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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네오위즈·원더포션 '산나비', 눈뜨고 당하는 뻔한 감동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3-12-05 17:49:47 (수정 2023-12-05 16: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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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스팀덱 환경에서 플레이 및 촬영 후 작성되었습니다.

산나비는 뻔한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이야기는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선형적인 구조며, 결말을 유추할 수 있는 복선들은 숨을 생각 없이 정직하고, 반전은 게이머가 예상했던 내용을 확인시켜주는 작업에 가깝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재해같이 눈뜨고 당하는 감동을 담았다.

딸의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아버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자신을 믿어주는 동료들, 보편적인 감정에 호소하는 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자아낸다.

산나비의 이야기는 한 사고에서 시작된다. 깊은 산골 딸과 함께 살던 한 퇴역 군인은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게 된다. 준장은 딸의 복수를 위해 군으로 복귀하고, 테러 배후에 있는 '산나비'를 쫓아 마고특별시로 향한다. 그리고 현지에 파견된 해커 금마리와 함께 거대 로봇의 습격과 경비 시스템의 보안을 뚫고 허름한 상가가 즐비한 최하층부터 무릉도원 같은 최상층까지 산나비를 찾아 헤맨다.

이야기의 구조는 허술하다. 쓰러뜨린 거대 로봇에서 갑자기 마고 그룹 건물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골든 키가 나오고, 주인공은 마고 그룹 건물 내에서 지나칠 정도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금마리의 실력은 천재라곤 해도 지나치게 뛰어나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요소가 이야기 진행을 위해 작위적이고 편의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 들지만, 과거 기억과 현재 사실의 교차 편집과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만들어내는 연출 덕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내 딸을 죽인 놈들을 찾아야 하는데 골든 키의 출처 따위 아무렴 어떤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 게임조선 촬영


복수를 위해 아빠가 돌아왔다 = 게임조선 촬영


산나비를 찾아 마고특별시에 잠입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 게임조선 촬영

산나비는 플랫포머를 장르로 선택했다. 하지만 단순히 점프로 플랫폼과 플랫폼을 넘나드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무기인 사슬팔을 이용해 주변 사물과 벽을 잡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이동하는 방식이다. 사슬팔의 길이와 반동을 이용해 공중에 떠있는 기차를 밀어서 길을 만들고, 폭발물을 던져 문을 열고, 움직이는 플랫폼 뒤에 매달려 레이저를 통과하는 등 다양한 기믹을 수행하며 길을 만들게 된다. 그래서 슈퍼 마리오나 소닉 같은 전통적인 플랫포머라기 보단 툼레이더나 언차티드처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해 거대한 퍼즐을 풀어나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투는 적들에게 사슬팔을 조준해 맞추고 날아가 부수는 슈팅 게임에 가까운 방식이다. 일반적인 적들은 주인공의 공격 한 번에 처치되지만, 특수 기믹으로 불사가 된 적을 저격 지대에 날려 처치하거나 일반 공격으로 피해를 입지 않는 적을 차지 공격으로 처치하는 등 진행에 따라 처치 방식이 조금씩 늘어난다.

각 챕터에 등장하는 보스들은 직접 피해를 입히는 것보다 사슬팔의 움직임을 적극 활용해 기믹을 해결해야 하는 방식이 더 많다. 일부 보스는 정해진 시간까지 특정 구역에 도달해야 하는 타임어택이고, 어떤 보스들은 폭발물을 던지거나 주변에 떠다니는 보호막을 먼저 공격해야 피해를 입는다. 직접 피해를 입히는 방식의 보스는 게임 후반부에 등장하는 인간형 보스 정도다.


주변 사물에 매달리고 기믹을 풀어나가는 것이 기본 플레이 방식= 게임조선 촬영


적들을 조준하고 한 번에 날려버리는 슈팅 게임 느낌 = 게임조선 촬영


보스전은 정해진 기믹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 게임조선 촬영

게이머를 매료시키는 부분은 감동적이 이야기와 독특한 이동 방식 만이 아니다. 사이버펑크와 조선이라는 키워드를 조합한 설정과 아트워크는 플랫포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게이머조차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빅 브라더를 연상케하는 조정, 전립을 쓴 특수부대 의금부 17호실 특수임무수행대, 검은 두정갑을 입은 이족보행병기 등 한국 게이머라면 '국뽕'이 차오르고, 해외 게이머라면 신선한 시각에서 사이버펑크를 바라볼 수 있는 설정들이 시작부터 튀어나온다.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마고특별시는 사이버펑크의 가장 큰 특징인 마천루와 화려한 네온사인을 그대로 사용하되 한복과 한옥을 연상케하는 요소들로 조선색을 입혔다. 그래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와 기차가 보여주는 풍경 속에서도 화려하고 과장된 간판이 자아내는 8~90년 대 한국 시장의 정취와 단청을 떠올리게 만드는 한옥의 단아함이 미래와 과거가 뒤섞인 사이버펑크의 아이러니한 매력을 한껏 살려준다.


와! 두정갑 이족보행병기! = 게임조선 촬영


사이버펑크를 상징하는 마천루와 네온사인 = 게임조선 촬영


한옥을 연상케하는 건물들도 눈에 띈다 = 게임조선 촬영

원더포션은 가족애와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키워드에서 게이머가 기대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할 나위 없이 멋지게 보여줬다. 산나비는 가족애라는 뻔한 이야기를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그릇에 담아 색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약 10시간 분량의 플레이타임은 사슬팔의 화려한 움직임과 미려한 도트 그래픽으로 그려낸 이야기로 빠르게 지나갔고, 지루할 틈 없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흡입력을 선사했다.

만약 이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후일담을 꼭 보길 바란다. 엔딩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 덕분에 새롭게 출발하는 이야기에서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걸 맛깔나게 버무렸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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