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사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보는 듯하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흥행 풍속도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즐기는 오락이자 문화콘텐츠임에 분명하다. 천만 다운로드를 만들어내는 데 한 달이 소요되지 않음은 물론 지하철과 화장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한 밤에도 날아드는 초대 메시지가 그 증거다.
그렇다면 모바일게임 흥행은 어떨까? 초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게임은 채 6개월을 넘기지 못했고 최근에는 초반 돌풍이 거셀수록 흥행의 기간은 짧아지고 있다.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게임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현상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7월 론칭돼 모바일게임 신드롬을 일으킨 애니팡, 캔디팡은 약 2~3개월 동안 인기를 유지했다. 이후 돌풍의 주역인 드래곤플라이트, 다함께 차차차는 애니팡보다 빨리 1천만 다운로드 기간을 단축시켰지만 여파는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윈드러너도 마찬가지다. 채 20일도 되지 않아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는 예전만 같지 않다.
신작의 출시 간격이 단축되고 그 장르와 수가 다양하고 많아지면서 인기의 생명력은 더욱 짧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초반 돌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으로 타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게임도 생겨나고 있다.
팡류 이전 서비스를 시작한 룰더스카이, 아이러브커피를 비롯해 밀리안아서, 바하무트, 퍼즐앤드래곤, 헬로히어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게임은 초반 폭발적인 유저몰이는 없었지만 ‘함께 싸우거나, 수집하거나, 진화시키는 등 초대박 게임들과 다른 소소한 재미와 다양함을 무기로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모바일게임앓이를 하고 있다. 게이머 뿐 아니라 수많은 기업이 대세 모바일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초대박 신드롬의 게임을 동경하거나 꿈꾸고 있다.
진입 장벽도 낮은데다가 아직 초기 시장이고 연이어 대박 게임이 등장하니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짧고 굵은 흥행’을 방식의 게임들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최근 모바일게임은 통신 환경과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해 다양한 콘텐츠의 구현이 가능해지지고 있다.
지금까지 모바일게임의 신드롬을 일으킨 아이디어에 기반한 게임은 새로움과 신선함이 아니라 ‘원시적’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짧고 굵은 흥행 공식에 들어맞는 게임이 또 다시 등장할 확률이 적어지고 대신 복잡하고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콘텐츠가 각광받을 수 있다.
동화에서 묘사된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하게 달리는’ 롱런하는 모바일게임의 등장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규 혹은 신성장동력으로 모바일게임을 택한 기업, 그들의 콘텐츠는 반짝 흥행과 롱런 중 어느 쪽으로 향하고 있는지 생각해야할 때이다.
김상두 기자 noty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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