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프린세스 커넥트에서 특별한 캐릭터의 분류로 사용되는 개념인 '칠관'
수집형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은 반드시 도감을 100%까지 채워야 하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거나, 엄청난 금액을 투입하여 돈찍누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면 보통은 한정된 재화의 문제로 인해 캐릭터를 뽑을 때 외형, 성격, 설정, 작중 활약 등 다양한 요소에 걸쳐 각자의 잣대를 적용하고 최종적으로 재화를 투입하여 캐릭터의 뽑기를 시도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성능'입니다. 성능 외적인 요소가 전부 마음에 든다고 해도 실전 투입이 어려울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는 캐릭터는 기껏 비싼 돈을 주고 뽑아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전자 피규어에 불과하고,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본인의 취향을 충족하면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려고 지갑을 선뜻 여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캐릭터를 들고 시작하려고 게임 정보 초기화를 반복하는 리세마라를 달리거나 꼭 들고 시작해야하는 인권, 호흡권 캐릭터를 분류하는건 으레 당연하게 일어날 수 밖에 없죠.
불행 중 다행(?)으로 요즘에는 게임사에서도 누구라도 쉽게 이런 캐릭터를 알아볼 수 있도록 별도의 카테고리를 지정해두고 있습니다. 주인공을 비롯하여 서사상 중요한 위치에 있는 캐릭터라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포지션이나 속성 외에도 아래와 같은 정보들이 기재되어 있는지를 통해 해당 캐릭터의 사기성을 미리 내다볼 수 있죠.

출시 초창기라면 절하면서 받을 만한 라인업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는 '필그림'이라는 분류가 캐릭터의 강함을 구분짓는 일종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설정상 대부분의 니케는 방주에 소속되어 있으며 인류를 수호한다는 명목 하에 관리되는 병기 취급을 받고 '엘리시온'과 '테트라' 그리고 미사일스...가 아니라 '미실리스'라는 3개의 기업이 이러한 니케의 제조와 통제를 주로 담당하는데요. '필그림'은 바로 이 3대 기업에 여기에 소속되지 않고 독자 행동이 가능한 니케를 칭하는 용어입니다.
방주에 소속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필그림은 방주 바깥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상을 가득 채운 랩처들 사이를 활보하며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눈 앞의 랩처 대부분은 손쉽게 치워버릴 수 있을 정도로 '단일 개체의 전투력이 말도 안되게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로도 게임 내에서 필그림 분류 니케들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실성능이 좋게 뽑히는 편입니다.
게임 출시 초중반의 '앨리스'처럼 일반적으로 제조된 니케들의 성능이 생각보다 굉장히 좋게 뽑혔던 케이스에는 '유사 필그림' 내지는 '핑그림'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필그림'이라는 태그의 입지는 게임 외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편이며 기본적으로 다른 SSR 니케의 절반이라는 픽업 확률을 가지고 있는 만큼 모집과정에서 시그널에 금색 불이 들어오며 '필그림' 마크가 뜬다는 것은 사실상 지휘관들 사이에서는 당첨의 동의어로 통용될 정도입니다.

당신의 뽑기가 당첨임을 표현한 이미지
월다만, 필그림이라는 개념이 결국엔 방주에 소속되지 않은 모든 니케를 총칭하는 대분류에 가깝기 때문에 그것이 반드시 아군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로 랩처에게 침식당하여 인류를 적대하는 '헬레틱' 계통의 니케들도 게임 내에서는 전부 필그림으로 분류되며 그 중 플레이어블화된 것은 리셋을 거친 모더니아, 신데렐라로 회귀한 아나키오르, 해방 콘텐츠를 통해 설정상 임시 동맹 관계를 체결한 니힐리스타가 전부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 수집 게임이 다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최근을 기준으로는 성능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니힐리스타는 사실상 배포 캐릭터에 가까운 포지션 때문에 체급이 상당히 낮게 설정되어 있으며 홍련, 도로시, 이사벨은 바리에이션 캐릭터(이격)이 훨씬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거나 적절한 사용처를 찾지 못하는 관계로 예쁜 전자 피규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사실상 메타에서 밀려낸 필그림을 구제하기 위해 홍련, 이사벨의 전용 파츠처럼 사용되는 트리나, 아르카나 등의 신규 니케 추가와 같은 후속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장 평가가 좋지 않더라도 일단 필그림으로 분류된 니케를 획득했다면 언젠가 찾아올 아름다운 미래, 밝은 내일을 기다리며 마냥 실망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얘는 앞으로도 가망이 없어 보이는 게

