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와 유저몰이 효과 겨냥
하나의 분야에 귀속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능력과 끼를 뽑내는 이들을 두고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부른다.
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게임 시장에는 이 같은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넘처난다. 본업은 애니메이션 주인공이지만 게임 속 캐릭터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인기 캐릭터의 모습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 시장까지 유명 캐릭터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게임과 타 장르의 융합으로 인해 얻게 되는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게임은 타 장르의 인지도를 활용해 새로운 캐릭터를 창출하고 더 나아가 흥행과 매출 증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타 장르 역시 게이머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IP(지적재산권)에 대한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과 퍼즐RPG '퍼즐드래곤'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꼽을 수 있다.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29일 '퍼즐앤드래곤 추수감사절2013'에서 퍼즐앤드래곤과 신극장판 '에반게리온Q' 간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번 협약으로 퍼즐드래곤은 에반게리온의 높은 인지도를 활용해 또 한 번의 화려한 날개짓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게이머들은 오는 5월 27일부터 에반게리온 캐릭터가 등장하는 던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최근 국내 개봉을 시작한 에반게리온Q 역시 퍼즐앤드래곤의 덕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퍼즐앤드래곤은 카드배틀게임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국내 게임 시장에 TCG 열풍을 몰고 온 일등공신이다.
이 게임은 9일 현재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8위를 차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로보카폴리, 헬로키티 등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꼽히는 캐릭터들도 모바일게임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스마트폰 레이싱게임 '다함께 차차차'도 지난 2월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에 등장하는 폴리, 로이, 엠버 등 3종의 로보카 차량을 새롭게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로보카폴리는 로봇으로 변신하는 차량구조대의 이야기를 다룬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EBS 교육방송을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게임 내 차량 캐릭터로 등장하는 로보카 폴리는 점프 버튼을 누르면 자동차 혹은 로봇으로 변신하는 등 만화 속 캐릭터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내 저연령층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열풍을 이끌었던 '룰더스카이' 역시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를 활용해 게임의 생명력을 높이고 있다.
JCE는 지난 2011년 산리오디케이와 손잡고 룰더스카이에 헬로키티 캐릭터를 접목시킨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룰더스카이는 그간 게임 내 건물과 아이템, 데코레이션 등 각종 헬로키티 콘텐츠를 선보이며 게임성을 강화해나갔다.
최근에는 헬로키티 캐릭터로 꾸며진 고공낙하 체험 놀이기구인 '스카이 붕붕'을 추가해 여성 이용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만화 캐릭터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도 활발하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자사의 러닝 어드벤처게임 '윈드러너'에 가수 싸이 캐릭터를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싸이 캐릭터는 스타트 대시 300m, 별 보너스 점수 7배 등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싸이 특유의 코믹한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12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윈드러너와 유튜브 최다 추천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싸이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서비스 100일을 맞은 윈드러너는 9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관련 업계는 유명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이 모바일게임의 관심과 수명을 연장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생명력은 3개월이 채 안된다는 업계의 속설을 깨는데 크게 일조했다는 반응이다.
룰더스카이는 지난달 출시 2주년을 맞이했고, 다함께 차차차와 윈드러너는 꾸준히 인기 순위와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장수 모바일게임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과 타 장르의 콜라보레이션은 매우 익숙한 풍경이지만 여전히 게이머의 관심을 사로잡기 좋은 전략"이라며 "꾸준한 업데이트와 유명 캐릭터를 활용한 프로모션 등 기존 온라인게임에서 진행됐던 게임 운영 방식이 모바일에도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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