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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호, '나 동래구의 플레이, 팬들의 눈을 정화시키리'

tester 기자

기사등록 2011-05-27 12:41:48 (수정 2011-05-27 12: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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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사람을 만나다] -  ⑧ GSTL의 스타 '수호저그', MVP 박수호를 만나다

"e사람을 만나다" 이 코너는 e스포츠와 연관되는 모든 직종의 사람을 편하게 만나 나눈 이야기를 작성하는 인터뷰 형태로 담아보는 곳입니다. 내용에 따라 인터뷰어의 주관적인 관점이 포함됨을 미리 알립니다.

최근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팀 리그(GSTL) 시즌3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명경기로만 꽉 차 '두 번 봐라, 세 번 봐라'라는 추천 댓글이 연이어 달린 슬레이어스와 MVP의 결승전은, 27일 무려 재생 수 80만에 육박했다.

이 80만의 가슴을 뛰게 한 결승전을 비롯, 8강부터 에이스로 등장해 GSTL 종합 5연승에 1패만을 기록하며 수 많은 저그 유저들의 희망으로 등극한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동래구' 박수호(MVP.사진)다.

문성원(슬레이어스)과의 결승전 마지막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과 재미를 선사해 '팬들의 눈을 정화했다'는 평을 받은 'S급' 저그 게이머 박수호는 사실 '코드B' 선수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그의 데뷔전 승리 상대는 무려 '해병왕'이정훈이며, 이어 '천재'이윤열-'프통령'장민철(oGs)까지 제압했다. 심지어 래더 1위를 기록하기도 했었다는데, 왜 코드B에 있을까?
'왜 나를 지금에야 조명하냐' 만나자 마자 귀여운 불평을 쏟는 부산 동래구 사나이, 박수호가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 명문대 지망 재수생, 박수호
초등학교 때 부터 형이 스타크래프트1(스타1)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공부하는 틈틈이 게임을 즐겼지만, 그 때 까지는 게임이 결코 공부보다 큰 존재가 아니었다는 박수호.
그러다 진학하게 된 남자 중학교는 삭막하기 짝이 없어, 소년 박수호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는데.

'한 게임 하실래예?'
그 후 수많은 친구들을 gg치게 만들며, 학교 최고 게이머가 됐다. 신이 난 박수호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 스타1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마음먹고 CJ 팀의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연습생 3년 째, 19살의 어느 날.
문득 '한양대 공대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게이머 이력을 접고, 수험생으로 변신했다.
급히 준비한 고3 준비기간으로는 턱 없이 부족했던 공부량에, 박수호는 재수를 결심하며 대학 진학에만 힘썼다.

그러던 2010년 7월, 스타크래프트2(스타2)가 출시됐다.
'아, 조금만 해 보자.'
'그 조금만'이 될 리가 없었다. '동래구'라는 아이디를 정하는 데만 3시간을 써버렸다. 
재수생 박수호, 정신을 차려보니 3시간이 3일이 되고 3주가 되고, 수능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하늘을 찌르는 래더순위와는 다르게 한양대 공대의 꿈은 멀어져만 가는데...

 
◆ 'MVP 동래구', 박수호
박수호가 래더 최상위자가 되자, 몇몇 팀에서 입단제의가 들어왔다. 그럴 때 마다
'저 재수생인데요.'
라는 말을 하며 거절해왔는데, 연말에 손에 들게 된 수능 성적은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점수가 나오고야 말았다.
방황에 또 방황, 그러면서도 놓지 못한 스타2. 그 때 손을 내민 사람이 MVP팀 최윤상 감독과 예전부터 친했던 블리즈컨2010 우승자 정민수였다.
고민하던 끝에, 대학 진학을 바란다면 서울대 출신 최윤상 감독이 직접 수리영역도 지도해 주고, 진학 상담도 해준다는 말에 입단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종족은 저그로 정했다. 스타1 때 테란을 플레이 했지만 잘 맞지 않았고, 프로토스를 하자니 정민수와 겹치는 게 싫었다.
'이왕이면 저그 제왕이 제일 멋있지'
자신이 가세한 팀은 IM을 넘는 최강의 팀이 될 것이라 자부하고, 당연히 본인이 1등 저그일 것이라 생각하며 들어간 박수호는 여기서 '바이올렛' 김동환을 발견한다. 아직 완벽한 실력이라 할 수는 없었지만 워크래프트3에서 넘어 온 실력자인 김동환의 심시티, 산개 컨트롤, 남다른 발상 등은 가히 최고의 센스를 자랑하던 것.
'무섭다. 적으로기 싫은 선수네.'
박수호는 좋은 감독과 라이벌 선수가 있는 MVP팀에 점점 남고 싶어졌다.

