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연 매니저 "팬들의 반응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할 말은 하고 싶어요"
'황제' 임요환과 그가 소속 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게임단 슬레이어스 선수들을 위해 팔을 걷어부친 그녀, 탤런트 겸 슬레이어스 매니저 김가연(38)씨.

많은 이들이 그녀가 황제의 연인으로 '황후' 같은 삶을 살 거라 생각했지만 게임을 너무 사랑한 탓에, 초보게임단주 김가연 씨는 스스로 꾸밈을 벗고 '허드렛일꾼'이 되었다.
숙소에 방문하면 "이 옷 누가 여기 벗어놨어?" 혹은 "운동해, 빨리 나와"하는 김가연 매니저의 날선 불호령이 울리기 일쑤고, 정신없이 거실과 방을 누비며 선수들의 불편함이 없는지 수시로 체크하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아무리 털털하고 부지런한 여자라도 혼자서 스무 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을 뒷받침하려면 정말 정신이 없을텐데, 연예인 생활을 한 데다 여린 외모와 작고 마른 몸을 지닌 김 매니저가 어떻게 이런 책임을 모두 감당할 수 있었을까?
그녀의 인생은 '게임 말고는 아무 것도 못 하는' 임 선수를 만나고부터 180도 달라졌다.
연기자로서의 길을 잠시 접으면서 들어선 '매니저'로서의 인생은 한편으로는 고달프지만 그녀에게 인생 최고의 '행복덩어리'인 슬레이어스팀을 선물했다.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선수가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 못하다는 열혈매니저, 김가연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가연은 슬레이어스 허드렛일꾼?]
▶ 최근 '매니저'를 자처하며 고생하고 계시다던데, 김가연씨가 팀에서 맡은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팀에서 맡은 일이오?
제가 직접 선수들을 경기장에 바래다주거나 숙소 청소 및 정리를 하기도 하고, 선수들 헤어스타일링에 메이크업을 해 줄 때도 있죠.
또 외국에 중요한 리그가 있거나 소식을 전할 일이 있으면 외국 팀에 연락도 하고, 고생하는 선수들 간식도 챙겨주고... 다른 일도 많이 하지만 대부분 팀원들 뒷바라지를 하고 있으니 제 위치는 매니저가 맞는 것 같아요.
▶ 매니저라면 팀의 후원사를 구하는 데도 직접 나서고 있나요?
그렇죠. 스타2는 한국에서의 입지가 약한 편이라 시장에 '발전 가능성'을 호소해서 후원을 받아왔어요.
기업을 설득하려고 (임)요환씨와 제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했고 힘들게 얻은 요환씨 개인 후원금으로 작은 연습실도 확대하고, 팀을 운영하는데 썼죠.
저희가 받는 후원들은 모두 선수들에게 나눕니다. 선수의 수익은 보장하고 저희 커플의 수익은 실전 연습을 도와주는 2군 선수들에게까지 나눠주죠. 어쩌다보니 땡전 한 푼도 못 버는 마이너스 커플이 되어 버렸네요.

▶ 그렇군요. 선수 이적 관련해서도 하시는 일이 많으실 텐데 최근 슬레이어스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선수의 이적과 관련해서는 스타2협의회 이준호 팀장 입회 하에 해당 팀과 합의를 보고 결정한 일이에요.
예전부터 슬레이어스로 이적하는 선수를 두고 낭설이 많았는데 김동주 선수나 윤영서 선수는 아무런 문제 없이 이적했어요. 특히 (윤)영서의 경우는 스스로 팀을 나왔고 2군 선발전에서 1등으로 통과했기에 슬레이어스 팀에 뽑혔죠.
(최)종환이도 슬레이어스 입단을 본인이 원했어요.
북미 리그 '메이저리그게이밍(MLG)' 랄리에 참가해야 하는데 혼자 이동할 수는 없으니까 팀을 옮길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이적한거죠. 제 입장으로는 숙소 생활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으면 실력있는 선수를 받는 것이 당연한 거에요.
대신 언제든 다른 팀에 가고 싶은 이유가 정당하다면 우리 선수가 타 팀으로 이적하는 것도 쿨하게 도와줄 수 있죠.
▶ 협의회 소속이 아닌데 어떻게 타 팀과 소통하나요?
특별히 논의할 문제가 없는 이상 공식적으로 많은 교류를 하지는 않지만 슬레이어스 선수들이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다른 팀과 축구를 즐기곤 해요. 이런 부가적인 활동도 모두 소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팀을 섭외하지 않을 때는 팀원들끼리라도 일주일에 두세번 뛰어다녀요. 게임을 하려면 건강도 필수인데 다들 운동을 좋아해서 다행이에요.
▶ 특별히 스타2협의회에 가입하지 않는 까닭이 있나요?
주변에서 '왜 협의회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묻는데 협의회가 팀을 운영하는데 특별한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서 결정한 거에요.
오히려 규정이나 규율이 생겼을 때 제가 생각하는 팀을 꾸릴 수가 없어요. 슬레이어스팀의 이상과 스타2 팀 전체가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지면 괜한 마찰이 생길 것 같아서요.

