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크래프톤이 작가 이영도의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윈드리스’ 트레일러를 공개했습니다. 게이머는 물론 눈물을 마시는 새 독자들까지 새로운 소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윈드리스는 영웅왕이 주인공인 싱글 플레이 오픈월드 ARPG입니다. 영웅왕은 선민종족 레콘, 도깨비, 인간, 나가 중 레콘에 해당하는 인물로 나가를 제외한 선민종족들의 나라인 나라짓 왕국의 초대 국왕입니다. 즉, 프로젝트 윈드리스의 배경은 눈물을 마시는 새를 기준으로 약 1,500년 전, 나가들이 북부를 침공한 제1차 대확장 전쟁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트레일러에서도 모피를 입은 나가가 다른 나가들을 이끌고 키보렌 밀림을 진군하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시대적 배경이 제1차 대확장 전쟁이란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두정갑으로 보이는 장비를 착용한 인간들이 나가 대군에 맞서 싸우는 장면이나 용이 번개를 내뿜으며 나가를 쓸어버리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전쟁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작과 다른 새로운 ‘마시는 새’ 이야기. 네 마리의 형제새, 아니 하다못해 세 마리의 형제새를 기다리던 구질구질한 독자 입장에선 이 광경에 흥분할 수 밖에 없죠. 새를 기다리는 좀비의 시선으로 이번 트레일러를 살펴봅시다.
■ 제1차 대확장 전쟁
제1차 대확장 전쟁은 북부로 진격하는 나가와 이를 막으려는 나머지 세 선민 종족의 싸움에서 시작됩니다. 나가는 파충류에 가까운 냉혈 종족으로 살아있는 동물과 따뜻한 기온을 위해 숲을 넓혀 밀림을 만들려고 해왔습니다. 나가와 나머지 선민 종족 간의 분쟁은 점차 확대되었고, 영웅왕 사후 본격적인 전쟁의 양상을 띄게 됩니다.
바로 이 부분이 중요한데 나가들이 본격적으로 침공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심장적출법 덕분입니다. 심장을 적출한 나가는 불사에 가까운 신체를 얻게 되고, 소드락을 복용해 잠시나마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죠. 심지어 움직임이 둔해지는 서늘한 곳에서도 어느 정도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죠.
이번 트레일러에선 바로 이와 비슷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여성 나가가 심장을 적출하는 듯한 장면이 등장하고, 마치 반쯤 취한 것처럼 옷을 벗고 빠르게 움직이는 나가 전사들을 확인할 수 있었죠. 우리는 여기서 이번 게임의 배경이 제1차 대확장 전쟁의 시작 부분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심장을 들어올린 나가 여인

모계 사회인 나가는 여성이 사회를 이끈다

마치 소드락을 복용한 듯 일그러진 얼굴로 빠르게 움직이는 나가 전사들
■ 선민종족
눈물을 마시는 새에는 레콘, 도깨비, 인간, 나가 네 종류의 선민종족이 등장합니다. 작품에선 이들을 모두 사람으로 여기죠. 이번 트레일러에서도 이들 선민종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영웅왕은 거대한 닭을 닮은 종족 레콘입니다. 레콘은 혼자서 군대라고 할 정도로 막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후의 대장간에서 별철로 벼린 자신만의 무기를 얻은 후부터 죽음을 맞이하거나 무기를 반납하는 납병례를 치를 때까지 일생 전사로 살게 됩니다. 영웅왕 역시 자신의 무기인 해바라기와 별바라기를 들고 나가 전사를 상대로 무쌍을 펼쳤죠.
도깨비는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유쾌한 종족입니다. 이들은 자신을 죽이는 신의 가호 덕에 죽음 이후에도 어르신이라는 영혼 형태로 생활할 수 있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쾌활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영상에서도 역시 입에서 불을 내뿜어 자신에게 두르고 즐거워하는 도깨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마치 중세 한반도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들이 신을 모시는 하인샤 대사원은 마치 절과 같고, 수도자들은 스님으로 묘사됩니다. 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나가와 싸우는 인간들이 두정갑을 입고 각궁을 쏘는 모습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가는 앞서 말한 것처럼 파충류에 가까운 종족입니다.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이들은 동물의 정신을 억압하고 조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영상에서도 거대 영장류를 타고 영웅왕과 대적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액체만 아니면 최강인 레콘

