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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인디노트] 와이너리 시뮬레이션 게임 '헌드레드 데이즈', 퍼즐과 경영의 절묘한 조화!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1-10-28 07:40:22 (수정 2021-10-28 06: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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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드레드 데이즈'는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게임이다. 와인을 만들기 위해 양질의 포도를 선정하는 것부터 적합한 농지를 구입하고, 생산 설비를 구축하며, 마침내 자신이 조합한 라벨을 붙여 상품을 생산하기까지 와인이 만들어지는 모든 것을 하나의 게임으로 구성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유저가 만들고 판매하는 상품이 와인이라는 것 빼고 다른 경영 시뮬레이션과 차이점을 거의 못느낄 것이다. 실제로 자원을 모은 후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과정은 여타 경영 시뮬레이션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만, 헌드레드 데이즈는 그 과정을 '퍼즐'이라는 수단을 사용해 극단적으로 단순화시켜 입문의 벽을 크게 낮췄다.

우선 게임을 시작하면 작은 포도밭과 포도원, 창고 등 와인을 만들기 위한 재료와 시설을 받게 된다. 일반적인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면 포도원이나 창고에서 그래프를 움직이거나 수치를 직접 입력해 와인의 생산량이나 출하량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헌드레드 데이즈에선 사각형 타일과 몇 가지 행동 카드만 주어진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보게 되고, 아마 가장 자주 보게될 화면 = 게임조선 촬영

각 행동 카드는 여러 사각형이 모인 고유 도형을 가지고 있으며, 계절마다, 혹은 이벤트에 따라 무작위로 지급된다. 이 행동 카드를 마치 테트리스처럼 포도밭에 배치하는 것으로 와이너리의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다. 또한 행동 카드마다 행동이 완료되는 기간, 다시 말해 소요 턴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산한 와인을 병에 옮겨 담으려는 순간 포도밭에 유행병이 번질 경우 상품을 출하하는 것보다 유행병 관련 카드를 먼저 배치하거나 생산 라인을 오래 사용해 청소가 필요할 경우 빠르게 상품을 출하해 창고를 비우고 청소를 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처음엔 별다른 위험 없이 포도 생산과 와인 출하를 반복하게 되지만, 점차 추가되는 이벤트 덕분에 생산 공정을 고민하게 되는 전략의 재미가 있다.


행동 카드 모양이 다양하고, 저마다 소비 턴이 다르기 때문에 배치에 따라 와이너리의 성공 여부가 갈린다 = 게임조선 촬영


포도뿐만 아니라 라인 관리도 틈틈히 신경써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와인의 품질은 크게 포도의 종류와 품질, 발효 과정, 압착 방식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자연산 효모를 사용해 오랫동안 발효시키면 포도의 단맛이 떨어지는 대신 도수가 높아지며, 반대로 짧게 발효시키면 단맛은 오르고 도수는 떨어진다. 또한 압착 강도를 높이면 그만큼 많은 와인을 얻을 수 있지만, 타닌산이 높아지는 등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와인은 시음을 통해 품질을 평가받게 된다. 와인의 종류에 맞춰 알맞은 향과 산도를 가진 상품을 만들었다면 그만큼 평가가 오르고,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품질을 낮추는 대신 대량 생산으로 박리다매를 노릴 것인지, 아니면 고품질 소량 생산으로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 것인지는 유저의 자유다.


와인 생산 공정은 그래프를 통해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전혀 다른 상품이 튀어나오니 연구를 거듭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와인 판매는 일반적인 와인 주문과 특수 주문 두 가지로 나뉜다. 와인 주문은 고객들이 매번 새로 제시하는 가격과 수량이 적힌 주문 리스트를 보고 마음에 드는 손님에게 와인을 파는 방식이다. 대형 레스토랑에서 대량으로 주문할 경우 그만큼 마진률이 낮지만, 반대로 소량 구입하는 손님만 상대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가격에 팔지 못하거나 재고가 남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와인의 생산년도와 품질, 잔고를 생각해 판매 전략을 바꿔가며 부를 축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수 주문은 손님이 제시하는 품질과 향, 맛에 맞춰 와인을 제작, 판매하는 방식이다. 특수 주문은 높은 판매량과 수입, 평판을 보장하지만, 그만큼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니 일종의 도전 과제 같은 느낌이다. 


원하는 가격이 없다면 다음 기회를 노려도 무방 = 게임조선 촬영


지금까지 성과는 그래프를 통해 간략히 파악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포도와 포도밭, 설비는 와인을 판매해 얻는 수익금을 통해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물론 돈이 많다고 원하는 만큼 기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특수 주문 등으로 얻는 평판이 일정 이상 쌓여야 해금되는 경우도 있다. 업그레이드 가능한 기술에는 포도밭 보드 확장, 새로운 효모, 가지치기 방식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좋은 와인을 쉽게 얻을 수 있다.

물론 기술 업그레이드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일부 시설의 경우 상위 시설로 업그레이드하면 그만큼 유지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생각 없이 업그레이드를 반복하면 잘못하면 파산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를 위해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흔히 볼 수 있는 대출 시스템이 있으니 시작도 전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포도밭 확장부터 설비 추가까지 다양한 기술이 마련됐다 = 게임조선 촬영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면 그만큼 소비 자본금도 늘어나니 주의가 필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헌드레드 데이즈는 단순한 그래픽과 그보다 더 단순한 경영 방식으로 다른 경영 시뮬레이션보다 훨씬 쉽게 입문 가능한 게임이었다. 폰트나 번역이 게임에 어울리지 않아 몰입감을 해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리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조금 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와인 제조 방식을 바꿔보고, 새로운 판매 전략을 도입하다 보면 그런 부분은 신경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기게 된다.

턴이 지날 수록 늘어가는 반복 작업의 지루함은 퍼즐로 해소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포도 수확과 와인 출하를 반복하지만, 점차 시설 청소부터 병충해 예방까지 다양한 퍼즐을 어떤 식으로 맞춰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덕분에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처음하는 게이머부터 우주를 통치하는 골수 시뮬레이션 팬까지 모두가 쉽고 가볍게 즐길만한 게임으로 거듭났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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