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재밌는 게임도 많지만 괜히 돈만 버린 듯한 아쉬운 게임도 많죠. 어떤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고 어떤 게임이 아쉬운 게임인지 직접 해보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합니다.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 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편집자 주]

서양 배경의 공상 장르에 판타지가 있다면 동양 배경 공장 장르엔 무협이 있습니다. 중원을 배경으로 여러 문파가 얽히고설켜 하나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역사의 광풍에 휘말린 주인공은 기연을 만나 온갖 역경을 딛고 천하제일인으로 거듭납니다. 무와 협이 교차하는 세계, 사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그런 세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엔 주로 영화와 소설을 통해 무협이란 장르가 소비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용의 사조삼부곡과 이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가 유명하죠. 최근엔 만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웹툰을 넘어 게임에도 인기있는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경공술로 중원을 누비고, 합마공으로 적을 때려눕히는 상상을 내 분신인 캐릭터를 통해 재현해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번 겜츄라이에서 소개할 주제는 바로 무협입니다. 멋과 낭만이 흐르는 중원으로 함께 가보시죠.
■ 대협입지전

대협입지전은 오픈월드 턴제 RPG입니다. '오픈월드와 턴제가 어울릴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풍부한 콘텐츠를 담은 오픈월드 요소와 느긋하게 전술을 고민할 수 있는 턴제 전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론 NPC 살해를 오픈월드의 완성도를 가르는 중요 요소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대협입지전은 자유롭게 다양한 RP를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입니다. 2만 원 약간 안되는 가격에 수십 시간을 즐길 수 있으니 최고의 가성비 게임이 아닐까요? 무협과 턴제 RPG라는 다소 낡은 요소를 극복하면 웬만한 AAA급 게임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국내 게이머분들껜 굉장히 높은 걸림돌이 하나 있는데 바로 '언어'입니다. 네, 대협입지전은 공식적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여러 대협께서 발 벗고 나서서 한국어 모드를 제작해 본편 진행은 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본편 외 DLC나 추후 추가되는 콘텐츠의 경우 개발사의 한국어 지원이나 대협들의 모드 제작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다소 아쉽네요.



■ 난설

무협 하데스. 이 한 문장으로 난설의 게임성을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무작위 요소로 가득한 스테이지를 넘어 여러 유파의 무술을 조합하고, 강력한 무기를 골라 고난을 극복하는 탑뷰 액션 게임이죠. 검증된 게임 방식인 만큼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금방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당연히 빌드의 '뽕맛'입니다. 원하는 빌드를 제대로 완성시키기만 할 수 있다면 우주를 뛰어넘을 듯한 파괴력과 함께 솟구치는 도파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빌드도 꽤 다양한 편이고 캐릭터 개성이 확실해 여러번 플레이하는 맛이 살아있습니다.
스토리가 다소 난해하고, 무협보단 선협에 가까운 구조라서 근본 무협을 찾는 대협들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긴 하지만, 빌드를 완성시켰을 때 천하제일인이 된 듯한 전능감만큼은 보장하니 한 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츄라이츄라이!



■ 활협전
주인공 조활의 외모에 팔자 눈썹이 되었다가 기가조활의 근성에 감격해 빠져드는 활협전입니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비주얼 노벨인 만큼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들이 인상적이죠. "죽더라도 협객의 뜻은 향기로우니 천하의 영웅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리" 같은 대사에서 무협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이 게임의 장점과 단점, 모든 것이 조활입니다. 비단 대협들뿐만 아니라 게임 내 인물들, 심지어 조활 본인조차 그 흉측한 외모에 거부감을 느끼죠. 하지만 착한 캐릭터, 착하지만 하늘에게 버림받은 캐릭터, 신념이 바뀔 만큼 힘든 인생을 살펴 피폐해지만 여전히 의와 협을 포기하지 않는 기가조활에 끝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이게 무협이 아니면 무엇이 무협이까요?
"귀를 기울여 들어라, 천하의 사람들이여! 나 조활의 하늘에 울릴 외침을! 나는 나무가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이다!"
무협뽕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분께 활협전은 그 시절 소설의 느낌을 제대로 선사해 주는 게임이 될 것입니다.



■ 연운

연운은 넷이즈에서 출시한 오픈월드 ARPG입니다. 화려한 그래픽에 정통 무협을 앞세운 수많은 AAA급 게임 중 하나처럼 보이지만, 연운에는 다른 무협, 심지어 다른 게임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AI NPC입니다.
연운의 NPC들은 게이머의 행동을 학습합니다. 예를 들어 적에게 쫓겨 도망치던 중 만난 여인을 구하지 않고 자신의 몸만 챙겼다면 나중에 그 여인과 만났을 때 비난을 듣게 되거나 심지어 여인이 부른 무사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게 되죠. 나의 행동을 기억하고, 그 행동을 평가하는 살아있는 듯한 NPC가 넘쳐나니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오픈월드를 표방하는 만큼 자유도도 높습니다. 예를 들어 죄를 짓고 감옥으로 이송되는 중이라면 다른 게이머가 죄를 지은 게이머를 비난하고 침을 뱉을 수도 있죠. 심지어 어떤 문파는 다른 문파에 가서 무공을 훔쳐야 하고, 또 어떤 문파는 힘에 취해 같은 문파원과 싸워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무협이라는 세계를 그대로 게임으로 옮긴 듯한 모습이죠.
넷이즈 게임들이 매번 지적받던 현지화도 개선되고 있는 중입니다. CBT와 비교하면 마치 다른 게임인 것 같은 수준이죠. 미래가 꽤나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