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파트를 시작으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기에 지난 1차 CBT와는 다른 감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에 진행한 '명일방주: 엔드필드(이하 엔드필드)'의 1차 CBT는 "우리가 만든 새로운 게임을 봐줘,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듯이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게임 스타일과 여전히 아방가르드함을 잃지 않은 콘텐츠 구성과 연출을 보여주면서 수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얼마전 중국 상해의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에서 다시 만난 엔드필드는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을 여러모로 놀라게 만들었다.
10개월이라는 시간은 분명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게임 개발에 있어서는 넉넉하다고는 볼 수 없는데 그리프라인은 이 게임을 기다린 관리자들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수준으로 작품을 뜯어고쳐서 내놓은 것이었다.
11월 2차 CBT를 예고한 엔드필드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게임조선에서는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하여 플레이해본 2차 CBT 빌드의 엔드필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짜임)신비로운 안개로 뒤덮인 물의 도시는 댐을 기반으로 하는 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다
사실 관련 소식을 지속적으로 눈여겨보고 찾아본 이들에게는 대부분의 변경점이 예상한 기출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 채널에서 진행한 10월 특별 방송의 내용과 동일하게 신규 지역 추가, 액션 게임으로서의 정체성 강화, 본격적인 공장장으로서의 삶과 같이 대부분의 콘텐츠가 부족함도 부풀릴 것도 없는 수준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곧 진행할 2차 CBT의 볼륨이 60시간 내외의 분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 당일에 체험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파격적이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듯 무릉성 여기저기서 보이는 드래곤 버블의 침투력이 압권이다
가장 먼저 접한 콘텐츠는 신지역 '무릉'이었다. 전작도 분명히 공상과학을 접목한 서브컬쳐 게임이라는 유니크한 포지션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바 있지만 엔드필드의 신지역은 '동양 판타지'에 '기계화 공업'이라는 전혀 연결점을 찾아볼 수 없는 요소를 버무리는 기묘하기 짝이 없는 구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둘의 조합은 그럴싸한 수준을 넘어서 이상할 정도로 잘 어울렸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처럼 무릉의 신비는 현실적인 구성 요소들과 충돌하기보다는 적절한 타협점을 잡아 물 흐르듯이 도시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고 이를 과하지 않은 수준의 친절함으로 풀어내는 전개 덕분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좋았다.

물리 파티와 아츠 파티의 운용 방법이 크게 달라지면서 개성도 챙겼다
전투의 흐름은 2차 CBT의 핵심이나 다름 없다. 기본 공격의 막타에 해당하는 '강력한 일격'을 통해 배틀 스킬 게이지를 수급하고 이를 사용하여 전략적인 전투를 펼친다는 기본적인 흐름은 같은데 그 속도가 확연히 빨라진 것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회피의 포지션 변화다. 1차 CBT를 기준으로 회피라는 동작은 기본 공격의 단수를 초기화하는 특성 하나 때문에 기존에는 스킬 게이지를 채우기 위해 피해를 입는 것을 각오하거나 아예 공격 찬스를 포기하고 회피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다뤄야했다.
하지만 2차 CBT에서는 회피 동작이 2회 연속 시전 가능, 회피 직전까지 진행한 기본 공격의 단수 유지 그리고 저스트 프레임 회피인 극한 회피를 통해 추가 스킬 게이지 수급이 가능해졌다. 공격의 흐름이 끊이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회피에 성공하면 스킬 게이지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차오르다 보니 공격과 회피가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줬다.

냉기 아츠 부착이 가능한 파티원 4명으로 얼음땡 놀이를 하는 모습
이러한 변화는 전투 시스템의 재설계와 맞물리면서 독특한 손맛을 선사했다. 물리 디버프는 즉각 반응을 일으켜서 적을 무력화하지 않는 대신 불균형치를 쌓아 한번에 터뜨리는 방식이 됐는데 이로 인해 물리 파티는 무력화 타이밍에 폭풍처럼 연계기를 몰아치는 쾌감이 극대화되는 모습이었다.
물리와 반대되는 아츠 디버프의 경우 부착된 여러 효과의 다양한 반응을 토대로 적의 상태와 관계 없이 일정한 수준의 화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는데 저점이 크게 뛰면서 실용성이 올라간 것은 물론 매 순간마다 아츠 반응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를 다루는 전략성도 채워주면서 전투가 확연히 맛있어졌다.

작물을 재배하여 나온 결과물에서 씨앗을 2라인으로 추출하여
하나는 다시 재배하고 다른 하나는 제작 재료로 소모하는 기적의 무한동력
마지막으로 만나본 콘텐츠는 바로 술과 고기를 대접받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풍족한 공장장의 삶을 영위하는 '통합 공업'이었다.
일단 생산 라인의 견본을 제공하는 설계도 기능이 제법 잘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경영 시뮬레이션이랑은 담 쌓고 살아온 입장이었음에도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다.
오히려 플레이하다 보니 기본 설계도를 토대로 라인을 더하거나 빼면서 생산 공정을 바꾸는 것에 대한 흥미가 샘솟았고 실제로 그 과정에 대한 튜토리얼도 제법 잘 만들어져 있어서 진입 장벽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각 설비가 요구하는 전력 공급량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라인이 꼬이면 그대로 공장 전체가 뻗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적당히 합리적인 수준의 난이도가 책정되어 있었다. 1차 CBT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다.

공업을 토대로 모은 재료를 사용해 설비를 잘 만들어두면 전작처럼 타워가 알아서 해결해주는 전투의 자동화도 가능
지난 1차 CBT의 엔드필드가 SD캐릭터들의 타워 디펜스 게임을 만들던 회사가 갑작스레 실시간 LD캐릭터들의 실시간 전략 액션을 만드는 것으로 기술의 발전 측면에서 아방가르드함을 보여줬다면, 이번 2차 CBT의 엔드필드는 게임 내 콘텐츠를 어떻게 가다듬어야 게이머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아방가르드함을 보여줬다고 요약할 수 있다.
오히려 공장을 경영하는 게임이 시발점이었다는 개발 비화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통합 공업 콘텐츠의 비중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고 본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마이 웨이 기질은 조금 약해졌다는 느낌이지만 준비된 콘텐츠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우수했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대중의 입맛까지 사로잡기 시작한 이 게임은 과연 얼마나 많은 관리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 적어도 11월 28일 2차 CBT가 정식으로 시작되는 순간을 노리는 관리자의 수가 1차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다소 왜곡)기계는 쉬지 말고 일이나 해라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