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의 핵심 프랜차이즈라 할 수 있는 '펍지(PUBG)' 브랜드를 부여받은 신작 '펍지: 블라인드 스팟(PUBG: Blind Spot, 이하 블라인드 스팟)'이 5일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블라인드 스팟은 밀리터리 슈터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하게도 탑다운 뷰로 시점을 설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고도의 팀 전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타이틀명의 뜻을 살펴보면 본 작품이 강조하고자 한 요소가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나는데요. Blind Spot은 보이지 않는 지점, 즉 사각지대를 의미하고 있으며, 실제로 CQB(Close Quarters Battle, 근접전투체계)에서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 바로 사각지대입니다. 블라인드 스팟은 30m 이내에서의 교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내 전투를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탑다운 뷰를 통해 사각지대를 완벽히 구현해내면서 CQB의 현장감과 감각을 살렸습니다.
탑다운뷰를 채택한 만큼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맵의 전체적인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팀원 캐릭터의 위치와 움직임, 그리고 교전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블라인드 스팟의 핵심은 시야라 할 수 있는데, 전장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기에 지형지물의 형태와 구조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플레이어블 캐릭터에게는 부채꼴 형태의 제한적인 시야만 제공되기 때문에, 시야의 범위를 벗어난 적 플레이어는 화면상에서 확인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탑다운뷰를 통해 맵 구조와 지형지물은 모두 확인할 수 있지만, 시야의 탐지 범위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는 적 플레이어가 숨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부채꼴 시야가 구조물에 차단될 경우에는, 그 구조물 뒤는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사각지대에서 날아오는 총탄에 차가운 바닥과 키스하는 경우가 매우 빈번히 발생합니다.

제한적인 시야 설계 덕분에 팀원 간 협력 요소의 깊이도 더해졌습니다. 팀원 간에는 시야가 공유되는 만큼, 자신의 시야 뿐만 아니라 팀원의 시야까지 확인하면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팀원이 교전을 벌이고 있다면 신속하게 합류하는 것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탑다운뷰의 치명적 약점은 가로에 대한 묘사는 가능하지만, 세로에 대한 표혀니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입체감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인데요. 슈터 장르에서는 적 캐릭터의 어느 신체 부위에 총탄을 명중시키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숙련된 플레이어의 경우 헤드샷만을 노리면서 조우와 동시에 제압해버리죠.
블라인드 스팟은 이와 같은 맹점을 해결하고자 하단 사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앉아 있는 적이나, 벽 하단의 구멍에 숨어 있는 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아울러 벽 상단에 틈새가 있을 경우에는 상단을 조준해 투척물을 던질 수 있는 기능도 마련해놨습니다.

덕분에 탑다운뷰에서 입체감을 살릴 수 있었지만, 반대로 하단 및 상단 조준 시 별도의 키를 눌러야 하기에 조작이 다소 불편해지고, 더욱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단 및 상단 조준은 블라인드 스팟만의 매력이기는 하나,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룰 자체는 전형적인 슈터 장르의 문법을 활용했습니다.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뉘어, 공격팀은 건물 내부로 진입해 2개의 지점 중 한 곳에 디크립터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반대로 방어팀은 공격팀의 진입을 차단하고 섬멸하거나, 설치된 디크립터를 해체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블라인드 스팟은 CQB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에 주력했는데, 그에 따라 수많은 방으로 구성된 미로와 같은 건물 내부에서의 교전이 주를 이룹니다. 제한적인 시야와 수많은 방, 그리고 구조물로 인해 사각지대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이는 곧 블라인드 스팟만의 강렬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제공하는 장치 역할을 합니다.
사각지대에 숨어 있는 적에 대응하기 위해 팀원 간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이며, 돌파구를 찾고자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모색하게 됩니다.
또 전술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캐릭터별로 사용하는 총기와 특수 장비를 구분해놨는데요. 캐릭터는 팀당 1명 씩만 배치가 가능하기에 어떻게 캐릭터를 구성할 지, 그리고 어떤 특수 장비를 활용할 지에 대해 팀 전략을 구상하게 됩니다.

가령 공격팀은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 진입하게 되는데, 어떤 판자나 가벽 등을 파괴하고 진입할 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해체할 지를 고민해야 하며, 전술 루트도 세밀하게 짜야 하죠. 방어팀 역시 적의 예상 진입로에 철조망을 설치한다든가, 바리케이트로 루트를 차단한다든가 다양한 방어 전술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보면, 블라인드 스팟은 단순히 시점만 특이한 슈터가 아니라, 전술 플레이 자체를 중심에 두고 다시 설계한 게임에 가깝습니다. 시야 제한과 사각지대 구조 덕분에 항상 긴장감이 유지되고, 자연스럽게 팀 플레이를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도 인상적이고요.

물론 처음 접하면 시점이 낯설 수 있고, 팀 플레이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파티가 잘 맞지 않으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라인드 스팟의 플레이에 익숙해지고 진국과도 같은 전술 요소에 눈을 뜬다면 강한 중독성을 맛보게 됩니다.
앞으로, 플레이어의 숙련도에 따라 티어를 구분할 수 있는 콘텐츠와 더욱 전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콘텐츠의 업데이트를 이어나감과 동시에,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묘수를 마련한다면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슈터 장르에서 쉽게 경험하기 어려웠던 색다른 전술적 재미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지켜볼 만한 작품임은 분명합니다. PUBG라는 이름에 걸맞은 또 하나의 개성 있는 라인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