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리앤 첫 수리
지난 2월 혜성처럼 나타나 많은 게이머를 놀라게 만든 게임이 있습니다.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매치 3 퍼즐을 조합한 D1AL-ogue입니다.
체리 피커의 D1AL-ogue는 크래프톤의 게임 개발 교육 과정인 정글 게임랩을 통해 세상에 나온 게임입니다. 우선 학생들이 만들었다는 점에 놀라고, 무료 게임이란 부분에서 다시 놀라고, 인상적인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준 부분에서 마저 놀랐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이머는 저 혼자가 아니었는지 D1AL-ogue는 3월 현재 스팀 사용자 평가 기준 96%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기록 중입니다.
게임은 태양이 뜨지 않고 네온 빛으로 물든 도시 크로마 시티를 배경으로 인간과 안드로이드 '이브'들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주인공 크리스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하는 리페어 클리닉의 점장이 되어 손님들과 교감하게 됩니다. 사이버펑크 배경의 교감 게임이란 점에서 VA-11 HALL-A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 속에서 나름의 독창성을 보여줘 새로운 기분으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빛조차 구독하는 도시 크로마 시티 = 게임조선 촬영

그곳에서 수리공이 되어 인간과, 안드로이드와 교감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무료라고 얕봤다가 기대 이상의 결과물에 놀라게 되는 게임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구조는 지극히 단순합니다.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과 대화를 하거나 그들의 의뢰를 받아 이브의 소체나 부품을 손보는 것이죠. 대화는 2D 일러스트와 대화창을 조합한 전통적인 비주얼 노벨 방식을 택했으며, 수리는 매치 3 퍼즐에 기반한 원형 퍼즐 방식을 제공합니다. 원형 퍼즐은 언뜻 보기에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매치 3 퍼즐답게 쉽고 간단하게 풀 수 있습니다.
원형 퍼즐의 목표는 빨간색과 노란색, 파란색으로 구성된 모듈을 상하좌우로 움직여 원하는 모듈을 완성하고, 지정된 위치에 놓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노란색 모듈 중 원 무늬를 가진 모듈과 마름모 무늬를 가진 모듈을 요구한다면 무늬가 없는 노란색 모듈 세 개를 합쳐 원 무늬 모듈을 만들고, 다시 원 무늬 모듈 세 개를 합쳐 마름모 무늬 모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모듈을 지정된 위치로 이동시킨 후 수리를 누르면 끝나게 되죠.
단, 모듈은 현재 가진 배터리만큼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6/6이라면 모듈 하나를 움직일 때 여섯 번까지만 움직일 수 있는 것이죠. 또 모듈을 4개 이상 합성하면 그 색의 게이지를 얻게 되고, 이렇게 얻은 게이지는 다른 색의 모듈을 게이지 색 모듈로 바꾸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간단한 방식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수리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도록 그럴듯하게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인 방식은 비주얼 노벨 = 게임조선 촬영

여기에 매치 3 퍼즐을 더해 사이버펑크 풍 수리를 표현했다 = 게임조선 촬영

처음엔 낫설지만 생각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수리 = 게임조선 촬영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세계관은 퍼즐과 함께 이 게임을 대표하는 특징입니다. 게이머는 저마다 다른 모습,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가진 캐릭터와 대화하고, SNS를 통해 접하는 도시 이야기와 비교하며 세계관에 빠져들게 되죠.
게임 초반엔 이브로서 자신의 수리를 맡기는 프레이, 오르카, 리앤이 가게를 방문합니다. 프레이는 간단한 정비를 위해, 오르카는 점검 확인서를 제출하기 위해, 리앤은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수리를 의뢰하죠. 겉으로 보기엔 인간이나 다름없지만, 수리를 위해 외골격을 열었을 때 드러나는 복잡한 부품 배치와 회로는 인간이 아님을 확인시켜줍니다. 이러한 독특한 외형 또한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이들이 사는 크로마 시티는 태양빛을 볼 수 없어 빛을 구독하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빛을 쬐지 못한 인간은 우울증에 빠지고, 이브 역시 소체 결함이 발생하고 맙니다. 그런데 게임을 플레이하며 SNS를 읽다 보면 누군가의 의도로 이러한 증상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 것도 세계관에 빠져들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깡깡깡깡깡깡깡깡깡깡! = 게임조선 촬영

행간에서 의미를 찾는 것 또한 이 게임의 재미 = 게임조선 촬영

그리고 콤보 터지는 퍼즐도 꽤 재밌다 = 게임조선 촬영
예쁜 캐릭터와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무료라는 점에 끌려 시작했다가 캐릭터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도시의 비밀이 궁금해서, 수리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서 계속하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사이버펑크 특유의 꿈도 희망도 없는 퇴폐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인간다운 감성적인 이야기를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라이브러리의 한 자리를 D1AL-ogue로 채워넣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체리 피커는 D1AL-ogue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차기작 D1AL-ogue+ 개발을 발표했습니다. 크로마 시티의 다음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돌아올지 기대해 봅시다.

제 아내들임^*^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