 

◆ GSTL의 영웅이자 코드B, 박수호

▲ GSTL 이후 팬이 생겼다는 말에 기뻐하는 박수호 선수


긴장하는 스타일도 아닌데 박수호 본인이 어이없게 실수하거나 상대방의 필살기, 치즈러시 때문에 번번이 낙방하고 만 코드A의 문턱. 박수호는 연습도 연습이지만 절대 질 수 없는 필승의 해법을 찾기 위해, 게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래더를 통해 실험한 그의 빌드들은 화제가 됐고, 누군가는 그를 빌드 창시자라고 칭하기도 했다는데.
'에이 형이나 쓰세요~'
처음에는 팀원들도 그의 빌드나 전략을 믿지 않았지만, 실제 전장에서의 적용법을 보여주면 다들 가르쳐달라고 조른단다. 이렇게 최고의 기량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운은 없었는지, 박수호는 곰TV 예능프로그램 절대간판에서 '해병왕'이정훈과 한 판 승부에 지고 말았다.

'GSTL에서 설욕하겠어.'

그의 노력은 드디어 결실을 맺고, 이정훈 선수를 게임 도중 손 놓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이윤열, 장민철 선수까지 잡으며 GSTL의 스타가 됐다. 그 결과 팀은 첫 출전에 준우승까지 달성했다. '이런 감정을 더 일찍 알고 싶었는데, 한꺼번에 대박으로 감동받는 것도 좋구만~' 이라고 넉살 좋게 말하는 '동래구' 박수호의 게이머 인생은, 현재 시점으로 돌아온다.

◆ 개인리그 드디어 출격, 박수호가 떴다
LG시네마3D 대회 부산예선 2명에 뽑힌 박수호는 6월 중순, 첫 개인전 방송경기 데뷔를 치른다. GSTL 이후 첫 개인전에 모습을 보이는 셈이다.
최소 4강은 가야 '박수호'가 아니겠냐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넉살 좋은 부산 청년 박수호는 롤모델로 IM 임재덕 선수를 꼽았다.

'언제 제대로 이겨보지?'

저테전과 저프전은 그와 비교해도 자신있지만, 저저전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한숨을 쉰다. 그러더니 정종현, 임재덕, 그리고 GSTL 결승전에서 자신을 좌절케 한 문성원까지 넘어서면 원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이러든 저러든 박수호는 그들을 개인리그에서 만날 수 없는 코드B이기 때문. 게다가 팀 리그에서 더욱 유명해 지고 난 다음이기에 이번 GSL 예선전에서 상대방이 날치기 빌드로 치즈러시를 감행해 또 탈락할 까봐 걱정되지만, 그는 박수호니까 '수호의 힘'으로 올라가겠다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GSTL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인지 팬들은 박수호를 '수호저그', '수호신'이라 부른다.
'이왕이면 수호신 말고 수호천사, 어때요? 아 농담인디.'
원래는 저그 게이머로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좋아하지만, 공격적이기만 해서는 항상 막판에 힘이 딸리더라고 한다. 박수호는 저그에게도 안전한 수비와 컨트롤이 필수라고 귀뜸했다.

'일명 박수호식 오답노트형 연습법도 있는데.'
그의 완벽한 경기력은 많은 연습량보다, 한 게임을 해도 집중을 하고 몇 번씩 돌려보며 실수를 지우는 습관에서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일명 박수호식 오답노트라고. 이렇게 하다보면 경기를 할 때도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습관이 간파되고, 래더를 할 때도 속셈이 읽힌단다. 이렇듯 박수호는 노력형도 천재형도 아니지만, 고찰을 많이하는 지능형 저그다. 지금도 공부에 미련이 남는지, 한 마디 하는 박수호.

