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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8월 그 게임] 스텔라 코드, 재밌는 이야기를 기다리는 어른 아이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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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게임' 코너를 통해 게임조선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해 보고 선택한 게임을 소개합니다.
대작도 아니고, 참신한 게임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아, 이런 게임도 있구나!" 하는 게임을 짚어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미지가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무책임한 상상력에 흥미로 보답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스텔라 코드(Stellar Code)', 이 게임은 SF 미스터리 장르의 비주얼노벨이다. 타이틀명부터 이미 이 게임의 주제를 알 수 있듯이, 그것도 무려 '우주'와 물리 이론을 기반으로 천문학은 물론 소립자 물리학까지 고등 과학 이상의 소재를 다룬다.
 
그럼 그 내용을 어떻게 알아듣냐고? 거기서 바로 '스텔라 코드'의 치밀한 기획력이 빛을 발한다.
 
 
이 게임은 애초에 플레이어가 이 같은 주제를 잘 알아듣지 못할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준비했다. 어렵고 혼란스러울 주제일 것을 알고 그 눈높이에 맞춰서 치밀하게 한 올 한 올 풀어낸다는 것. 물론 플레이어의 상식 여부, 관심 여부에 따라서 뉴스를 보는 기분일지, 다큐를 보는 기분일지, 드라마를 보는 기분일지는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다.
 
이 게임은 인공위성을 연구하던 주인공 '사토 다이치'가 어느 날 우연히 이상한 전파를 발산하는 원통형 물체를 습득하게 되고, 그 여동생 '히토미'와 함께 이 물체가 발산하는 에너지 원리와 출력되는 암호를 풀어감에 따라 거대한 미지 앞에 마주하게 되고, 이를 은폐하려는 정체불명의 세력으로부터 쫓기는 서스펜스가 그려진다.
 
작중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장 평범한 측에 속하는 인물인 주인공 '사토 다이치'조차 전공 지식 이해도가 높은 대학생으로 나오며, 여동생 '히토미'는 아예 초유의 천재로, 조력자 '모모코' 역시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등장한다. 
 
이 뛰어난 과학자이자 연구원들이 플레이어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작은 단서를 찾아내고, 자신들끼리 심각한 대화를 하며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이며, 그로 인한 추리 과정과 결론을 플레이어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맛있게 말아주는 것이 이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이다.
 
 
수수께끼를 던지는 과정, 이를 풀어내는 과정이 모두 세련되며 그로 인해 사건이 소용돌이치듯 전개되는 과정이 그야말로 짜릿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음직한 이야기의 매력이 텍스트 위로 발현되어 플레이어는 한 자, 한 자 읽어가며 그럴듯해 보이는 단서를 찡그리며 쳐다보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게 구성해뒀다. 
 
물론 플레이 도중 약간의 수수께끼가 등장하지만 어디까지나 추리물은 아니며 등장하는 수수께끼들은 사건 전개의 발판을 위해 밝혀낸 바 여러 복선 장치를 점검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애초에 '힌트'도 친절하고 '정답'도 친절하다. 얼마나 고민하고, 몰입해서 풀어낼 것인가-의 선택만 있을 뿐. 쉽게 말하면, 인물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끝내 풀 수 있게 알려준다.
 
 
이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은 '미지' 혹은 '신비'에 맞닿은 우리들이 가질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추론의 과정, 그 과정에서 오는 혼란과 두려움, 혹은 경외심이다. 즉, 정답을 찾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이치 일행'이 겪는 신비로운 경험을 공유하게 해준다는 것.
 
적당한 이야기의 빌드업, 중간중간 던져지는 흥미로운 수수께끼, 미지의 존재와 세력을 등장시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만드는 힘 있는 전개, 이를 해결하는 인물들의 기발한 상상력, 혹은 논리력이 커다란 매력이 된다. 
 
이 게임의 가장 놀라운 점은 위에서 열거한 이 마법같은 일들을 스탠딩 일러스트와 텍스트, BGM만으로 해결했다는 점이다. 즉, 한정된 리소스만으로도 플레이어의 빈약한 상상력을 채워주고, 자극한다. 이야기의 끝까지 플레이어를 붙잡아 끌고가는 세련된 지휘 능력,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스로를 일본의 동인 서클로 소개하는 개발사 '프라가리아'는 전작 '이하나시의 마녀'로 독특한 소재의 캐릭터 비주얼노벨을 그려내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역시 쉽지 않은 소재를 매력적으로 풀어냈다. 비주얼노벨계 '프라가리아 장르'가 탄생하는 순간을 본 기분이다.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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