▶ 앞으로 슬레이어스가 추구하는 비전이 따로 있는 거 군요?
슬레이어스의 목표는 '기업이 스카웃하고 싶은 팀'이 되는 것 입니다.
슬레이어스 팀이 영원해서는 안 돼요. 각 기업에서 스타2 프로게임단이 생겼을 때 '우수선수'로 슬레이어스단원들이 옮겨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죠.
특히 이호준 선수(EG)와 송현덕 선수(팀리퀴드)가 해외 유명팀에 소속됐는데 이 한 두명으로는 시장이 커지기 어려워요. 어느 시점이 됐을 때는 분명히 해체되어야 하죠.
아직 그런 큰 역할을 할 사람이 없고 기존 게임단을 보유한 기업이나 다른 곳들도 나서지 않아 제가 팔을 걷어부쳤는데 2년 후 쯤에는 슬레이어스 팀도, 김가연 매니저도 없어져야죠. 그래야 발전된 시장입니다.
또 정말 유능하고 현명한 감독, 지도자들이 필요해요.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은 리그라 3~4년 후에야 그들의 입지가 많이 설 거라 생각해요.
스타2는 스타1에서의 선수 혹은 코칭스탭 경력이 없는 감독들도 많지만 모두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저도 초보 매니저인데 단지 다른 감독들 보다 나이가 좀 더 많고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그리고 여자라서 더 세밀하게 상황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 '스타2 시장 확대'를 가정한 비전이군요.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첫 번째로 당연히 선수들의 실력이 좋아야하고, 두 번째는 성숙한 팬 문화가 정립되어야한다는 겁니다.
또 곰TV가 GSL을 점차 유료채널로 변환할 수 있게 모두가 도와야해요. 유료로의 전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죠. 자본주의 시대는 회사가 돈을 더 많이 벌면 더 좋은 결과물을 생산하기 마련인데 곰TV가 앞장서서 권리 주장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시청거부 등 일부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두려워하다보니 쉽게 행동할 수 없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해외에 GSL을 송출할 때 유료콘텐츠로 보급하는데도 아무런 무리가 없는 것과 같아요. 리그를 키우려면 새로운 발상과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하죠.
▶ 리그를 키우는 새로운 발상과 결단력은 여성선수 김시윤씨를 영입하고 유니폼에 태극마크를 다는 등 슬레이어스의 '깜짝 행보'와 연관됐죠?
태극마크는 곰TV가 해외로 방송을 송출할 때 외국시청자들에게 우리의 국기를 알리기 위해 달았어요.
외국 리그에서 만난 팬들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건 아는데 '한국 국기'는 잘 모르더군요. 그 분들에게 한국의 국기, 한국의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어요.
MLG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서서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짠하더라고요. 또 옷이 사람을 만든다더니, 태극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으니 선수들의 태도도 진중하게 변한답니다.
또 (김)시윤이는 여성게이머들에게 용기를 줄 계기를 만들기 위해 영입했어요.
골드리거라는 둥 일부 팬들의 비난도 있지만 남자 선수들과 동등하게 연습을 하고 있어요. 게임을 즐기는 것 만으로도 '게이머'라 불릴 자격은 충분하고, 다이아 등 래더 분류는 그저 그 레벨에 속해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갖지 않는다고 봐요. 여성부리그에서 우승을 했다는 건 그 만큼 시윤이에게 열정이 있다는 걸 증명하거든요.
결정적으로 연습할 때 슬레이어스의 남자선수에게 이기기도 하기에, 가능성을 보고 선발했죠.
특히 '스타2 게이머 해 보겠냐'고 물었을 때 '하겠다'고 답한 그 용기를 가상하게 생각해요. 그 용기와 끼를 보니 시윤이를 곰TV와 온게임넷 등 게임관련 방송에 예능 담당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선수로는 아직 완벽할 수 없겠지만 사람들이 좀 더 시윤이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에요.

▲ 슬레이어스는 최근 수원시가 주최하는 e스포츠대회 및 행사의 홍보대사가 됐다.
김가연씨와 슬레이어스팀, 아랫 줄 좌측부터 3번째 염태영 수원시장
▶ '예능'하니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최근 아이돌 '슈퍼주니어'가 숙소에 방문했다고 들었는데, 연예인과 슬레이어스의 연계 활동 계획도 있나요?
음악방송 스케줄을 마치고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우리 숙소에 들렀는데, GSL을 다 챙겨본다면서 좋아하기에 저희도 고맙고 기뻤죠.
특히 멤버 중 '신동'씨가 GSL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이름을 다 알고 있어요. 저희 팀 김동주 선수의 팬이더라고요.
그 분이 테란 유저인데 '저그를 도저히 못 이기겠다'고 하소연해서 한규종(TSL)선수를 소개해 드렸더니 각종 빌드를 전수 받았다고 좋아하더군요.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씨도 스타2를 좋아해요. 밖에 자유롭게 다닐 수 없다보니 연예인들이 게임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네요.
또 연예인들이 게임업계를 많이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슬레이어스팀과 연예인 간 공식 연계는 아직 힘들 것 같아요. 어린 선수들이 괜히 들뜨고 그럴까봐 비공식적으로 숙소에 초대하는 정도로만 접촉하는 상황이죠.
▶ 그렇군요. 이제 김가연씨의 이야기를 조금 다른 주제로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뭐든 물어봐 주세요.
서서히 가을로 향하는 8월 말의 어느 오후, 김가연 매니저와 긴 시간 나눈 남은 이야기는 9일 두 번째 인터뷰 '김가연과 연인 임요환, 그리고 게임을 사랑한 그녀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서연수 기자 sys1emd@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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