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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6] AI가 바꾼 개발 환경, 넥슨이 주목한 것은 ‘맥락’이었다 NDC 26 환영사 및 키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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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6] AI가 바꾼 개발 환경, 넥슨이 주목한 것은 ‘맥락’이었다 NDC 26 환영사 및 키노트
 
지난해 6년 만의 오프라인 개최로 게임업계 지식 공유의 장을 다시 열었던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가 올해는 한층 확장된 화두와 함께 돌아왔다.

넥슨은 16일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 및 일대에서 '2026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 26)'를 개최했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NDC는 개발 현장의 경험과 시행착오, 최신 기술 흐름을 업계 전반에 공유하는 국내 대표 게임 개발자 행사로, 지난해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과 '빅 게임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를 되짚은 데 이어 올해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게임 개발 방법론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작 경험을 보다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NDC 26은 게임 기획, 프로그래밍, 비주얼아트&사운드, 프로덕션&운영 등 전통적인 개발 영역은 물론 AI, 데이터, 블록체인, 사업·마케팅, 커리어까지 아우르는 총 51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특히 전체 세션 가운데 AI 관련 발표만 15개가 마련되며, 생성형 AI와 머신러닝이 실제 게임 개발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한 넥슨 컴퍼니 소속 개발진뿐 아니라 국내외 게임·IT 업계 관계자들이 연사로 참여해 라이브 서비스 운영, 글로벌 협업, IP 확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 현업에서 축적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강연장 밖에서는 게임아트 전시회 'NEXTAGE'와 야외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며, NDC 26은 개발자 컨퍼런스를 넘어 판교 일대를 아우르는 게임 문화 행사로 외연을 넓힌다.
 
 
이정헌 대표는 환영사와 함께 NDC 26의 문을 열며 AI 시대를 맞이한 게임 산업의 변화와 개발자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AI라는 거대한 흐름이 게임 산업에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문을 연 이정현 대표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AI의 활용 비중이 점차 커지는 구조를 인터넷 보급이 가져온 혁명과 비견할 만한 변화로 바라보며 "이제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확정적인 흐름이 됐다"고 짚었다.

특히 이 대표는 AI가 정보와 콘텐츠를 생산하고 분석하는 비용을 0에 가깝게 낮추는 혁신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던 아이디어 검증,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누구나 자신의 상상을 더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AI의 발전이 곧 사람의 역할을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용자의 취향과 눈높이가 더욱 높아지고 세분화되는 시대일수록, 게임은 더 깊은 재미와 넓은 경험을 요구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를 풀어내는 판단력,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과 공감을 읽어내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AI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태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개발자는 이용자가 무엇에 열광하고, 어디에서 아쉬움을 느끼며, 자신들이 만든 세계의 어떤 부분에서 가치를 발견하는지를 더욱 깊이 꿰뚫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가 도구의 효율을 높여주는 시대일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도구를 통해 어떤 재미와 경험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사람의 통찰이라는 메시지다.

이 대표는 NDC 26이 단순한 강연 행사를 넘어, 게임 산업이 마주한 변화와 질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뒤이어 강단에 올라온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이처럼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에 게임 산업이 무엇으로 경쟁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키노트 강연을 진행했다.
 
강 대표는 먼저 이용자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볼거리가 부족해 선택이 어려웠다면, 이제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 무엇을 골라야 할지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게임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스팀 기준 연간 출시작 수는 10년 전에 비해 약 7배 가까이 늘어나 연 2만 개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중 의미 있는 관심을 받는 작품은 608개, 비율로는 약 3%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시장 자체는 여전히 커지고 있다. 2026년 1분기 스팀 동시접속자 수는 4,20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반대로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는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강 대표는 이를 두고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성공의 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AI가 게임 개발의 속도를 바꾸면서 코드는 더 빠르게 작성되고, 이미지는 더 손쉽게 생성되며, 프로토타입은 이전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되는 것으로 더 많은 게임이 더 빠르게 만들어지는 시대가 됐지만, 이용자의 시간은 이전과 똑같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AI로 인해 구현의 장벽이 낮아진 지금, 게임사가 집중해야 할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강 대표가 제시한 답은 '맥락'이었다. 단순히 AI를 활용해 더 빠르게 만들고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경험에 반응하는지를 깊이 이해한 상태에서 AI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맥락을 가진 AI 활용이다.

강 대표는 라리안 스튜디오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CRPG 감각, 프롬소프트웨어가 유지해온 난이도 철학, 닌텐도가 집착해온 조작감과 손맛을 예로 들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며 쌓아온 장르 이해, 미학적 취향, 운영과 밸런스 노하우는 단순한 데이터 조합이나 프롬프트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축적된 이해와 감각을 AI 시대의 진짜 자본, 즉 '맥락 자본'으로 정의했다.

맥락이 연결되면 같은 데이터도 다르게 해석된다. 예컨대 특정 보스의 도전 실패율이 높게 나온다면 숫자만 보고는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커뮤니티 안에서 이용자들이 공략을 공유하고, 클리어 영상을 자랑하며, 서로의 성공을 축하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면 그 보스는 더 이상 단순한 불편 요소가 아니다. 이용자가 사랑한 것은 보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보스에 도전하고 끝내 극복해낸 자신의 이야기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을 읽어내는 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강 대표는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 역시 맥락의 힘을 보여준 사례라고 언급했다. 두 게임은 에셋 자체만 놓고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이용자들이 그 안에서 관계를 맺고 창작을 이어가며 세계를 확장시켜왔다. 이용자는 이제 게임을 단순히 소비하는 주체가 아니라, 게임 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그 세계의 맥락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됐다.
 

그렇기에 AI가 아무리 정교한 출력물을 만들어내더라도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은 남는다. AI는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할 수 있지만, '이 세계는 언제까지나 계속된다'는 약속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완성된 세계를 제공하고, 그 세계 안에서 이용자가 쌓아온 경험과 관계를 지속시키는 일은 여전히 개발자와 운영 조직의 몫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AI 시대의 경쟁력이 단순한 생산성 향상에만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축적된 맥락 자본을 멈추지 않고 쌓아가는 일이며, 동시에 그 맥락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AI를 갖추는 일이다.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일수록 게임사가 진정으로 차별화해야 할 지점은 더 빠른 제작 속도가 아니라, 이용자가 머무르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세계의 맥락을 이해하고 지속시키는 능력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강연을 마쳤다.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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