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흐름이 최근 스타2 등 RTS에서 리그오브레전드와 도타2 등 AOS 장르로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팬들의 관전문화도 차츰 변하고 있다.
지난 28일 개막식이 열린 도타2 넥슨 스폰서십 리그 시즌1의 현장만 봐도 그렇다. 스타2 리그의 경우 팬들이 동경하는 프로게이머들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경기를 보고 화려한 컨트롤의 싸움에서 환호하는 것에서 그쳤다. 물론 경기를 마친 뒤 일부 선수들이 자신을 응원하는 팬들과 만나는 것은 일종의 서비스였다.
하지만 LOL과 도타2가 팬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팬들은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에 와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실제 LOL리그 중 최고 권위의 대회인 롤드컵이 미국 LA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현지 분위기는 축제와 다름 없다는 전언이다. 경기장 곳곳에 LOL 관련 상품들이 즐비하고 팬들은 롤과 관련된 이벤트에 도취돼 흥겨움을 만끽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기가 쉬는 중간 중간 팬들에게 아이템을 던져 주며 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이는 도타2 리그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개막식 현장에서 팬들에게 나눠준 것은 게임 내 아이템인 백호 짐꾼과 관전 티켓이 전부였다. 일부 VIP에 선정된 팬들에게는 간단한 요기거리가 더해졌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정신이 없었다. 팬들이 가득차 발 디딜 틈이 없었고 경기에서 어느 누가 승리를 거둬도 상관없다는 듯 킬이 나올 때마다 박수가 나오고 비록 응원하는 팀이 경기를 끝내고 떠나도 끝까지 남아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 보고 자리를 떴다. 이들은 선수들을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도타2의 수준 높은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도타2 NSL 개막전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흥이 가라앉을 새가 없었다. 선수들 역시 열광적인 팬들의 환호와 박수갈채에 흥분한 듯 상기된 표정에서 되돌아올 줄 몰랐다.
고무적인 것은 NSL 개막전이 열리는 시간 롤드컵 4강전 SK텔레콤 T1과 나진 블랙소드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내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모두 LA로 향하는 상황에서도 도타2를 지켜보는 팬들 역시 존재했다는 것이다.
팬들과 함께 즐기는 e스포츠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멋진 경기와 약간의 관심이 더해진 프로모션이면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도타2의 첫 출발은 준수했다. 앞으로 또 어떤 즐거움으로 팬들을 경기장으로 올 수 있도록 할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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