유쾌함의 끝판왕 도깨비

중세 한반도를 보는 듯한 인간

그리고 이번 작품의 주적이 될 나가
■ 영웅왕
아라짓 왕국의 구성원은 대부분 인간입니다. 도깨비는 즈믄누리의 몰려살고, 레콘은 무리를 짓지 않는 극도의 개인주의자라서 국가에 대한 소속감이 희박합니다. 하지만 아라짓 왕국의 기틀을 세운 초대 왕은 레콘인 영웅왕, 바로 이 게임의 주인공입니다.
영웅왕은 그 이름처럼 아라짓 왕국의 영웅이었습니다. 수많은 나가를 때려잡고, 전투 중 팔을 잃자 자신의 쌍검인 해바라기와 달바라기를 하나로 합쳐 쌍신검 바라기로 만들어 싸울 정도로 타고난 전사였죠. 그리고 이 바라기는 영웅왕의 무기를 넘어 아라짓 왕국의 왕권을 상징하는 보물이 됩니다.
다만 트레일러에선 두 바라기 외에도 긴 창을 사용하는 모습이 등장했습니다. 레콘에게 있어 별철로 벼린 무기란 자신의 분신과도 같기 때문에 두 번째 무기를 만드는 경우는 절대 없으며, 설령 시도하려고 해도 최후의 대장간에서 거부합니다. 창을 휘두르는 영웅왕이란 설정을 과연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지, 혹은 게임적 허용으로 넘어갈 것인지 기대되는군요.
영웅왕은 레콘답게 무기가 없어도 전사입니다. 레콘 특유의 계명성을 내질러 나가을 산산조각내고, 단순히 뛰어올라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부대를 와해시키는 위력을 보여주죠.

바라기가 아닌 창을 든 영웅왕

계명성에 터져나가는 나가들
■ ‘눈물을 마시는 새’라는 세계
원작 팬이라면 반가울 요소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거대한 영웅왕이 자신보다 더 거대한 딱정벌레에 매달려 협곡을 건너고, 밀림과 눈밭, 들판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죠.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용인과 용으로 추정되는 캐릭터들의 등장이었습니다. 원작 세계에서 용은 포자로 번식하며, 개화하기 전 용근을 먹은 자는 용인이 됩니다. 남보다 더 날카로운 감각을 갖게 된 용인은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읽어낼뿐만 아니라 용과 교감을 나눌 수 있죠. 이번 트레일러에선 뇌룡공의 아스화리탈처럼 전장에 벼락을 뿌리는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의 핵심 요소이자 피를 마시는 새의 마지막 전장이었던 하늘치 역시 하늘을 유영하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아직 빛이 탄로나기엔 이른 시기인 만큼 하늘치에 오르는 숙원이 이루어지기 전까진 등에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영웅왕 정도가 되면 도깨비 없이 딱정벌레 정돈 타줘야지

이것은 뇌룡공과 아스화리탈의 재현?

공기 반 고기 반이군!
■ 남겨진 떡밥
원작 팬이라면 이번 트레일러에서 다소 의아한 부분을 몇 군데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프로젝트 윈드리스라는 제목은 마치 바람이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원작에서 바람이 의미하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의미심장합니다. 아직 극연왕의 오라버니가 일탈하기엔 너무 이른데 말이죠. 신들이 다시 윷가락을 던지기 위해 그 고생을 했던 만큼 이번 작품의 사건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게 되는군요. 마침 영웅왕이 영혼으로 보이는 캐릭터들을 만나는 듯한 모습도 등장했고요.
다음으론 나무를 마음대로 조종하던 나가 여인입니다. 나가가 꽤 강하긴 하지만 거대한 나무를 장난감처럼 던질만한 힘은 없는데다가 냉혈 동물인 나가들이 불을 피우기 위해 나무를 쓸 때 장례식까지 치러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꽤나 과감한 표현이었습니다. 단, 원작에서 마치 숲을 던지는 듯한 위용을 보여준 캐릭터가 등장했고, 공교롭게도 그 캐릭터 역시 나가 여인이었습니다. 용과 용인이 등장했던 만큼 이번 나가 여인 역시 그것일까요?
더 과감한 표현은 사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듯한 영웅왕의 모습이었습니다. 레콘은 밀도가 높아 물에 빠지면 살기 어려워 종족 단위로 공수증을 가지고 있거든요. 심지어 물을 물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그거’라고 부르고, 얕은 수면 아래 나무다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어도 건너지 못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영웅왕의 모습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영웅왕이라 가능한 것일까요? 아니면 가능하기에 영웅왕인 것일까요?
기대했던 그대로 묘사된 눈물을 마시는 새의 세계, 그리고 신선하고 충격적인 묘사는 이번 트레일러을 몇 번이고 돌려보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이들이 만드는 세계는 어떤 세계일지, 기다림에 지쳐 스스로 독과 물을 마시려는 팬들에게 새로운 새가 되어줄 세계일지 기다려집니다.

너 혹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그거니?

아니 폐하 지금 대체 어딜

영상만 봐도 흥분되는 이 세계, 빨리 나와주길 바랍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