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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찍먹] 더할 나위 없다! '전국퇴마사협회', 향(香) 내음 가득한 한국형 오컬트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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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쉽지만 행동은 결코 쉽지 않은 이 결단이 국산 인디 호러의 판도를 바꿀 '물건'을 만들어냈습니다. 인디 개발팀 '팀 다다(Team DADA)'의 신작 '전국퇴마사협회'는 초기 기획이었던 비주얼 노벨의 정적인 구조를 과감히 버리고, 유니티 엔진 위에서 쯔꾸르 스타일의 탐색 액션을 재구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러한 집념은 텀블벅 841% 달성이라는 숫자로 그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전국퇴마사협회'는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해답을 제시합니다. 2025년 12월 19일 얼리 액세스로 등장한 이 작품은, 고전 명작들의 문법을 계승하면서도 단순한 '퇴마'가 아닌 '대화'와 '이해'로 사건을 해결하는 독창적인 노선을 택했습니다. 공포라는 자극제 위에 '공감'이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버무려낸 이들의 시도는 근래 마주한 인디 게임 중 단연 돋보이는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연출과 일러스트 역시 수준급이다.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은 최근 범람하는 점프 스케어 중심의 호러 게임들과는 결이 다릅니다. 학교와 박물관, 놀이동산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한국적 공간을 사지로 뒤바꾸면서도, 그 속에서 원혼들의 부서진 기억을 조립해 나가는 서사적 재미에 집중한 것이 특징입니다. 단순히 무서운 게임을 넘어 '한국적 오컬트'의 맛을 살려낸 점에 눈길이 갑니다.
 
단순히 '한국적'이라눈 수식어에 머물지 않고, 주인공 '강혜성'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의 옥 장식이나 이러한 컬러감을 살려 셀 셰이딩 기법으로 구현된 비주얼 이미지 역시 힙하다-는 느낌을 누구나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고 신비롭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일상이 공포의 공간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 게임조선 촬영
 
'귀신을 본다'는 특징은 장르물 특유의 익숙한 전개입니다. '전국퇴마사협회'는 영능력을 물려 받은 붉은 머리의 소녀, '강혜성'의 여정을 다룹니다. 일견 강렬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소심하고, 상냥한 아이입니다. 전학 온 학교에서 우연히 결계에 진입하고, 여기서 '의문의 부적'을 발견하게 되면서 비로소 본격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능력자들의 사회로 편입되는 전통의 구조를 따른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은 '강혜성'을 중심으로 '전국퇴마사협회'와 '조월회'의 대립이라는 큰 줄기의 이야기를 그려 가면서도 매 챕터 하나의 사건을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챕터마다 '일상' 편과 '결계' 편으로 나뉘어 있어 '일상' 편은 사건의 전개와 배경의 흐름을 담당하고, '결계'는 본격적인 '퇴마', '사건 해결'을 의미합니다. 일상 편에서 복선을 깔고 결계 편에서 극에 변주를 주는 방식이죠.
 
이처럼 사건의 흐름에 따라 같은 공간을 분위기를 바꿔 활용한 점도 영리하며, 그 자체로서도 일상과 결계의 특이점이 하나의 단서가 되기도 하므로 게임 진행의 친절한 한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챕터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퍼즐을 만나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진행은 기본적으로 맵 곳곳을 돌아 다니며 단서를 획득하고, 이를 통해 숨겨진 공간, 막혀 있던 공간을 하나씩 개방하며 물건을 수집하고, 점차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식으로 구성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공간이 하나씩 잠겨 있는 상황이라 해당 공간의 수수께끼를 모두 풀고, 비밀번호든, 열쇠든, 방탈출 스타일의 퍼즐 문제를 반복 해결해 가는 것이 주된 플레이 방식입니다.
 
맵 곳곳에 있는 '향'을 끄고 켬으로서 귀신들의 등장을 제어하며 스스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당장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를 단편적으로 알려주는 가이드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지도를 획득함으로서 맵 기능을, 현재 모은 단서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시스템 UI도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악귀의 정체는 매 챕터 극의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 게임조선 촬영
 
이 과정에서 맵 곳곳에 등장하는 귀신들을 피해 움직여야 하고, 보다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악귀와 마주했을 때는 그 지독한 악의로부터 무사히 도망쳐 살아남아야 하기도 하죠. 
 
무엇보다 각각의 사건을 채우는 미시적인 서사가 매우 치밀하며, 주인공 '강혜성'이 원혼의 유품을 통해 그들의 기억을 읽어내는 연출을 통해 플레이어조차 '악귀'가 품은 한과 원망을 이해하고 달래주고자 하는 '성불'의 과정에 당위성을 부여해 줍니다.
 
얼리액세스 기준 전반부 3개의 챕터를 만나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0챕터 '학교', 1챕터 '박물관', 2챕터 '놀이동산' 등 현실 밀착형 공간을 비틀어 음산한 공간으로 구성해낸 것은 물론 사물 하나하나, 오브젝트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한 각종 기믹 역시 맵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추리하는 특유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자칫 단순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구성의 한계 속에서 똑똑한 변주를 통해 다음을 궁금케 하는 영리한 짜임새가 돋보입니다. 
 
 
'전국퇴마사협회'가 노골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강한 힘을 가졌다고 해서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특히, 풋내기 퇴마사 '강혜성'은 악귀의 사연을 먼저 듣고 그들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돕는 길을 택하죠. 이러한 해결의 과정은 공포 쯔꾸르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이 게임만의 강력한 개성입니다. 
 
인간이었던 그들이 승천하지 못하고 떠도는 사연에 귀 기울이고, 우정, 사랑, 가족과 같은 너무나 인간적인 키워드를 주제로 구성된 이야기는 두려워하면서도 사건 해결을 위해 결계를 누비는 '강혜성'의 여정에 힘을 실어줍니다.
 
 
 
특별히 더 잔인하거나 기괴한 연출로 공포를 자극하기보다, 서늘한 분위기에 인물 간의 케미로 플레이어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그 설득력은 일단 현재까지 공개된 전반부에 확고히 자리 잡아 해 텍스트 한 줄, 맵 공간 하나를 전부 주의 깊게 돌아보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뛰어난 몰입감을 자랑합니다. 즉, 밀고 당기며 풀어 가는 내러티브의 힘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다양한 온,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전국퇴마사협회'에 대한 소문은 이미 SN와 게임 커뮤니티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 개성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와 이야기의 짜임새, 한국적인 색채를 담은 분위기 등이 이 게임의 매력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전국퇴마사협회'는 마치 어딘가에 실존할 것 같은 유쾌한 상상을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세계관을 꾸려내 게임을 끈 뒤에도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을 퇴마사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서막을 올렸을 뿐입니다. 자극적인 호러에 지친 게이머라면, 혹은 잘 짜인 한국적 오컬트 판타지를 기다려온 팬이라면 지금 당장 이 개성 있는 퇴마사들의 여정에 동행해 보시길 권합니다. '팀 다다'가 제시하는 호러 게임의 새로운 비전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개발/배급 팀 다다(Team DADA)
플랫폼 스팀, 스토브
장르 공포 어드벤처
출시일 2025년 12월 19일 얼리 액세스.
게임특징
-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짜임새 있게 풀어내는 몰입감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김규리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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