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보다 뛰어난 속편은 없다'는 영화 속 명언은 게임에서도 쉽게 적용되는 불문율이다.  

과거 JCE의 '쉔무온라인'을 비롯해  '록맨온라인', '몬스터헌터프론티어온라인' 등 일본의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온라인게임화해 국내 게임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해당 게임들은 원작의 명성이 워낙 높아 개발 초기 단계부터 주목을 받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원작보다 못하다는 평을 피하지 못한 것. 일부게임은 시장에 출시되지도 못한 채 홀연히 모습을 감췄고 론칭된 게임은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 14일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액션 RPG '마계촌온라인'의 행보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마계촌온라인은 1985년 아케이드 게임으로 출시된 '마계촌'을 개발사 씨드나인게임즈와 캡콤이 약 6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온라인으로 부활시킨 작품이다. 추억 속 명작게임 마계촌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일본 IP의 온라인화가 되풀이된 실패의 역사를 재현할 가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작 기업의 까다로운 검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특성상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한 콘텐츠 추가를 필요로 하지만 원작 기업은 게임 브랜드와 게임성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온라인화를 하는 개발사와 서비스사가 유저의 요구에 즉각적인 대응이 사실상 어려워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게임 내 사소한 버그 수정조차도 원작사의 검수를 받는 등 융통성 없는 구조가 발생해 유저들의 만족도 하락과 이탈까지 부추기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일본 IP 활용한 온라인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경험한 한 관계자는 "개발 초기 컨셉아트를 제작했을 당시, 원작 IP를 보유한 기업은 컨셉아트의 퀄러티가 아니라 원작과의 색깔에 초점을 맞춰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추억을 팔기엔 게임이 다소 늦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원작 마계촌은 출시된 지 벌써 20년이 흐른 작품으로 이 게임을 즐기고 기억하고 있는 게이머 대다수는 학생이 아닌 학부모로 게임과는 동떨어진 세대가 됐다. 향수를 자극해 과거의 유저를 끌어모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많은 국내 업체들이 명작 게임을 온라인으로 만들기 위해 오랜 개발 기간과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결과는 매번 신통치 못하다"며 "마계촌온라인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시 개발 뿐만 아니라 콘텐츠, 운영, 현지화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게임조선 편집국 gamedesk@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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