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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환원:디보션, 1000만 관객 영화가 부럽지 않은 극한의 공포와 연출력

기사등록 2019-02-26 12:55:52 (수정 2019-02-26 12: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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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했으나 부득이 게임의 분위기, 스토리의 일부 누설이 있습니다.특히 '환원(還願) -Devotion-'은 스토리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이므로 플레이 예정인 게이머라면 되도록 플레이 이후에 볼 것을 추천합니다.
 

스토리 항목에 약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아우 XX(욕) 어어엌 XXX(더 심한 욕)ㅋㅋㅋ 내가 왜 이런걸 리뷰한다고 해서 ㅋㅋㅋㅋ
 
기자가 '레드캔들게임즈'의 신작 '환원(還願) -Devotion- (이하 환원)'을 플레이하고 5분도 안되서 뱉은 말이다.
 
환원은 전작 '반교(返校) -Detention(디텐션)-' 단 하나의 게임으로 입소문이 퍼져 단숨에 공포 게임 명가가 된 '레드캔들게임즈'의 신작이다. 한국에 우호적인 개발사인 덕분에 출시와 동시에 한국어가 지원이 발표돼 기다리는 게이머도 꽤 많았던 바로 그 게임이다.
 
중국의 절대존엄 '시진핑' 주석을 '곰돌이 푸'로 희화화하는 패기 넘치는 이스터에그 때문에 스팀 평가가 '복합적'으로 곤두박질 쳤지만, 이전까지는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던 게임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을 뺀 모든 국가에서 호평이 자자하다.
 
그러다보니 게임조선에서도 리뷰를 기획했다. 문제는 역대급 공포를 선사하는 이 게임을 누가 리뷰할 것인가? 이다. 60초 정도의 열띤 토론 끝에 기자가 내정됐다. 기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공포 게임을 도저히 무리'라고 했기 때문이다. 17,000원이라는 거금 결제도 내 돈으로 했다. 직접 해본 게임은 내 상상을 아득히 넘어설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그렇게 여러모로 욕(!!)나오게 하는 게임의 리뷰가 시작된다.
 

극한의 공포와 함께 하는 2시간 = 게임조선 촬영
 
■ 환원(還願)? 무슨 게임?
 
환원(還願)은 '부처에게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져 감사를 드린다'는 의미를 가진 중국어 단어로 대만 게임사 '레드캔들게임즈'에서 제작한 1인칭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다. 
 
1980년대 신앙심이 깊은 3인의 가족이 과거에 살았던 버려진 아파트를 방문, 이 곳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일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는 것이 목적인 게임. 스토리의 핵심 요소는 '가족'과 '종교'다.
 
순수 어드벤처 게임으로 주인공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각 시간대에 일가족이 어떻게 살았는지, 각각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결국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체험하게 된다. 문서를 수집하고, 특정 아이템을 얻어 올바른 곳에 사용하는 등의 게임 요소는 있지만, 괴물과 전투를 한다거나 머리를 굴려 퍼즐을 푸는 등의 액티브한 콘텐츠는 없다.
 
'투더문' '디어에스더' 처럼 조작보다 스토리와 연출을 강조한 게임이다. 
 

사실상 게임오버 없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 게임조선 촬영
 
■ 공포 : 심신미약자, 임산부는 절대금물. 10점 만점에 13점짜리 공포
 
환원이 강조하는 스토리와 연출은 '공포'다. 어느정도로 무섭냐면... 엄청나게 무섭다.
 
공포라는 감정이 상대적이다보니 누군 무섭고 누군 안무서울 수 있는 법. 노파심에 미리 얘기하건데 '본 기자는 공포게임을 크게 무서워하지 않는 편'이다.
 
아니 오히려 공포 게임 장르를 즐기는 팬에 더 가깝다. 대충 생각나는 것만 나열해도 바이오해저드, 사일런트힐, 이블위딘, 영제로, 사이렌, 클락타워, 어둠속에나홀로 시리즈를 두루 접했고, 그 외 공포 게임까지 합하면 최소 50개 이상의 게임을 엔딩까지 플레이해 본 게이머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게임조선 내 다른 기자들이 바이오해저드7 VR을 플레이하며 갓난아이처럼 울어댈 때도 심박수 80이하를 유지하며 의연하게 플레이했던 강심장이기도 하다.
 