이벤트 스토리 '얼어붙은 너의 이름 위에'에서 등장하는 엘다인의 사전적인 정의
'트릭컬 리바이브'에서 특별한 취급을 받는 캐릭터의 분류는 바로 '엘다인'입니다. 작중 등장인물에 해당하는 '사도' 중에서도 트릭컬 세계관의 창조주라고 잠정적인 추정이 이뤄지고 있는 존재 세계수 '엘드르'가 창조에 관여했거나 힘을 부여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뽑기 콘텐츠인 '사도 모집'에서 이들을 영접하고자 한다면 딱히 '페스티벌 기간 한정'과 같은 제약 사항은 없어서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는 사양이지만, 대부분의 교주들은 원하는 엘다인 사도가 '메인 스토리'나 '테마 극장'에서 주연으로 등장하는 시기에 픽업이 돌아가면 그제서야 총알을 쓰는 것을 권장할 정도로 저격이 어려운 편입니다.
심지어 뽑기를 통해 쌓인 마일리지를 털어 정가를 치는 신앙심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한다면 엘다인 사도는 일반적인 3성 사도의 천장에 해당하는 150이 아니라 그 2배인 300을 요구하는 특별취급이 들어가고 있죠.
물론, 그 정도의 투자가 들어가는 것을 모두들 납득할 수 있을만큼 엘다인 사도들의 성능은 매우 출중합니다. 중복 획득을 통해 5성까지 돌파를 하고 어사이드까지 갖추면서 미친듯이 강해지는 것은 논외로 두더라도, 그냥 명함만 획득하는 단계에서도 어지간한 사도들은 가볍게 누를 수 있는 기본 체급을 갖추고 있으며 성격(속성)을 기반으로 하는 덱을 구성하는데 있어 엘다인 사도들은 일단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둘 정도로 조합의 핵심 취급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 ㅋㅋ 엘다인 코인 달달하다 ㅋㅋ
심지어 엘다인들은 '성능이든 스토리든 푸쉬를 확실하게 받는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시 초중반에 등장한 엘다인인 '영원살이(엘드르가 직접 창조한 존재)'들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워 인플레이션에서 밀려나서 나중에 나온 '몽환살이(후천적으로 엘드르에게 힘을 부여받은 존재)'들에게 입지가 밀리고 있었는데요.
비교적 채용률이 낮게 찍히던 아야, 시온, 클로에는 리워크를 받으면서 성능적인 부분에서 엘다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지위를 어느 정도 회복했고, 가장 최근에 나온 엘다인인 티그(영웅)은 아예 엘드르가 아닌 교주에게 힘을 부여받아 탄생한 새로운 분류인 '염원살이'로 나오면서 다른 일반 사도들 또한 얼마든지 엘다인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만약 취향에 맞는 일반 사도가 성능적으로 하자가 있어 실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아쉬운 교주님들이라면 그냥 유기되는 것보다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차라리 염원살이 엘다인화라는 이격 코인을 기다려 볼 수 있으니 이번 티그(영웅)의 출시가 반가운 선례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젠 교주가 엘다인 메이커가 되는 것이와요

붕괴3rd에서는 번개를 갈랐고, 원신에서는 섬을 갈랐으며, 스타레일에서는 세계마저 갈라버리는
'붕괴: 스타레일' 내에서 강함의 척도로 사용되는 지표는 '사도'입니다. 호요버스는 다른 시리즈에서도 '율자', '집정관'과 같이 설정상 강함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 개념을 꾸준히 사용해왔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세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던 탓에 스타레일의 사도는 더욱 돋보이는 위치에 있습니다.
사도의 가장 큰 특징은 말도 안되는 스케일입니다. 스타레일이 은하열차를 타고 우주를 넘나드는 서사를 다루고 있다 보니 우주적 존재인 '에이언즈'들에게 권능을 부여받은 사도는 최소한 행성 단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실성능을 분리해서 놓고 보더라도 작중 행적을 보면 일반적인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짓을 손쉽게 해낸다는 묘사가 빈번하게 나옵니다.
사도의 또 다른 특징은 그렇게 강력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당장 프롤로그 챕터인 '더 블루'의 우주정거장 헤르타에서 '시뮬레이션 우주 실험실'에서 헤르타의 초상화와 상호작용하면 그녀의 본체가 지식의 에이언즈 누스의 은총을 받은 사도라는 사실이 대놓고 나오며 이후 진행되는 개척 임무와 개척 후문에서도 아군이든 적이든 사도의 존재가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당장 플레이어블 캐릭터 중에서도 사도로 추정되는 캐릭터의 수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출시되거나 출시가 확정된 5성 캐릭터 중 5분의 1 가량은 사도 판정을 받고 있거나 사도 떡밥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에 준하는 파워 밸런스 때문에 사도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캐릭터까지 포함하면 '온 우주가 사도판이다'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입니다.

내가 누구? 신.경.원
당연히 사도 캐릭터들은 강력한 성능으로 개척자들이 그동안 털넣은 성옥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첫 플레이어블 사도였던 '경원'은 출시 초기에 엄청나게 강력했다가 내리막길을 탄 이후 구조적인 약점을 보완해주는 선데이의 출시로 인해 지금도 작정하면 현역으로 가동할 수 있는 캐릭터고, 같은 수렵의 사도인 '비소'는 추가 공격 조합의 중핵으로 꼽히며 페나코니라는 꿈속 세계를 반갈죽하여 붕괴시켜버린 '아케론'이나 에이언즈에게 상처를 낸 '파이논'은 조건만 맞춰준다면 모든 종류의 엔드 콘텐츠에서 통용될 수 있는 하이퍼 캐리 딜러로 분류됩니다.
성능 외적으로 흥미로운 요소는 캐릭터 프로필 외에도 사도를 분류할 수 있는 장치가 게임 내에 존재한다는 건데요. 바로 우주정거장 헤르타에 있는 기물 중 하나인 '배점 피스톨'입니다.
이미 사도라고 확실하게 못박힌 캐릭터들로 상호작용을 걸면 예외없이 '측정 불가'라는 수치가 뜨고 있기 때문에 일부 개척자들은 '나찰' 등의 캐릭터들이 사도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있어 '측정 불가'가 뜨는 것을 그 근거로 삼고 있으며, 절멸 대군인 팬틸리아가 위장한 모습인 캐릭터 '정운'이나 스파클과의 대화를 통해 환락의 사도로 추정되는 '삼포' 등 4성 캐릭터들에서도 측정 불가가 뜨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스타레일에서 신규 캐릭터가 나오면 일단 배점 피스톨을 방문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가 되어버렸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대충 춥다리 아저씨 이격 나올 거라는 뜻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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