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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자수첩] 셧다운제-게임중독법 '게임규제' 그들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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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다. ‘칼이나 송곳 따위의 끝이나 날이 날카롭지 못하다’라는 뜻도 있지만 ‘느끼고 깨닫는 힘이나 표현하는 힘이 부족하고 둔하다’라는 뜻도 있다. 

보통 둔한 사람에게 사용하는 단어지만 현상에 대한 느낌이라면 짐짓 섬뜩한 느낌이다. 

같은 현상에 대해 왜곡된 프레임으로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큰 반발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반복될수록 처음 느낌만 못하다. 무뎌진다. 무던해지기 마련이다. 

다름이 아닌 ‘게임중독법’이 그러하다. 

지난 2010년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에서 추진한 청소년 심야 셧다운제를 시작으로 정치권에서는 게임을 유해 산업으로 지목하며 규제를 시작해왔고 급기야 지난 4월에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게임을 마약-알코올-도박과 하나의 부류로 치부해 게임중독법을 발의했다. 

이러한 정치권의 게임중독과 규제 프레임은 ‘지속적’이고 ‘꾸준’하다. 발의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비슷한 형태로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와 제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선동’이다. 게이머가 아닌 일반 국민들에게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속적으로 갖게 함과 동시에 게임산업 종사자들이나 게임 규제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매번’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반박할 의욕조차 사라지게 하는 것. 

대한민국의 정치 풍토가 그러했다. 선거 때가 되면 반복되는 프레임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표심을 얻고자 하는 이치와 비슷하다. 

실제 게임인(人)들도 처음 여가위가 처음 게임을 규제 대상으로 삼고자 했을 때보다는 현재의 반응은 상당히 무뎌졌다. 일각에서는 ‘그냥 그러려니…’ ‘쟤네 또 저래’ 정도의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이 원하고자 하는 (그것이 규제 자체이든 매출의 일정%든) 것을 얻기 위해 오늘도 외친다. 게임이 마약과도 같은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무뎌지고 있다. 그들은 알고 있다. 꾸준한 것만큼 무서운 것이 없음을. 

게임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이해조차 없이 ‘규제’는 이미 시작됐다. 

또한 그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표심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을 볼모로 규제를 외치고 있다.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식이 잘못됐을 때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기 쉽지 않다. 핑계 대상이 필요하다. 현재 정치권은 게임을 그 자리에 앉혀놨다. 네 아이가 게임 때문에 문제라고. 

게임 산업의 규제를 반대한다면 절대 무뎌지는 것부터가 경계해야 한다. 협회의 서명운동처럼 일부 개발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 결국엔 '프레임' 싸움이다. 
 
스토아 학파는 '상황'과 '사건'을 구분했다. 상황은 우리와 상관없이 일어나 통제할 수 없지만 사건은 우리의 생각과 대처 방식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작금의 '게임 규제' 움직임은 사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tester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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