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만화 '나루토'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인 '뇌절'은 작품 초창기까지만 해도 '일직선상의 적만 노릴 수 있고 시야가 제한되는 초고속 돌격 찌르기'라는 특성 때문에 상황과 조건을 많이 타고 사용 횟수마저 제한되어 있지만 살상력이 무척 뛰어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약점이 있지만 비장의 한방을 노릴 수 있다는 로망'을 채워줄 수 있어 인기 필살기라는 입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를 구사하는 사람이 쓰레기 닌자...가 아니라 상급 닌자 '카카시'라서 더욱 특별한 취급을 받았는데요. 원본에 해당하는 기술인 '치도리'는 A급의 기술이지만 카카시의 치도리는 '번개조차 갈랐다'는 일화가 남으며 S급 기술 '뇌절'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다는 사례를 통해 작중에서는 이 기술의 특별한 위치를 설명하고 있죠.
다만, 작품이 장기 연재되면서 뇌절은 파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평가 절하를 받고 있습니다. 후반부에 가서는 마치 마법사처럼 사용 횟수 제한도 없이 넓은 범위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광역기가 난무하면서 암살과 대인전만 상정한 기술이었던 '뇌절'은 설 곳을 잃었고 해당 기술에 남은 것은 결국 '번개를 갈랐다'는 일화 뿐이었죠.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XX...갈랐다고...'라는 멘트는 보통 '설정상의 강함과 실제 강함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놀려먹는 밈으로 사용되는데요. 이번 조선통신사에서 소개드릴 내용들 또한 게임 내에서 무언가를 갈랐다는 설정으로 밈이 된 사례들입니다.

해석)지금 기분이 몹시 나쁘니 산 대신 너를 좀 반으로 갈라야겠다
명일방주의 '스카디'는 게임 초창기부터 함정카드로 꼽히는 6성 오퍼레이터 중 하나였습니다. 전위인 가드 중에서도 높은 공격력을 바탕으로 들어오는 적을 하나씩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활용되지만 1명 이상의 적이 들어오면 그저 '이랏샤이마세'가 되어버리는 1저지 포지션인 드레드노트의 특징 때문에 활용처가 제한되는 것을 시작으로 스카디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갓성비 오퍼레이터들의 수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지 않는 것처럼 굳이 재배치 시간도 길고 높은 코스트의 스카디를 쓸만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 주제에 어비셜 헌터스의 스토리 내에서는 일단 주인공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그녀를 띄워주기 위해 무려 산을 가르는 수준의 무력행사가 가능함을 묘사하고 갈등의 트리거로 사용하기 위해 안하무인에 가까운 성격을 배정해 놓은 탓에 스카디는 두고두고 놀림받는 처지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전용 장비인 모듈의 추가로 인해 약점들이 많이 개선되고 어비셜 헌터스 조합인 통칭 '해산물'의 핵심 파츠로 쓰이는 수준까지 입지가 올라오기는 했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파워 인플레이션에 밀려나 뒷방 노인네 신세가 되어버렸기에 독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산을 갈라버렸다는 스카디의 강함은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은 명제'라는 것이 정론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ㅇㄱ ㅈㅉㅇㅇ?

공식 홈페이지의 허위 및 과장 광고에 주의, 진짜로
원신은 원소간 반응을 일으키는 독특한 전투 메커니즘 때문에 최상위 등급이 아닌 4성 캐릭터들도 실전에 채용되는 경우가 많고, 이 중 쓸만한 성능을 가진 케이스는 소위 말하는 조합의 핵심 파츠인 '엔진' 내지는 '발사대'으로 기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어느 캐릭터와 조합되도 국밥에 가까운 성능을 보이는 대표적인 조합인 '향카베(향릉/카즈하/베넷)' 이전까지만 해도 이 포지션을 가져가는 것은 오직 4성 캐릭터로만 조합되어 있던 '향행베(향릉/행추/베넷)'였고, 이로 인해 이들은 불의 신, 물의 신이라 칭송받았으며 한참 시간이 지나 진짜 '불의 신'과 '물의 신'이 등장하고 나서도 그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성능을 보여준 탓에 원신에서는 전반적으로 4성 캐릭터의 입지가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이나즈마 출시 때 나왔던 메타 요약 짤방, 참고로 향행베는 아직도 현역으로 가동 가능
당연히 번개 속성의 4성 캐릭터 '북두' 또한 배정된 스킬셋이 원소 폭발 위주의 오프 필드 운영에 적합한 서브딜러 포지션으로 설계되어 있었고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문에서는 산과 바다는 물론 바다 괴물까지 갈랐다고 열심히 띄워준 탓에 출시 전까지 많은 기대를 받았던 몸이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등장하고 나서는 꼬박꼬박 일반 공격을 넣어줘야 하는 메커니즘상의 불편함, 전투 스킬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패링으로 적의 공격을 받아내야하는 수동성에 원소 폭발을 위한 에너지 요구치가 다소 높아서 생각만큼의 성능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지금은 종종 활용되는 곳은 있지만 그저 그런 보통의 4성 캐릭터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제와서 북두가 산과 바다를 갈랐다는 말은 누구도 믿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원신에는 진짜로 산과 바다를 가르는 것은 물론 섬을 두 쪽내버린 인물이 있거든요.

