다이에서 '기동전사 건담 : 해후의 우주'의 한국어 더빙의 엑스트라 작업을 모집할 때 지원해 남자2로 출현했던 경험이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죠. (당시 엑스트라 4명 중 3명은 현재 성우로 활동 중)
- 얼마 전 연기했던 ‘한자와 나오키’가 종방했다
최근 종방한 한자와 나오키는 이를 악물고 연기했던 작품으로 정말 열심히 작업했다 생각이 듭니다.
역할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제작진도 좋았죠. 한자와 나오키를 통해 저는 성장했다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쉽게도 베스트 연기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고 드라마를 시청한 분들 역시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외 올해는 가면라이더 포제: 메테오와 로보캅 폴리 3기, 골판지 전사로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 근래 열혈 소년 연기가 많은데 해보고 싶은 성향이나 장르 캐릭터가 있는가?
애니메이션 활동에서 열혈 소년 연기는 아마도 성우 은퇴하는 날까지 계속될 숙명의 캐릭터가 될 것 같습니다. 해보고 싶은 역할은 순정 학원 물에서 등장하는 야리야리한 소녀 감성의 남자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은데 말이죠.
다행히 게임에서는 순정 남자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죠. 게임 속에서 괴물 연기를 많이해보고 싶네요. 저는 아기부터 괴물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연기도 호평받고 있지만 노래도 잘 부른다던데
성우가 되기 전 성우 지망생 시절만 해도 스스로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했지만 데뷔 후 주변을 둘러보니 저보다 더 노래 실력이 뛰어난 성우가 많아 부끄럽네요.
하지만 노래를 더 잘 부르고 싶은 마음에 성악 발성 레슨을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악 발성 레슨은 성우의 목소리 연기에 효과가 좋아요. 목소리의 톤이 더 다양해지고 성대를 다루는 다양한 기술을 늘어나기 때문이죠.
- 전문 성우가 아닌 유명 연예인이 외화 더빙에 참여하면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긍정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섭외된 유명 연예인이 더빙 연기에 대한 충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생각한 작업이 있었습니다. 성우가 주연, 유명 연예인이 조연으로 녹음에 참여해 연기를 집중했고 작품의 완성도를 살리면서 홍보 효과도 얻었던 경우였죠. 성우와 유명 연예인의 역할이 명확했고 순효과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몬스터 호텔(2012년)'작업입니다.
몬스터 호텔을 더빙하기 전까지 저는 유명 연예인의 더빙 참여가 불만이기보단 작품이 아쉽다는 생각과 성우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몬스터 호텔 더빙 참여 후 이게 바로 연예인을 기용한 한국어 더빙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생각이 달리졌습니다.
그전까지 유명 연예인이 더빙에 참여한 대부분의 외화는 유명 연예인이 주연, 성우가 조연을 연기했는데, 몬스터 호텔은 성우가 주연 연기를, 유명 연예인으로 섭외된 컬투가 조연 연기를 해 서로의 역할에서 시너지를 얻었고 더빙 과정이나 결과 모두 좋았습니다. 또 컬투가 작품 홍보를 도우면서 좋은 홍보 효과도 얻었죠. 그렇게 작업한 몬스터 호텔이 누적 관람객 100만을 돌파하면서 성적도 좋았고요.
- 성우 연기 중 성취감 또는 보람을 느꼈을 때가 있었나?
다른 말이 필요 없습니다. 연기했던 작품을 주변에서 잘 봤다는 연락이나 녹음할 때 동료 성우나 PD님, 팬들의 좋았다는 메시지에서 성우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에 만났던 모녀 팬에게도 큰 감동을 받았어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두 모녀 모두 제 팬이라며 인사를 청했는데,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자녀가 성우의 팬이라는데 그것을 응원해주고 같은 팬이 되어준 모습이 매우 좋았습니다.
- 지난 6일 프리허그 행사가 성황리 종료됐고 평소 소녀 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무슨 부연 설명이 필요할까요. "사랑합니다. 앞으로로 남도형 사랑해주세요." 어디서든 프리허그 환영합니다.
- 영화, 애니메이션 연기 외 게임 연기도 많았다.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성우의 활동은 크게 내레이션과 광고, 애니메이션과 게임 더빙이 있는데, 연기하는 입장에서 광고는 짧은 시간 동안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내레이션의 액기스라고 할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게임은 애니메이션의 액기스라고 할 만큼 캐릭터의 연기가 함축되어 있고 각각의 몇 초에 불과한 짧은 대사로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애니메이션은 화면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실어주지만, 게임은 죽어있는 캐릭터를 목소리로 살려야 해 연기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등은 같은 대사를 반복해서 하지 않지만 게임은 캐릭터가 한 대사를 수십, 수백 번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기가 아주 어렵고 평소 작업보다 더 집중이 필요합니다.
- 연기 중 기억에 남거나 특별한 배역이 있다면?
가장 특별했던 작품은 외화 더빙으로 참여했던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년)'입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첫 외화 더빙 작품이고 주연을 연기했습니다. 2010년 구정 연휴에 TV를 통해 방영되었고 영화를 본 많은 분이 연기가 좋았다는 평을 주셔 제가 대중에겐 처음으로 인정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던전앤파이터의 남자 마법사 역시 저에게 특별한 작업이었는데, 성우 데뷔 후 처음으로 참여한 게임 더빙이기 때문이죠. 그전부터 게임 더빙을 희망했으나 기회가 없었어요.
남자 마법사 연기한 후에야 게임 업계에서 더빙 제안이 들어왔고 아이온과 블레이드앤소울,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 등의 더빙 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 후 던전앤파이터가 영화 페어리 테일과 콜라보레이션 사업을 진행했고 저는 다시 한 번 나츠라는 게임 속 크리처의 목소리로 던전앤파이터와 만났죠. 아직 남자 마법사 상위 직업이 등장하지 않아 던전앤파이터와 다시 만나게 될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던전앤파이터 게임조선 회원분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 여가는 주로 무엇으로 보내나?
운동을 못 해 살이 점점 찌고 있습니다. 곧 70kg를 돌파할 예정이네요. 여가에는 주로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최근에 했던 게임은 GTA5와 스타크래프트2, 도타2, 보더랜드, 캐슬배니아2, 포켓몬 등이 있군요. 가끔은 RC카를 굴리기도 합니다.
- 아직도 웨딩피치의 데이지가 이상형인가?
이전에 웨딩피치의 데이지가 이상형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여전히 그와 같은 강한 이미지의 여성이 매력 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군요. 만약 이런 이상형을 만나면 강력하게 대쉬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 성우 외 해보고 싶은 다른 일이 있나?
성우로 활동하며 20대 중반부터 가졌던 것이 하나 있어요. 지금이 아니라 나중에라도 실제 연기를 도전하고 싶어요. 최근 개봉한 영화 노브레싱의 오프닝 부분에서 아나운서 역할로 1분가량 조연으로 출연했는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성우 남도형, 어떤 성우로 기억됐고 싶나?
강수진 선배를 닮고 싶어요. 대중에게는 "하이틴 성우하면 남도형" 이런 수식어로 기억되길 바라고 성우들 사이에서는 "남도형, 10대 연기는 정말 열심히 했던 성우"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바람 또는 자유로운 한마디
성우의 목소리가 게임 속 캐릭터에게 생명을 불어넣는다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에게 성우 남도형이 기억될 수 있길 바라며 앞으로 더 좋은 활동과 더 좋은 연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영진 기자 cad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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