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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양성화, 韓 게임산업 '역풍 우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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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0일(6월4일)을 맞은 박근혜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주요 정책목표로 삼으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지하경제' 온라인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도 덩달아 꿈틀대고 있다.

지하경제란 과세나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합법적·비합법적 수단을 동원한 숨은 경제로, 박근혜 정부는 이 같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통해 직접적인 증세 없이 27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아이템거래 시장은 출판시장의 절반 가량인 1조5000억원 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그 동안 우리 정부는 이 시장의 부정적인 측면을 들며 점진적으로 규제의 강도를 높여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유명 아이템 거래업체가 최근 한국 진출을 공식선언하면서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의 지각변동과 함께 외국자본에 의한 잠식론이 불거지고 있다. <게임조선>이 현주소를 짚어봤다.

◆ 5173닷컴, 국내 진출 선언…"양성화 정책, 해외자본에 유리한 기회"

국내 게임 아이템 거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중국 최대 아이템 거래업체 '5173닷컴'이 한국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업체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 허쉰넷 등 다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5173닷컴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글로벌 공략의 일환으로 북미, 대만, 홍콩 등에 이어 한국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지하경제 양성화, 韓 게임산업 '역풍 우려'…왜?

한국의 게임 아이템 거래시장 규모(약 1조5000억원)는 중국(5조4000억원)에 비해 작지만, 포화상태에 이른 중국업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게임물 심의가 기존 정부 산하기관에서 민간으로의 이양 논의가 진행중에 있는데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 또한 중국 아이템거래 업체의 한국 진출에 용이하게 작용할 것이란 게 그들의 관측이다.

현재까지 5173닷컴의 구체적인 한국 서비스 일정이나 진출 형태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 없지만, 한국지사 설립이 아닌 현지 플랫폼을 활용한 형태로 시스템을 운영해 나가는 쪽으로 잠정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따른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국내법 미적용…청소년 거래 '부채질' 우려

이들 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4가지다.

국내법 적용에 따른 ▲토종업체들의 역차별 ▲현재 법률상으로 금지돼 있는 청소년들의 게임 아이템 거래 재발 ▲국내기업 시장 점유율 축소 ▲ 이에 따른 국내 자본유출 등이다.

우선 토종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현재 IMI(구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 등에 적용되고 있는 국내법에 기인한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09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된 이후 청소년들의 게임 아이템 거래를 차단하고 있다. 또 이듬해에는 문화부 권고로 아이템 거래사이트에서 개인의 계정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계정거래와 자신의 캐릭터를 다른 사람이 성장시켜 주는 '육성 중개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6월부터는 게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적인 목적으로 게임 아이템 및 게임머니를 판매하는 일명 '작업장'을 막기 위해 아이템 거래 상한선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이 거래할 수 있는 아이템 거래 금액은 6개월간 최대 1200만원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법은 해외기업들에 대해서는 준수 의무가 부여되지 않아 탓에 국내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

또한 거대자본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낮은 거래 수수료와 국내 대비 낮은 인건비, 다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활용,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 올 경우 국내 아이템 거래업체들의 입지약화는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실제 5173닷컴을 비롯해 한국시장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 타오바오 등 2개사의 현지시장 점유율은 약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이템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해외 업체들이 관련 국내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아이템 거래에 따른 탈세, 불법유통 등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게임 아이템 거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다양한 권고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들을 약용할 경우에는 국내 업체들의 시장 잠식은 불보듯 뻔하다"면서 "아이템 거래 시장을 해외 업체에 자리를 내줌은 물론 국내 자본 또한 해외로 유출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5173닷컴이 한국지사가 아닌 중국 플랫폼 형태의 해외 오픈마켓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할 경우, 게임 아이템이 거래돼도 세금을 징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정부, "현행법 미이행…해외 기업 진출 막겠다" 

게임 아이템 거래산업은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2000년 처음 등장한 아이템 중개사이트는 연간 약 1조5000억원, 국내 게임을 즐기는 인구 2500만명 가운데 약 70%에 육박하는 약 1700만명이 이용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아이템 거래 시장은 사행성 조장 등을 이유로 음성적 활동, 즉 지하경제로 꼽히며 업체는 물론 정부에서도 이를 규제해 왔다.

게임사들은 온라인게임의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파는 이용자들에게 게임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계정압류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 역시 공식석상에서 작업장을 통한 아이템 거래 규제에 대한 법률을 제정, 시행중이다.

한국과 달리 중국, 미국 등의 해외에서는 게임사들이 직접 나서 아이템 현금거래를 양성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게임 속에서 얻은 아이템 등을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디아블로3'의 화폐경매장이 북미 서버에는 적용되고 국내 버전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중국 또한 일찌감치 현지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양성화했다.

이와 관련 문화부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활성화 정책은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지하경제를 통해 세원을 발굴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해외에 거점을 두고 아이템 거래사이트를 운영하겠다는 것은 더욱 음성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법적으로 따져 보아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행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정부차원에서 해외기업들의 한국진출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아이템거래 시장은 현재 IMI와 아이템베이 등 두 곳의 중개업체가 양분하고 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 최근 이 두 개 회사는 공동지주사 B&M홀딩스를 설립,기업결합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이승진 기자 Lou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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