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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물열전] 살때는 저렴하게 팔때는 비싸게, 그것은 불공정무역과 갑질의 왕 '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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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모바일 동숲 '포켓 캠프'에서
가장 비싼 유료 패키지를 구매하면 나오는 이미지
 
"호... 아니 고객님, 이 물건은 500골드입니다. 네?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이라고요? 그럼… 1,000골드 받겠습니다"
게임 속 세상에선 최종 보스보다 무섭고 가증스러운 존재를 고르라고 한다면 보통은 상인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들은 플레이어의 위기에 편승하여 '지금이니?'를 외치며 시세를 부풀리고, 지나가다 발에 채이는 잡템을 종결템이라 우기며, 우리가 판매하는 아이템은 헐값에 사들이고 똑같은 아이템을 눈앞에서 비싼 값에 되팔고 있다.
물론, 상인은 생업 그 자체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그들에게 있어 손해를 보지 않으며 장삿속을 챙기려는 기조가 틀리다고 할 수 만은 없지만 게임 속 상인 캐릭터들은 그 정도가 심한 탓에 수많은 대부분 악질 리셀러로 분류되어 블랙 리스트에 등재되는 것을 피하기가 힘든 신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독보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라고 한다면 보통은 동물의 숲 시리즈의 아이콘이요 마스코트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악덕상인 '너굴'을 뽑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 결코 '밑지는 장사는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그는 어떻게 불공정무역과 갑질의 왕으로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일까?
 

 
필요한 서비스 있으면 말만 하세요
벨만 있으면 해결 됩니다
 
사실, 너굴에게 주어진 악덕상인으로서의 면모는 시리즈에 따라 그 수준이 항상 일정하지는 않다. 오히려 초기작에서는 물건을 매입할때 비교적 가격을 잘 쳐줄 뿐만 아니라 판매하는 물건들이 대체로 후반부까지 유용한 편에 속했고, 플레이어 마을 주민을 불행 스파이럴에 빠뜨리는 집 증축의 강제성은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제공하는 편의성 서비스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그 가격대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게임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너굴에게 '악덕상인'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으며 닌텐도 측에서도 너굴은 마을 주민에게 대출을 하더라도 말도 안되는 이자율로 폭리를 취하지도 않고 빚을 언제까지 갚아야한다고 독촉하지도 않으며 빚을 지는 것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을 전혀 주지 않음을 꾸준히 이야기 하고 있다. 즉, 너굴은 그저 합리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가지고 주민 서비스에 재투자하여 경제의 선순환에 이바지하는 비즈니스맨이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어서오세요, 손님! 
벨은 좀 있으시고?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사실은 너굴이 마치 타노스와 같은 '결코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게임 진행 측면에서 비중이 들쭉날쭉하긴 해도 모든 시리즈 개근에 튜토리얼 NPC를 겸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한번에 큰 빚을 지우는 집 증축이 아니더라도 너굴과의 거래나 기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이래저래 손해를 보는 것을 피할 순 없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런 손해가 누적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특히 플레이어는 그렇게 이득을 취한 너굴의 사업이 번창하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위치에 놓여 있어 억울함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플레이어는 뼈...가 아니라 손가락 빠지게 게임 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무값이 오르내리는 것에 노심초사하며 벨을 벌어 대출금을 갚느라 바빠 죽겠는데 너굴의 상점은 백화점으로 증축되고 있는 꼴을 보고 배가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며, 주인 없는 땅에는 먼저 알박기를 한 것이 임자라고 나중에 건물을 지을 거라며 장소를 선점해 플레이어가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을 보면 저혈압 치료제로서 이만한 게 없다.
 
빚을 갚기 위해
'무트코인'에 손을 대는...
 
가장 최신 작품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에서는 시작부터 사장 직함을 달고 '무인도 이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주 영업 수완이 뛰어난 것인지 많은 주민들이 뭐가 있을지도 모르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확신도 없지만 무인도에 발을 들이고 있다.
심지어 입주민들의 힘을 빌어 무인도를 개척하는 형태의 프로젝트인데 그들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서 설비를 까는 것도 전부 본인 돈으로 부담하게 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보통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는 지원금을 걸어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게 일반적일텐데 말이다.
 
돈 없으면 집에서
빈대떡도 못 부쳐먹지
 
섬에 막 도착한 당신,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할 것은 하나도 없다. 너굴이 다가와서 “텐트는 내가 미리 준비해뒀어구리, 대신 5,000마일이야구리”라 할 것이고, 돈이 한푼도 없다고 대답한다면 "우꾸꾸꾸 돈 빌려준다구리, 우꾸꾸꾸 무이자로 빌려준다구리"라는 식으로 사람을 순식간에 채무자로 만들 것이며, "추가 이자가 없고 상환 기간도 없음"을 강조하며 죄책감을 자극하고 친절을 베풀며 압박을 가할 것이다.
새로운 땅을 개척하고 노동력을 창출하여 창조경제를 만드는 것도 모자라 마을에 유통되는 물건 가격까지 정상화하는 너굴이야말로 '너황상'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 아닐까?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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