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의 신임 협회장으로 넷마블 조영기 전 대표가 취임한 가운데, 29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내 게임 산업의 발전과 위기 타개를 위한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역할을 제시했다.
조 신임 협회장은 "한국 게임 산업은 지난 30여 년간 폭발적 성장을 통해 23조 원에 이르는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세계에서 4위 자리를 견고히 하면서 3위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에서는 1/3의 비중을 차지하는 효자 종목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하지만 긍정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계가 위기라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지속 감지되고 있는 상황", "지속해오던 성장세는 2023년 정점을 찍은 후 둔화된 모습이며, 위축된 투자 환경으로 인해 게임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외산 게임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라면서 "질병 코드 문제로 인해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영기 협회장은 한국 게임 산업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세 가지 키워드로 협치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조영기 협회장이 첫 번째로 제시한 키워드는 '연결'이다.
인재와 기업, 중소 게임사와 메이저 기업, 그리고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사 간의 가교 역할을 통해 일자리 창출 촉진과 게임 산업의 선순환적인 건전한 생태계 구축에 앞서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가는 데 기여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소통'이다.
회원사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공통의 이슈를 발굴하고 해결해 나가는 역할을 하며, 게임 이용자 및 유관 단체와 소통을 강화해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스타를 게임사와 게임 이용자가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명실상부 글로벌 게임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 키워드로는 '협력'을 제시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국내 게임 산업을 대변하는 단체로, 업체의 의견을 모아 정부 및 국회 등 법조계 및 정책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앞으로도 정부 기관 및 국회를 비롯, 언론과 학계, 법조계, 협력 단체 등과 적극적인 협력 구조를 형성해 게임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해나간다. 또 게임 산업의 지속 성장에 필요한 진흥 방안을 발굴하고 제안해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조영기 협회장은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세 가지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스타를 글로벌 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외 게임 개발사가 참여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스타의 G-CON에는 저명 인사들을 대거 초빙해 첨석자를 늘리고 게임 업계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며, 게임 이용자들도 즐길 수 있는 지스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지스타는 지난해 40여 개국의 1,300개가 넘는 게임사가 참여했으며, 관람객도 21만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해오는 추세다.
게임의 질병 코드 등록에 대응하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전개한다. 글로벌 게임 산업 단체와 공조 및 협업함과 동시에 정부 및 기관, 국회, 그리고 교섭단체 위원장과 공조를 통해 충분히 법리적 검토를 하고 논의하면서 대응한다. 조영기 협회장은 "게임의 질병 코드 등록은 게임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들며 관리 및 규제의 대상이 되면서 산업의 성장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블록체인 게임은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이 탑재된 게임을 서비스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규제 완화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선제안할 예정이다.
한국 게임의 글로벌 진출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세계로 진출하지 않으면 어려운 구조임에 따라 성장세를 이루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 차원에서 규제보다는 지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글로벌 매출에 대한 세제 지원 및 인센트 등의 제안을 준비 중에 있다.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 제도에서 게임 분야는 제외돼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범위를 넓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중견 게임사 및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다수의 스타트업이 사라졌으며, 최근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이들도 줄어든 상태다. 게임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상위 게임사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협회가 스타트업과 메이저 게임사와의 가교 역할을 위해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화한다는 계획으로, DB를 구축해 메이저 게임사와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DB 구축을 통해 게임 인재풀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게임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화에는 스타트업을 비롯한 게임사 뿐만 아니라, IT 업체와 마케팅 컴퍼니까지 포함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회원사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정부 및 문체부와 협의해 스타트업 매칭 펀드를 구축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 자금과 회원사 자금을 토대로 매칭 펀드를 구축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가능성이 있는 중소 게임사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큰 그림이다.
조영기 협회장은 올해 중 협회 회원사 10개를 늘리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회원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가는 것도 협희의 주요 사안 중 하나인 만큼, 기존 회원사에게는 실질적인 도움과 지원을 제공하고 탈퇴한 회원사에게는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게임계 내부적인 개선안으로는 근로제도를 꼽았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게임사들은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구축했는데, 게임 개발 시 크런치 모드로 돌입해야 하는 부득이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유연 근무제의 확대를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방송 PD에게 적용되고 있는 재량 근무제가 게임 개발 직군으로 확장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전했다. 탄력 근무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현재 탄력 근무제는 3개월로 제한돼 있으나, 이를 최소 6개월, 최대 1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 게임사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국내 게임사의 저작권이 해외에서 무단 사용되는 것에 대해 적극 대응하면서 권리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권리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다.
조영기 신임 협회장은 사업의 중요한 키워드로 '지속성'을 꼽았다. 수년 간에 걸쳐 게임 사업이 긍정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다보면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회적인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