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진수 베스파 대표
모바일 게임 업계에는 철저한 적자생존 원리가 적용된다. 하루에도 몇 건 씩 쏟아지는 신작 게임 속에서 유저들의 눈에 띄기 위해 유명 퍼블리셔와 대형 마케팅은 필수 조건처럼 여겨지게 됐다. 그런데 이런 틀을 깨고 ‘입소문’만으로 양대 앱마켓 매출 톱 5위에 오른 게임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베스파의 ‘킹스레이드’다. 지난 달 16일 출시된 ‘킹스레이드’는 모바일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로, RPG 장르 본연의 재미에 집중한 게임이다.
‘킹스레이드’는 지난 달 19일 238위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 데뷔해 24일 74위, 이번달 6일 13위로 껑충 뛰더니 지난 13일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모두에서 매출 순위 5위를 기록했다.
퍼블리셔도, 별다른 홍보도 없었다. 그럼에도 흥행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7일 서울시 삼성동 베스파 사무실에서 김진수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 “백 투 베이직”… 게임의 기본은 ‘재미’

흥행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백 투 베이직(기본으로 돌아감)”을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유저들은 개발사가 어디냐, IP가 무엇이냐를 따지지 않는다. 유저들의 목소리는 정확하다. 게임의 핵심은 ‘재미’”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백 투 베이직’은 개발 과정에서도 염두에 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넥슨에 인수된 게임하이 개발자 출신이다. 지난 2013년 5월 이재익 이사와 베스파를 설립했고 이듬해 리듬 게임 ‘비트몬스터’를 출시했으나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시도한 슈팅게임과 턴베이스 RPG가 개발 중단되며 회사는 도산 위기까지 겪었다.
이 시기 김 대표는 전문 장르인 RPG에 주력해 ‘진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만드는 과정에서 흥분과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재밌는 게임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물이 ‘킹스레이드’다.
◆ ‘감성’과 ‘애착’에 중점 둔 캐릭터 설계


김 대표는 공식 카페를 통해 ‘캐릭터 추천 문의글’이 활발히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유저들의 입소문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특정 캐릭터를 추천하기 보단 ‘마음 가는 캐릭터를 키우면 된다’는 반응이 다수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유저들이 이 게임의 매력으로 ‘캐릭터’를 꼽는다. 김 대표는 캐릭터를 만들 때 스킬이나 성능보단 ‘이 캐릭터가 감성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인가’를 가장 먼저 고민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구상된 캐릭터는 전투 설계 단계에서 명확한 사용성이 부여된다. 김 대표는 캐릭터 ‘정체성’에 초점을 두고 캐릭터만의 고유한 플레이 패턴, 상성, 조합 등을 잡는다.
“캐릭터의 성격과 환경, 내면을 우선 고민한다. ‘이 캐릭터는 어떤 특성이 있어야 돼’ 라고 스킬이나 성능부터 설계하진 않는다. 만드는 우리도 애착을 쏟고 보기만 해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다”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은 과금 모델로 이어졌다. 확률형 뽑기가 아닌 확정 구매 방식을 채택한 것은 유저가 원하는 캐릭터를 플레이 할 수 있게 하자는 의도였다. 그는 “캐릭터는 개발자가 유저에게 선보이는 콘텐츠다. 즐겁게 플레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주요 타깃은 한국-일본… 앞서 태국 론칭으로 시장 검증

△ 킹스레이드 태국 콘퍼런스 현장 (출처: 베스파 블로그)
김 대표가 밝힌 ‘킹스레이드’의 주요 타깃은 한국과 일본이다.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태국에 이 게임을 출시, 시장 검증을 마쳤다.
선 출시국으로 태국이 선택된 이유는 한국, 일본과 비슷한 유저 성향과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사한 곳은 중국이지만 진출이 힘들고 유럽과 미국은 개인화된 콘텐츠 중심이라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태국은 인구가 6800만에 달하고 방콕 중심으로 약 1000만 명, 서울과 비슷한 정도로 게임 인구가 활성화 돼 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유저 반응은 좋았음에도 주요 지표인 매출이 거의 없는 기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 대표는 지나치게 쉬운 성장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성장을 초기 과금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어 갈수록 재미가 반감되더라. 플레이 재미 위주로 게임을 다시 설계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태국에서 잠시 서비스를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게임의 많은 부분이 변경되고 지난 달 16일 한국 출시와 함께 재오픈, 다시 유저들을 만났다.
◆ 콘텐츠에 유저 목소리 반영… ‘코스튬’ 추가-‘도전의 탑’ 보강

△ ‘도전의 탑’ 진입 화면 (출처: 유투브)
김 대표는 ‘킹스레이드’에서 수집형 RPG의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뒀다.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들이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을까. 먼저 이달 중 6챕터를, 4월에 ‘월드보스’를 추가한다. 그는 “태국 시장보다도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 챕터를 먼저 업데이트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챕터를 추가하고 대형 PvP 및 신규 레이드 몬스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유저들의 성원에 코스튬도 곧 출시될 계획이다. 보정치가 붙지 않은 순수한 코스튬이며 가장 먼저 교복 시리즈를 선보인다.
또 ‘도전의 탑’을 손 본다. 그는 “원래는 깰 수 없는 난이도 수준으로 제작됐다. 특히 5성 전용 무기는 꾸준히 6개월에서 1년은 해야 나올 줄 알았는데 한 달 만에 나와 놀랐다”며 후반부 콘텐츠 보강 계획을 밝혔다.
한국어 음성팩도 추가된다. 단, 기존 영어 음성을 일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 시스템을 잘 구축한다면 별도의 보이스팩 추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업데이트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주목받는 환경에 익숙치 않다. 우리는 특별한 노하우보단 진정성을 가진 한 개발사일 뿐이다. 목표는 매출도 순위도 아닌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도 재밌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약속 드린다”고 각오를 전했다.
[함승현 기자 seunghyu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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