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시장, 카카오 독주 '소모전'vs첨단시장, 투자 이상 '노하우' 습득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가 올 하반기 모바일메신저 '위챗'의 게임센터 오픈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야심차게 준비한 위챗 게임센터의 글로벌 영토확장을 위해서는 한국 진출이 필수적인데, 카카오톡의 선점효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텐센트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 대한 글로벌 지사 설립을 계획중인 것으로 안다"며 "당초 한국의 경우 카카오라는 선점기업이 버티고 있어 진출 계획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했었으나, 내부 찬반 의견이 팽팽해 최근에는 한국 진출을 놓고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미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약 95%가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의 게임 안목이 상당한데다가 통신망 또한 세계최고 수준으로 갖춰졌다는 점에서 반드시 경험해 봐야할 시장이라는 것.

이미 텐센트는 위챗을 통한 본격적인 모바일게임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해 모바일게임 브랜드 '텐조이'를 론칭하고, 점진적인 영토확장을 시작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지난 2월에는 텐센트 아메리카와 별도로 위챗의 운영 및 지원을 담당할 미국지사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텐센트 위챗이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식이 확산되자 업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의견과 예견된 수순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알려진 대로 텐센트는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의 지분 13.8%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카카오톡 등장 이후 대항마로 등장했던 '라인' '마이피플' '틱톡' 등 모두 카카오톡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상황에서, 카카오 투자자인 텐센트가 불필요한 소모전을 치를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

반대로 위챗의 한국 진출에 담담한 반응을 나타내는 쪽에서는 모바일메신저 기반의 후발 게임플랫폼 업체로서, 관련 게임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소셜 그래프 및 노하우를 직접 체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투자 이상의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한 위챗 사업자가 거대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이기에 성공유무를 떠난 폭 넓은 투자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모바일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는 선점효과가 매우 크게 작용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한국을 포함한 중국(위챗), 일본 (라인) 등의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사람이 모인 곳에 사람이 더 많이 모이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위챗이 한국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성공으로 가는 길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출의 21%를 수수료로 지불해야하는 현행 카카오와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정책을 내세우거나,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면 업체들에게는 솔깃한 정보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실제 한국시장에 진출한다면 라인업 확보보다 이용자 확충이 가장 큰 숙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는 곧, 카카오 독주체제라는 최대 관문을 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텐센트코리아 한 관계자는 "위챗 게임센터 오픈을 앞두고 운영형태를 놓고 고민중에 있다"면서 "한국 진출도 다양한 계획 중 하나로,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텐센트코리아는 지난 19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첫번째 모바일게임 '도전 1000곡'의 퍼블리싱을 시작,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인 모바일게임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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