'저, 공부를 이렇게 할 걸 그랬어요...흑흑.'

 

◆ 수호신의 행보는?
개인리그에서 박수호의 목표는 우승을 넘어 상금랭킹 1위. 현재 선두라인인 장민철, 임재덕, 김원기 선수보다 더 많이 벌고 싶다고 한다. 즉 2회 이상 우승하는 것이 꿈이라는 것. 상금을 생각하면 해외리그에도 관심이 많지만 '농민 같은' 이미지 때문에 해외와는 안 맞을 까봐, 박수호는 해외리그 보다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에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박수호가 그렇게나 매달리던 공부는 올해 계획에 없고, 내 후년 쯤 '군대 위기'가 오면 대학에 들어가 관광, 세계 문화 관련 학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리영역 때문에 한양대 공대의 꿈은 날아갔다고.

 

◆ 예능둥이 박수호

◀ 저글링 포즈를 취한 박수호선수

'아 박수호 못생겼네'
팬들의 장난식 발언을 박수호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남중, 남고를 나와서 그런지 못생겼다는 말에 면역이 들어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데. 혹시나 그에게 팬이 데이트 신청을 하면 어떻게 할까?

'예쁜 분이라면 하죠!... 아니에요, 팬이면 다 좋습니다. 단, 남자팬은 정중히 거절합니다.'

21살 인생동안 여자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보지 못했다며 이성에는 초탈한 모습의 박수호, 여자팬이 부른다면 바로 챙겨서 나갈 것만 같다. 한 편 마냥 해맑기만 할 것 같은 그도 스타2 리그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스타1 선수들이 스타2로 많이 넘어온다고 해서 두렵지는 않아요. 아, 솔직히 택뱅리쌍이 넘어온다면 무서운데, 걱정은 안되네요. 박수호의 경기력으로 뛰어넘겠습니다. 아, 이러기 전에 일단 코드A 부터 가는 게 먼저인데,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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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찬 자신감으로 긴 인터뷰를 채워 준 박수호는 이번 예선전은 꼭 통과해 GSL 시즌4에서는 코드A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저그가 약한 종족이 아니고 정말 쩌는 종족, 즉 '쩌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 박수호가 보여주겠다'고 밝힌 그는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팬들이 원하면 어떤 예능감이든 모조리 발산하겠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직 박수호의 잠재력은 다 보여지지 않았다. 팬들과 스타2 업계를 위해 경기든 예능이든 한 몸 던지겠다는 이 부산 사나이를 보면, 스타2 리그의 무한 발전이 기대된다. 박수호 선수, 부디 끝까지 초심을 잃지 말고 스타2를 '수호'해주길 바란다.

[서연수 인턴기자 sys1emd@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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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v17 복주막 2011-05-27 14:14:17

얼굴이 잘생겼나? 안구정화는 아닌듯 ㅋ

nlv16 wrjko91 2011-05-27 14:20:11

자..이제 안구정화를 해주세요

icon_ms WhiteJ 2011-05-27 15:31:27

안구정화는 얼굴이 아닌 경기력으로! ㅎㅎㅎ

nlv2 스바루 2011-05-27 18:46:50

유쾌한 선수인 거 같네요.

nlv22 악마의FM 2011-05-27 21:36:02

ㅋㅋㅋ 재밌는 선수 한명 나온듯하네요

nlv17 두잇두잇두잇 2011-05-27 22:52:58

코드 A나 가거라!!

nlv2 평생병장 2011-05-27 23:09:01

군대 다녀와서도 잘 하시길...ㅋ

nlv17 산드라불록레스너 2011-05-28 00:04:26

얼굴보고 오염됐다

nlv14 꼭닉네임을달아야하나요 2011-05-28 00:09:00

ㅋㅋ 귀엽네

nlv7 바테스토타 2011-05-28 00:39:10

잘하그레이~동래구 반갑다~

icon_ms WhiteJ 2011-05-28 15:45:53

재미있는 댓글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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