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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물열전] '김형태' 머리 속 좁고 얄팍한 생각들을 구체화된 감성의 형태로 완성해내는 게임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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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게임 업계에는 수많은 제작자들이 있고 그들 중 일부는 명작을 만드는 것에 기여했음을 인정받아 게임 개발의 역사에 그 이름을 남기기도 하지만, 아트-사운드-테크니컬과 같이 세분화된 영역에서만 두각을 드러내던 디렉터들이 게임 제작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개발 총괄로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성공적으로 직무 전환 및 확장을 꾀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각자의 분야에서 미려한 아트워크,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빈틈 없는 구성의 최적화와 레벨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원래 그들에게 주어져 있는 미션이지만 시장 구조 파악,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와 구조 설계, 감성의 조율처럼 자신의 영역 밖에 있는 것들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프트업의 대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김형태는 그 흔치 않은 성공 사례의 표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는 단순히 ‘그림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대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지 영역에서 굴러다니는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과 감성을 한 편의 게임으로 완성해내며 '이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게임 개발자'로서 착실하게 서사를 쌓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종료로 인해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못된 뿔쟁이
그러고 보니 메인 테마곡 Plastic City의 보컬로 히라타 시호코를 기용하거나
악마 및 차일드의 설정을 보면 뭔가 페르소나랑 비슷한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그가 개발자로서 처음 내놓은 기념비적인 작품은 '데스티니 차일드'다.
2016년까지만 해도 개성 넘치는 미남미녀들이 즐비한 서브컬처 스타일의 수집형 게임은 굉장히 마이너한 장르에 속했고 당시를 기준으로 신기술에 가까웠던 Live2D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것도 모험이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까운 선택이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캐릭터를 단순히 움직이는 그림의 형태로 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터페이스-전투-이벤트와 같이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게임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육성도에 따라 캐릭터의 모습은 물론 무장도 달라진다
여러 의미에서 크고 아름답게
 
덕분에 데스티니 차일드는 '전투 중 수동 컨트롤이 필요한 구간에서 드라이브 스킬 딸깍으로 끝나는 분재'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캐릭터와 교감할 수 있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시키는 설득력 있는 게임'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이전까지 쌓아온 이력과 업적 때문에 아트와 관련된 부분에서 김형태의 스타일이 묻어나옴을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게임 디렉터로서의 김형태식 설계가 제대로 반영됐고 완성된 기념비적인 작품이 '데스티니 차일드'였던 것이다.
 
 
벌써 카운터스 스쿼드랑 랩처들을 때려잡기 시작한게
어언 3년차에 접어들었다
 
2022년 출시된 '승리의 여신: 니케’는 김형태의 개발자 경력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어준 타이틀이다.
3인칭 건슈팅이지만 자연스레 둔부(...)에 포커싱이 집중되도록 안배한 파격적인 시점, 훨씬 진일보한 라이브 일러스트 기술,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깊이 있는 스토리 덕분에 동세대 서브컬쳐 모바일 게임 중에서 눈에 띄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너무 굉장해서 굉장한...
코박죽하고 싶다는 나쁜 말은 ㄴㄴ

니케의 경우 대외적으로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는 것은 유형석이지만, 개발 방향성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김형태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랩처들을 때려잡을 수 있을 만큼 강화된 무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반동으로 인해 사정없이 신체가 흔들리는 것은 어쩔수 없다'는 묘하게 현실적인 설정을 마주하게 된다.
 
내 안의 유교드래곤에게 미리 방을 빼라고 명령해두긴 했지만
그럼에도 처음 접했을 당시시 니케는 꽤나 당혹스러운 게임이었다
 
이를 통해 뒷태를 감상하며 '당위성'과 '보는 맛'을 모두 충족시키는 수준 높은 구성, 딱 필요한 구간에만 적절하게 배치되어 흐름을 깨지 않고 내러티브를 완성하는 컷씬, 단순한 수집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하나하나에 몰입할 수 있는 성장과 이야기는 개발자 김형태가 지향하는 플레이의 본질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실존 인물이 바디 캡처 모델을 했는데
'비현실적인 여성' 운운하던 곳이 있었는데... 하 씨 어디였지?
 
그리하여 본인이 직접 총괄 디렉터직을 수행하며 만들어낸 '스텔라 블레이드'는 콘솔 시장이라는 미개척지에서 충분히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선을 잡아끄는 비주얼도 강점이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난도가 높긴 해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굉장히 정교한 전투 설계'와 '화려하고 역동성이 느껴지는 수준 높은 타격감', '점차 확장되는 세계관에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수집 요소의 적절한 배치' 콘솔 이용자층이 원하는 '게임성의 깊이와 방향'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허위·과대 광고'와 '곧 나옵니다'가 판치는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처음 공개한 내용과 거의 차이 없는 수준의 퀄리티로 완성하는 것부터가 일단 칭찬받을 만한 부분 
 
그렇기 때문에 '스텔라 블레이드'는 초안에 해당하는 프로젝트 이브 시절부터 꾸준히 기대작으로 꼽혔고 그 기대에 충족하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많은 상을 휩쓸었으며 김형태와 시프트업이 단순히 모바일 플랫폼에만 특화된 럭키 펀치 개발자와 개발사가 아님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PC 이식판을 출시하여 스팀 플랫폼 기준 최고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하는 호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다소 왜곡) 서로 '당신네 게임이 더 맛도리네요'라고 리스펙해주는 관계
 
김형태는 예나 지금이나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도전하기 위해 시프트업을 차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는 소위 월드클래스로 분류되는 스타 개발자들이 많이들 보여주는 무브먼트 '나 이거 좋아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 그들은 게임을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이고 그만큼 최대한 잘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개인 SNS를 방문했을 때 종종 "이 게임이 재미있더라", "가보고 싶었던 다른 게임 회사를 방문해봤다"는 내용이 심심찮게 발견되고 그렇게 어필했던 작품 중 일부와는 직접 자사 게임과의 콜라보가 성사되기도 하며 그 덕질에는 한계라는 것이 없는건지 자사의 게임에 덕질을 하면서 콜라보를 하는 광경까지 목격되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 내에서 등장하는 수집요소에 '라피'와 '아니스'의 이름이 등장한 이유를 물어봤더니
니케 개발팀에 콜라보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보내는 이스터에그였다고 대답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 김형태가 이끄는 시프트업'은 게이머들에게 '꾸준히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는 게임을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하지만 확고한 믿음을 주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다. 
'머리 속에 있는 좁고 얄팍한 생각들을 구체화된 감성의 형태로 완성해내는 지휘자, 김형태'의 행보가 항상 주목을 받는 것은 분명 이러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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