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에서 ‘게임중독법’을 발의하며 게임규제에 대한 칼날을 내세우자 관련 업계에서는 여느 자리에서나 자연스럽게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 가운데 게임업체의 수장들도 조심스러운 견해를 전하고 있다. 회사의 입장이라기보단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히며 건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먼저 네오위즈의 창업멤버 이자 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에 박근혜 대통력직인수위원회 청년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던 윤상규 NS스튜디오 대표는 6일 자사의 신작 온라인게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규제와 게임산업 규제는 엄연히 다른 의미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대표는 “게임 콘텐츠에 대한 일정 수준의 제재는 동의할 수 있지만 산업에 대한 규제는 논리적으로 옳지 않다. 국가적으로 육성할 산업으로 분류하며 규제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0년간 게임을 산업으로 분류해 각종 지원과 장려 정책을 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약을 내세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우수 게임업체를 선정해 추경 예산 지원을 진행했다.
성남시 역시 판교를 IT밸리로 지정해 게임업체의 판교 이전 시 각종 세금 감면 혜택과 함께 게임을 포함한 벤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대표도 한마디를 보탰다.
내년 게임론칭을 앞둔 얼라이브스튜디오의 김정훈 대표는 “게임을 마약과 동일시하는데 게임은 적어도 인간의 자유의지로 제어가 가능한 만큼 심각한 중독현상인 마약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보통 게임 업계 종사자들 가운데 대부분이 실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출신인데 정치권에서 이야기하는 수준으로 중독을 보인다면 산업화되는 것조차 가능했겠냐”며 자신의 논리를 전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보며 가장 두려운 것은 게임이 사회악으로 분류돼 자녀들이 게임 업계 종사자인 부모를 부끄러워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굉장히 유감스러울 것 같고 두렵다. 혹시나 사회 현상이 그렇게 흘러갈 것을 대비해 게임이 가진 긍정적인 측면의 자료를 준비해 아이들의 학교를 찾아 강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게임 업계 대표들의 개인적인 의견은 많다.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일약 국민게임 반열에오른 ‘모두의게임 for kakao’를 개발한 김민우 핫독스튜디오 대표는 “아이들이 게임 중독에 빠졌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귀찮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안겨주는 사회현상이 문제다”라며 “부모가 몸으로 직접 부딪혀 아이와 놀아준다면 굳이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즐길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에서 후자만 강조된 채 국가의 최소 조직인 가정에서 문제 발생에 근본적인 원인 해결보다는 핑계 대상을 게임으로 삼았다는 지적인 것.
최근들어 각광받는 세계적인 게임엔진 기업인 유니티의 존 구데일 아시아 총괄 책임자도 얼마전 방한 자리에서 한국의 게임중독법 규제 법안 발의 소식을 들었다며 진심으로 정치가의 허언이길 소망했다. 그는 "게임을 통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훌륭한 인재들이 전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뛰어난 창의력과 재능을 죽이는 실수를 범하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여러 게임 종사자들의 게임중독법에 대한 아쉬움 입장표명은 많다. 대부분이 게임이 갖고 있는 고유의 장단점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유독 단점만 부각해 문제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규제의 잣대를 가져가는 것에 대한 유감이다.
2013년 대한민국 게임업계는 이렇게 아쉬움 속에 한해 최고의 게임전시회인 ‘지스타2013’을 앞두고 있다. 즐거움의 장(場)이 되어야 할 이 자리가 마약축제로 인식될 수 있는 오명이 진심으로 서글프다.
게임중독법에 반대하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구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서명운동이 15만명을 넘어섰다.
중독법을 발의한 의원부터 이 법안에 찬성하고 있는 의원까지 단순히 게임업계가 자신들의 먹거리 산업에 대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만 보는 시선 외 국민 가운데 일부가 왜 이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한 귀 기울임을 가져주길 희망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인정하고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한 정치.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는 본연의 뜻이 실천될 것이라 믿는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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