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큰 애가 고3이라 11월에 수능을 봐야 한다면 일단 작은애 못떠들게 하고 친구들을 집에 못불러오게 하는 등 단속하지만 그렇다고 작은애가 덜 소중한 건 아니다. 그런 와중에 용돈 뒤로 챙겨주며 다독여 주는 것 아니겠는가. 시험 결과가 어찌됐던 큰애 수능이 끝나면 이제는 작은애가 시험 잘보도록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송 대표는 '아키에이지'와 '문명온라인'을 큰애와 작은애에 비교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문명'과 '아키에이지'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었지만 출시가 임박한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하지만 '아키에이지'가 올 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어찌됐건 성적표도 받아든 만큼 이제는 '문명온라인'에 집중하며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문명온라인'은 PC패키지게임 원작인 '문명(civilization)'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버전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캐릭터의 기본 정보는 유지되지만 매 시작할 때마다 모든 아이템이 초기화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세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 문명온라인, 韓 개발자 神도 '부담'
원래 '문명' 시리즈를 좋아한 송 대표지만 이 작품을 만드는 데 부담감은 존재했다.
송 대표는 "원작을 만든 시드마이어는 피터몰리뉴, 리차드개리엇과 함께 세계 3대 개발자 신(神)으로 불리는 사람인 만큼 그런 사람의 명작을 만드는 데 누가 되지 않을까라는 부담이 있다"며 "하지만 원작이 워낙 훌륭한 게임이기에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막상 손으로 만져보니 상황이 달랐다.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그것도 게임 속에서 6천년 간의 시대상이 변하는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무엇보다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 MMO 뼈대에 문명 살 붙여
그래서 송 대표가 택한 방법은 뼈대를 '문명'이 아닌 MMO에 두는 것이었다. 플레이하는 도중엔 MMO지만 결과적으로는 '문명' 원작이 되는 것.
송 대표는 "생각의 기준을 바꿨다"며 "원작에서 MMORPG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MMORPG에서 원작의 요소를 도입하면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아트가 바뀌거나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맵이 달라지는 것 등은 현존 MMORPG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원전 4천년부터 서기 2천년대까지 진행되면 필드와 배경이 바뀌어야 하는데 현존 MMORPG에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원작에서 매우 중요한 것인 만큼 반드시 표현해야 했다"
어려운 것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승리조건과 MMO를 결합시키는 것이었다
원작 '문명'은 승리조건 혹은 패배조건을 만족하면 게임이 끝나고 새로운 맵에서 새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다.
"보통 MMORPG는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는 한 레벨과 아이템이 유지되며 끊임없이 하게 된다"며 " 하지만 '문명'은 승리하거나 혹은 패배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해야 하는데 이 요소는 원작을 살리기 위해선 꼭 가져와야 했지만 이것은 MMO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MMORPG지만 아이템이나 레벨이 유지되지 않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과연 MMO로 볼 수 있느냐 라는 반문이었다는 것.

◆ 초기화 되는 MMORPG 어색한 것 아냐
"우리는 이미 '와우'에서 숱한 초기화를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명온라인' 초기화도 어색한 것 아니다"
대표적인 '와우저(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즐기는 유저를 일컫는 말)'로 알려진 송재경 대표는 이미 많은 유저가 초기화 되는 MMORPG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와우를 1주일에 세 번씩 한 번에 4시간 이상 트라이를 해서 에픽 등급 보라색 아이템을 들고 뿌듯해 한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첫 확장팩 후 퀘스트를 통해 얻은 파란 아이템이 더 좋아 결국 새로운 아이템을 처음부터 장만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미 블리자드가 아이템 리셋한 걸 경험했다고 볼 수 있다"
또 그는 15년차 '리니지'에서도 리셋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리니지' 아버지로 불리기도 하는 송 대표는 "당시 테스트 서버는 영원불멸이 아니라 언제든 초기화될 수 있다는 공지를 걸고 비정기적 초기화를 진행했는데도 테스트 서버를 즐기는 유저가 상당했다"며 "유료결제한 본서버 이용자만 테스트 서버를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많은 이용자가 본서버를 안하고 테스트서버만 하는 놀라운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대표 MMORPG 두 개에서 사실상 초기화를 진행해도 재미를 느끼는 이용자가 많았던 만큼 '문명온라인'도 통할 것이라는 게 송 대표의 예상이다.
◆ '문명온라인' 현재까지 완성도 65%
"즉흥적 개발방식을 일컫는 '애자일' 스타일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출시일은 밝힐 수 없다"는 송 대표는 "개발 일정표에 적힌 내용은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게임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미 65% 이상은 완료됐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문명온라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문명온라인은 수천, 수만 명이 동시에 경험하는 가상 역사 지구 시뮬레이션이다. 4천년 전 원시시대부터 바퀴를 발명하고 말타고 대포를 쏘고 우주선을 발사하고 핵전쟁까지 가는 생각만해도 흥분되는 게임"
"실제는 방 한켠 PC 유저라도 수만 명 유저와 기술 문명을 발전시켜 로켓을 알파센타우리 행성까지 보내는 등 인류의 미래를 '문명온라인'으로 함께 즐길 수 있다"
한편 송 대표는 '아키에이지' 팬들에게도 말을 전했다.
"엑스엘게임즈가 지난 8개월동안 '아키에이지'를 서비스하며 초반에는 서버 불안, 버그 등 트러블이 있었고 안 좋은 사건도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부분 해결됐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유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니 지켜봐달라"

[이승진 기자 Loui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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