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한국 e스포츠를 출렁이게 했던 승부조작 이면에는 불법 스포츠 도박이 있었다. 브로커는 마재윤 등 프로게이머들에게 접근했고 고의로 패배하는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해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고배당의 검은 돈을 챙긴 것이다. 그런데 최근 e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 도박이 또 다시 횡행하고 있어 게임조선에서 긴급 진단에 나섰다. <편집자 주>
◆ 불법 베팅 노출 요인 줄여야
불법 베팅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불법 베팅이 유저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주고 있으며 그 유혹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높은 베당률로 인한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온라인 환경이 나아짐에 따라 베팅부터 환전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어 베팅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불법 베팅을 유도하는 운영자들의 유인책을 줄이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일 수 있다.
현재 프로리그 5라운드가 위너스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탓에 불법 베팅 사이트에서 유저들이 돈을 걸 수 있는 경기수가 이전 4라운드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유는 경기에 앞서 노출되는 매치업이 매경기 6세트에서 1세트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트리 공개 방식으로 되돌아가며 엔트리 공개로 인해 팬들에게 관심을 유발시키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방식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내고 있는지는 정량화된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 관중 동원만 놓고 본다면 엔트리 공개 방식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야구와 축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는 경기 직전까지도 부득이할 경우 출전 선수 명단을 교체할 수 있다. e스포츠 종목에서도 굳이 엔트리를 미리 공개할 이유는 없다.
또한 최근 불법 베팅의 주된 수단으로 언급되고 있는 인터넷 방송사들과 공조의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아프리카 TV 등과 협의해 전담 모니터 요원을 두고, 불법 베팅을 유도하는 BJ를 영원히 퇴출시키는 등 강력하게 제지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TV에서 일반 방송 BJ가 개설한 e스포츠 중계방은 태반이 불법 베팅을 유도하고 있다"며 "일반 팬들에게도 쉽게 노출되는 인터넷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관련 업계에서 강력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처벌에 대한 확실성 강조
불법 베팅이 위험한 이유는 과거에도 그랬고, 다른 스포츠에도 그랬듯 승부조작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불법 베팅이 만연해지며 2010년과 같은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막는데 힘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의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는 불법 도박을 방지하는 주요 요소 중 첫번째로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손꼽고 있다. 보고서에는 처벌에 대한 확실성과 엄격성, 그리고 신뢰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각 프로게임단 선수들을 대상으로 승부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실시하고 서약서에 서명을 받은 것은 박수를 받을 일이다. 해당 서약서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서약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유는 3년 전 승부조작이 대중에 노출됐을 때 e스포츠 관계자들이 이를 적극 알리며 강력하게 대처하기 보다는 사건을 축소하고 숨기려고 했다는 시선에 여전히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이는 곧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약화시키는 일로 지양돼야 할 일이다.
불법 베팅과 승부조작에는 아얘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확실한 교육과 처벌 규정의 명문화가 필요하다.
▷ 기사 게재 순서
[긴급점검]불법도박에 노출된 e스포츠(1) 또 다시 고개든 베팅
[긴급점검]불법도박에 노출된 e스포츠 (2) 무엇이 문제인가?
[오상직 기자 sjoh@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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