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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지스타21]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가 말해주는 검은방 부터 베리드스타즈까지 개발 회고록

오승민 기자

기사등록 2021-11-19 17:11:53 (수정 2021-11-19 17: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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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1에서는 게임 관련 업계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경험이나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G-CON 2021'이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18일, 19일 양 일에 걸쳐 진행한다.

이번 G-CON 2021은 약 38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하고 있으며 19일 오후 3시에는 라인게임즈 라르고스튜디오의 진승호 디렉터가 나와 '스토리 기반 싱글 게임에서 내러티브를 전달한 방법들'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강연은 검은방 시리즈, 회색도시 시리즈를 거쳐 베리드 스타즈를 만들기까지 오버그라운드에서 7편의 스토리 기반 싱글 게임을 만들기 시작한 계기와 고민, 시행착오의 흔적을 세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진승호 디렉터는 어쩌다 스토리 기반 싱글 게임 제작의 길에 들어섰고 어떤 의도와 고민을 갖고 게임에 반영했는지 질문에 대한 답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당시 서서히 대두되는 모바일 게임 시장 속에서 기기의 사양으로 인해 고전게임 느낌의 캐주얼 장르가 대세였을 시절이라 회고했다. 그때 만들고 있던 골프 관련 캐주얼 게임이 동종 작품이 선행 출시되어 무산되자 급하게 게임을 처음부터 기획해야 했던 상황에서 평소에 해보고 싶던 스토리텔링형 방탈출 게임 검은방이 시작했다.

PC 웹페이지에서 플래시 기반 방탈출 게임이 유행하던 시절, 스토리 및 퍼즐과 인과 관계가 불확정하던 점을 대거 보완하고 등장인물 간 협력을 게임플레이로 전달할 방법을 아이템 전달로 구현해 입체적인 캐릭터성을 부여했다.

여기에 최종 추리는 오로지 선택지로만 등장하게 했는데 이미 여기까지 오는데 머리를 쓴 플레이어가 추리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전혀 범인을 짐작하지 못해도 선택지 찍기만으로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1회차는 범인에게 농락당하고 죽는 배드 엔딩을, 2회차부터 탐정역 캐릭터가 나타나 추측할 수 있게 해 게임의 볼륨을 늘리고 선한 주인공의 배드엔딩을 겪고 나서 반드시 탈출 시키게 하고 싶은 플레이 동기까지 부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프로젝트의 흥행에 속편 제작이 진행됐다. 기존 틀을 유지 발전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자. 기기의 성능이 올랐으니 표현할 수 있는 장면도 더욱 많아졌다. 미국드라마의 시즌제를 참고해 전작의 등장인물을 출현시켜 전작과의 연계성을 올리고 스토리 서술 트릭 사용했으며 속편을 예고하는 결말까지 넣을 수 있었다.

이러던 중 회사의 방침이 변화하고 검은방 시리즈를 지속할 수 없게 되며 검은방을 안 만드는 나는 누구이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 뒤 온갖 것의 집대성, 선택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구성으로 회색도시를 만들게 됐다.

대중성을 위해 드라마처럼 만들고 복잡한 인과를 배제했으며 주요 시스템 난이도를 현격하게 하향하고 강력 사건 세부 묘사는 제치고 인물 간 관계 위주로, 기간과 리소스가 늘어나는 과거 편을 축소하고 편집했으나 이제껏 만나지 못한 거센 비판, 손을 멈추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에 집중하지 못했던 부분, 덜어냈던 과거를 다뤄 빈칸을 온전히 채우고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프리퀄 이야기를 출시했다. 시스템을 이용한 트릭, 다양한 특기를 제외하고 오로지 선택에 의한 결과를 가져오게끔 했으나 이 역시 불안정한 수익을 올리며 개발팀이 또 다른 도전을 하게끔 내몰리게 됐다.

그렇게 프로젝트팀이 해체된다는 소식이 밝혀지고 SNS를 통해 각종 비판과 추측이 오가며 토론장이 열리는 장면을 보며 또 다른 이야기가 떠올랐다. 베리드스타즈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검은방 10주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SNS를 사용한다는 콘셉트와 전에 생각해둔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시 게임 제작을 시작했다.

1회차 실패, 2회차 탐정 역 추가와 성공이라는 검은방에서 따온 구조, 당연한 질문에 대한 선제적인 대답,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먼저 보고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 등을 담았으며 특히 베리드스타즈 개발 전에 겪은 상황을 담아본 것, 현실에선 말하지 않으면 전혀 알아주지 않고 자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인간관계를 풀어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승호 디렉터는 좋아하는 일이라는 건 더 잘하고 싶은 일이며 이는 지금 당장 만족스럽지 못하기에 좋아하는 일은 괴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간 했던 선택의 결과가 자신을 이 자리에 올라오게 만들었다며 가지 않을 수 없던 이 길을 걸어오고 있는 후배들을 응원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부산)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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