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햇살 좋은 날, 남산이 훤히 보이는 서울 용산구 회나루길에 위치한 서울 디지텍 고등학교에서 만난 ‘ON:온라인 게임제작 동아리’학생들은 5평 남짓한 교내 낡은 다락방에서 삼삼오오 모여 새로운 게임 제작에 대한 회의가 한창이였다.
‘ON:온라인 게임제작’ 동아리는 2010 인디게임공모전 장려상, 청소년문화재단에서 주관한 게임제작부문에서 입상하는 등 그 실력은 이미 검증을 받았다.

▲ 선배들이 탄 상을 자랑스럽게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는 동아리 학생들
"안녕하세요! 저희는 온라인 게임제작을 사랑하는 ‘ON'이예요!"
교내 복도 끝자락에, 마치 빈 창고처럼 보이는 곳이 이들의 동아리방이라고 한다. 학교 측에서 마땅히 빈 공간을 찾지 못해 협소한 공간에서 온라인 게임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은 작은 동아리방도 그저 감사하다고 한다.
"사실 이 동아리방도 어렵게 구했어요. 원래는 창고로 쓰였는데 우리 때문에 개방해주셨어요. 겉모습만 낡았지 사실 안에는 냉장고도 있고 노트북이랑 컴퓨터도 다 있어서 불편한 건 없어요. 다만 키가 큰 친구들이 많아서 천장에 머리를 자주 박아요"
ON동아리는 흔히 학생들끼리 뭉쳐서 ‘놀고 즐기는’ 동아리라는 개념보다 좀더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 동아리는 기획과 프로그래밍, 3D, 사운드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대부분 독학을 통해 해답을 찾는다고 한다. 또 신학기가 다가오면 동아리 홍보를 통해 동아리 신입회원들을 모집하고 모집인원수가 넘으면 면접도 본다고 하니 마치 대학교 동아리를 연상시키는 듯 했다.

▲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한 ON동아리 학생들, 서로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습
"학교가 워낙 자유분방하고 동아리란 개념이 좋아서 서로 모여서 토론하고 하니깐 저희 스스로 동아리를 꾸려나가는 편이예요. 여기 있는 친구들 모두 게임제작을 좋아하고 이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스스로 어려운 책을 들고 공부를 해요. 물론 IT용어들이 쉽진 않지만 IT와 소프트웨어 지식을 쌓는 동시에 영어공부도 한다고 생각 하니 공부가 어렵지 않아요"
동아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서 취업 컨설턴트를 통해 국내외 회사로 면접을 본다고 한다. 이중 한 학생은 나우콤과 파프리카랩, 블리자드 등 회사에 면접을 보고 결과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 ON동아리에서 만든 자작 게임 '하이스쿨 라이프'(상)과 '아르마딜로의 모험'(하)
"대학 진학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요샌 취업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일하면서 배울 수 있거든요. 자기가 좋아하는 게 확고하다면 남들보다 빨리 사회로 진출해 그 분야에서 경험과 경력을 쌓는다면 그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요즘 학교 공부가 다가 아니라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내신 등급과 수능은 꿈과 열정으로 가득 찬 미래의 꿈나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현실을 비판할 수만은 없지만 동아리 학생들은 조금 다른 시선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었다.
"제 또래 친구들도 처음에 디지텍고등학교로 진학한다니깐 다들 이상하게 쳐다봤어요. 근데 지금은 제가 배우고 싶은 걸 마음 껏 배우고 실천하니깐 부러워해요. 친구들에게 실업계나 인문계를 굳이 따지지 말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거, 배우고 싶은 걸 선택하라고 하고 싶어요. 요즘 세상엔 책만 본다고 해서 답이 나오지 않거든요. 자기 스스로 개발하고 앞서 나가는 게 미래 사회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해요"

▲ 취재 당시,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 관한 회의가 진행중이였다
또 동아리를 통해 독학하며 스스로 학습하는 법을 배우게 돼지만 이보다 더 큰 ‘팀워크’를 배울 수 있다고. 각자 맡은 파트를 자기 스스로 먼저 터득하고 이해해 이것을 친구들에게 가르쳐줌으로써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게 된다.
"독학을 하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나 용어가 어려운 부분을 맞닥뜨리게 되면 포기하기 십상인거 같아요. 하지만 서로 자기 분야를 포기하면 다른 친구들이 그 파트를 모르게 되니깐 그 책임감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지 않는 것 같아요"
소프트웨어가 각광받는 시대라곤 하지만 아직 고등학생들이 스스로 어려운 소프트웨어 용어들을 익혀 나가기엔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중도 포기란 절대 없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ON 동아리 학생들은 어려운 공부 속에서도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김수지 인턴기자 suji@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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