대황덴은 행동으로 증명할 뿐

마... 젊우 하는 우덜 사이에서는 클라우드 뭐시기의 합체검보다는 샬라메인이 진짜로 통하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전설의 무기 '샬라메인'은 검으로 무언가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 검 스스로가 갈라지는 것이 밈이 된 케이스입니다.
검의 주 사용자로 통하는 '바리안 린'이 오닉시아의 음모로 인해 인격이 둘로 쪼개져 있다가 하나로 통합되는 서사를 쪼개져 있던 쌍검이 합쳐져 하나가 되는 구조와 연결하여 '샬라메인'은 평소에 대검의 모습을 유지하다가 경우에 따라서 이를 쪼개 쌍검 '샬라토르'와 '엘레메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정을 구축해놓은 상태입니다.

누군가는 측면을 사수하지 못했고, 또 누군가는 후방을 사수하지 못해서 그만...
문제가 있다면 샬라메인을 쪼개서 쌍검으로 활용하는 것이 극 중에서는 사망 내지는 패배 플래그가 되어버렸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당장 바리안 린이 부서진 해변에서 사망할 때에도 쌍검 형태로 용맹하게 불타는 군단의 악마를 썰어제끼다가 중과부적으로 패배했고, 실바나스에게 막고라를 걸었던 바로크 사울팽도 쌍검 형태로 샬라메인을 사용하다가 패배하고 사망했으며 샬라메인이 룬 마검 '사자한'으로 재련된 탓에 이에 조종당하던 안두인 린마저 정신지배를 깨는 순간 검이 둘로 갈라지는 묘사가 나왔습니다.
참고로 게임 내 성능 면에서도 이는 아주 충실하게 재현되고 있습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바리안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전사 특성인 무기, 분노, 방어를 샬라메인의 운용 방법을 달리하는 궁극기로 구현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분노의 쌍검은 지금까지 메타가 몇번이나 달라졌음에도 주류가 된 적은 없었고 소위 말하는 즐겜 환경에서나 통하는 저열한 성능의 특성으로 통합니다.

그의 내적 갈등, 쪼개면 전쟁에서 질테고 당장 안 쪼개면 목숨이 위험할 것 같은 상황

하늘...갈랐다고...
번외 케이스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갈라진 하늘'이 있습니다. 아이템의 설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고 자르반 4세의 가문 이름인 '라이트실드'가 효과의 이름으로 붙어 있거나 암만 봐도 '창'으로 보이는 외형으로 인해 '데마시아 왕가'와 관련된 아이템이 아닌가 하는 추측 정도만 있는 상황인데요. 이 아이템은 무려 2년째 메타를 지배하는 미친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서 안좋은 쪽으로 화제성이 높습니다.
아이템의 옵션은 매우 심플합니다. 공격한 대상이 챔피언일 경우 첫 공격이 치명타로 적용되고 잃은 체력을 회복하는 효과인데요. 이 효과의 쿨타임은 아이템 자체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효과에 적중당한 챔피언을 기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수의 인원이 난투를 벌이는 대규모 교전에서 한명씩 공평하게 때려주면 체력을 복사하는 미친 유지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때문에 2024시즌 이후로 정글 메타는 사실상 이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는 AD브루저들이 지배하고 있으며 탱커들은 갈라진 하늘을 든 AD브루저들에게 포션으로 취급당하고 주문력 기반의 마법사 정글러들은 교전 지속력에서 확연히 밀리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쯤되면 하늘이 아니라 메타를 갈라버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최근 있었던 T1과 DK의 경기, 오너의 자르반이 다소 무리하게 이니시를 걸고 죽을 것처럼 보였지만

한대씩 툭툭 쳐주며 갈라진 하늘과 승전보로 피를 복사하여 몸에 생기가 돌아온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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