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그러니까, 11년 전이다.
어제(2013년 12월 12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표명한 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대표와의 첫 만남이 이뤄진 해는.
그해 여름, 삼성동 뒷골목에서 어디쯤에서 새로운 캐주얼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엔트리브. 그곳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지금이야 1조를 넘어선 넥슨, 블리자드와 경쟁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그리고 적지 않은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번듯한 외형을 갖춘 기업이 넘쳐나고 있지만 2000년 초반까지만해도 그들의 터전은 '벤처' 아니 '대학교 동아리' 수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당시 게임사들은 당당하고 멋졌다. 그들의 목표 맨 앞줄에, 대박 혹은 매출 확대가 아니라 ‘게임에 대한 열정과 패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손노리에서 분리해 자신의 게임사업을 시작한 김준영대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당시 개발중이던 신작 골프 게임 ‘팡야’의 완성도를 높이고 알리기 위해 열성을 다했다.
다행히 팡야는 한국을 넘어 일본과 태국에서 흥행했고 엔트리브소프트 대한민국 게임계 블루칩으로, 김대표는 성공한 게임사대표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엔트리브소프트는 IHQ와 SK를 거쳐 결국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김준영 대표는 2013년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분명 편치 않았을 것이다. 섭섭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사의 표명은 아쉬움을 더한다.
김대표는 몇 차례의 매각을 통해 자신만의 안위와 부를 축척할 기회를 모두 마다한 채 엔트리브를 지켜왔다. 10년 전 보여주었던 게임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짧은 온라인게임 역사에서 흥행작 만들고 이를 매각해 일확천금의 부를 축척하고 미련없이 떠난 적지 않은 게임사대표가 적지 않았다.
또한 김대표는 사의 표명에 앞서 엔트리브소프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원감축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비상구를 마련됐음에도 그는 스스로 물러났다.
기업의 수장으로 무책임이다. 하지만 그 모든 책임과 무게를 떠안은 것이다. 그리고 엔트리브를 지키고 싶은 바람이자 마지막 보루일 수 있다.
팡야로 전성기를 누렸던 엔트리브소프트가 다시 한 번 일어서기를, 그리고 김준영 대표의 한결같았던 게임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길 바란다.
[김상두 기자 noty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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