보통 공포 게임이 갑툭튀(굉음과 함께 괴물을 등장시켜 비명과 발작을 유발하는 것) 요소로 공포감을 극대화 시키곤 한다. 이는 쉽고 빠르게 공포감을 끌어올 릴 수 있지만, 그만큼 식는 것도 빠르다. 게다가 자주 반복할 수록 식상하게 변하기도 한다.
 

라이터 하나 꼬나쥐고 폐가를 수색하는 게임 = 게임조선 촬영
 
그에비해 환원은 공포 분위기를 계속 유지시켜 서서히 달궈오르도록 했다. 같은 곳이지만 오갈 때마다 변화되는 배경, 거기에 잔인한 정도로 배경에 딱 어울리는 사운드가 합쳐져서 계속 긴장상태를 유지시킨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니 서서히 올라가는 공포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종국에는 불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쌓여버린다.
 
거기에 스토리가 가미되면서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시키는데. 인간의 공포는 상상력을 동원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법 아니던가. 덕분에 공포감은 몇곱절 확대된다.
 
덕분에 엔딩을 볼 때까지 불쾌감을 동반한 공포스러움이 계속 플레이어를 괴롭힌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 게임조선 촬영
 
■ 스토리 : 공포 속에서도 게임을 끄지 못하는 매력만점 스토리 (해당 항목은 특히 스포일러 주의)
 
기자가 극한의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차마 게임을 끄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스토리에 있다.
 
공포심을 이겨가면서 하나씩 밝혀낸 이벤트들은 거대한 사건을 한꺼풀씩 벗겨낸다. 그 속에는 최고의 작가였던 아버지와 인기 배우인 어머니, 부모의 재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딸까지 있는 행복한 가정이 왜 몰락하게 됐는지 알 수 있다. 단서들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영리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앞 내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우면서도 뒷 내용이 궁금하게 만든다.
 
그렇게 모인 정보들은 어느 순간 폭발하듯 사전의 진상을 밝혀내고, 엔딩이라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질주한다. 엔딩을 봤을 때 걸린 시간은 2시간 20분 정도. 처음 느끼던 공포감은 어느덧 전율로 바뀌어 여운을 남긴다.
 
 

인형극, 동화책 연출. 차곡차곡 쌓인 정보는 어느 순간 폭발한다 = 게임조선 촬영
 
결혼 당시 매스컴을 시끄럽게 달궜던 당대 유명한 작가와 성공한 여배우의 결혼. 그 둘 사이에는 부모의 재능을 물려받아 성적도 좋고, 음악에 소질이 있는 딸이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이의 재능을 꽃 피우는데 적극적이었고 딸은 아버지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하는 착한 딸이다. 어머니는 화목한 가정을 위해 연예계 은퇴까지 할 정도로 헌신적이니 누가 봐도 부러워할만한 화목한 가정이다.
 
하지만 모종의 사건에 의해 화목했던 가정은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남편이나 아버지인 두펑위가 돼 1980년~1987년 동안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일가족에게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요 테마는 '종교'. 그것도 사이비 종교이며 이를 맹신했을 때 생기는 비극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보여준다.
 
그동안 공포스럽게만 보였던 각종 소품들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나씩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어느덧 공포보다 절절함이 가슴을 두드리게 된다.
 

부부싸움은 아이의 정서를 불안하게 합니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종이 튤립 = 게임조선 촬영
 
■ 결론 : 공포라는 장벽을 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전율
 
전술했듯 환원의 최대 특징은 '공포'와 '스토리'이다. 그리고 양쪽 모두 '이정도까지 표현했어?'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대단하다. 시종일관 식은땀이 나고 오금이 저리는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영리하고 치밀하게 배치되어 절절하게 머릿속을 울리는 스토리에 감탄하게 된다. 플레이 타임은 2시간 남짓으로 짧지만 17,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엔딩을 본다면 더더욱 돈이 아깝지 않다.
 
본 기자는 엔딩을 본 후부터 주위에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어깨 너머로 플레이화면을 봤던 사람들은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사운드도 없이 먼 곳에서 보기만 해도 공포감이 느껴지는 그런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벽을 넘어서 즐기는 수준이 된다면 전율에 가까운 연출과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본인이 도전 정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도전해보길 권한다. 글쎄 끝내준다니까?
 

스탭 롤이 올라가면 공포감은 어느새 여운으로 바뀌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 플레이 영상
 
 
 
[배향훈 기자 tes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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